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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說/경제雜說84

장하준 "영국병? 발병원인은 바로 대처리즘" 장하준, '그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말하지 않는 13가지' (1) 대처가 죽었다. 영국 총리를 지내며 영국을 완전히 바꿔 놓은 인물이었다.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고 그가 바꿔놓은 영국이 더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 논란이 분분하다. 문득 대처는 말년에 자신이 그토록 싫어하고 없애버리고자 했던 전국민무상의료(NHS) 혜택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실없는 아이러니를 생각한다. 2년전 장하준 교수와 인터뷰를 할 때 대처와 영국병에 대해 물은 적이 있다. 당시 장하준은 꽤 길게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당시 블로그에는 지면에 실린 인터뷰만 올렸는데 그러다 보니 그가 들려준 얘기 중 많은 부분이 누락됐다는데 생각이 미쳤다. 2년만에 당시 인터뷰를 다시 꺼내서 올려놓는다. 분량이 너무 많은 관계로 시리즈로 게재한다. 2011/.. 2013. 4. 9.
파생금융상품이 경제를 망친다 이번 달 초 티엔엠미디어(TNM) 관계자한테서 메일을 받았습니다. 아시겠지만 저는 티엔엠미디어와 파트너블로거 관계를 맺고 있지요. 관계자는 외부 기고를 하나 요청했는데 그건 위즈덤하우스의 북릿에 들어가는 원고라고 했습니다. ('북릿'은 위즈덤하우스에서 운영하는 전자책 서비스로,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에서 '북릿'으로 검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개인적인 관심과는 별개로 저는 경제에 대해 아는게 많지 않습니다. 기고요청에 주저주저했지요. 하지만 이것도 기회다 싶기도 하고, 글을 쓰는 것 자체가 공부를 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에 무리를 해봤습니다. 정말이지, 글을 쓰면서 무척 힘들었습니다만 얼마나 잘 썼는지는 별로 자신이 없군요. 하여, 아래 글은 제가 공부를 위해 정리한 내용을 뛰어넘는 가치가 있다고는 생각치 않습.. 2012. 4. 22.
곽노현 교육감이 밝힌 헌법119조2항 2008년 7월 당시 헌법 제119조 2항, 그러니까 경제민주화조항을 주제로 기사를 쓴 적이 있다. 당시 방송통신대 법대 교수였던 곽노현('현직' 서울시 교육감)과 전화인터뷰를 했더랬다. 까맣게 잊고 있다가 당시 글을 뒤지는 와중에 기억이 났다. 당시 전화인터뷰 내용을 녹취해놨는데 3년만에 그가 했던 발언 내용을 공개한다. 이익균점제를 복원하자는 발언까지 있다는 것이 눈길을 끈다. 개헌 여부와 상관없이 헌법 제119조는 존치해야 한다고 본다. 경제조항은 적정성장, 소득균형, 독점방지, 경제민주화 네 가지 원칙으로 돼 다. 경제학 이론에 비춰보더라도 그 네가지 목적을 위해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헌법의 요청이다. 다만 과거와 다른 것은, 국가의 개입을 더 신중히 하라는 것이고 정부실패를 좀 더 잘 들여다보라.. 2011. 12. 28.
헌법 제119조 2항이 주목받는 이유는 김종인(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이 된 것을 두고 그 배경과 의미, 파장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김종인은 노무현 정부 초대 재정경제부장관 물망에 오른 것을 비롯해 상당히 선명한 경제민주화 의지와 경제 전반에 대한 식견을 가진 원로로 평가받는다. 당연히 민주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도 여러번 했던 분이다. 그런 분이 한나라당 비대위에 참여했다는 것 만으로도 관심을 끌 수 밖에 없다. 김종인하면 사람들이 떠올리는게 헌법 119조 2항이다. 한겨레에선 김종인이 1987년 헌법개정 당시 119조2항, 이른바 '경제민주화 조항'을 만들었다는 점을 들어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등 야권이 긴장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칼럼이 실렸다는 점에서 보듯 김종인은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의 상징같은 존재이기.. 2011. 12. 28.
'자유경쟁'이라는 환상 백승욱(중앙대 사회학과 교수)이 쓴 (2006, 그린비)를 다 읽었다. 세계체제론(백승욱 용법으로는 세계체계론)은 10년 전쯤 월러스틴이 쓴 를 읽으면서 관심을 갖게 됐는데 전지구적 차원에서 거시적인 시각을 견지한다는 점이 무척이나 지적 호기심을 자극했다. 세계체제론이라는 분석틀을 통해 자본주의 역사를 조망하는 역시 적잖은 지적 즐거움을 선사했다. 세계체제론 입문서라고 할 만한 이 책은 특히 자유경쟁이라는 환상, 자본주의와 국가의 관계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다. 아래 글은 방대한 책 내용 가운데 그 두가지 주제만 간략히 다뤄보고자 한다. 백승욱(2006: 192~193)에 따르면 자유경쟁을 중시하는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를 공격대상으로 삼았다. "동인도회사는 대표적인 국가.. 2011. 12. 27.
"세계는 평평하다"는 환상 "자본주의적 시장경제는 평등하지 않다. 특히 노동자와 자본가의 조건은 비대칭적이다. 자본가들이 권력을 가지고 있고 노동자들은 분산되어 상호 대체 가능한 노동력만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에 분산되어 있을 때에는 힘이 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장에서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없고, 노동자들은 조직을 통해 단결해서 자본가들에 대해서 협상력을 가져야 한다. 자본주의란 그런 불평등을 가지고 있다." 두대체 누가 이렇게 '좌빨'스런 발언을 늘어놓은 것일까? 대학에서 경제학을 열심히 배우는 분이라면 "경제학의 기초도 모르는 발언"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경제학의 기초를 언급한다면 십중팔구 애덤 스미스(1723-1790)의 에서 시작하는 자유시장경제 찬송가를 불러제끼리기 십상이다. 바로 그거다. 위 인용문은 애덤.. 2011. 12. 27.
골프장 거품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 전국을 파헤치던 골프장 거품이 드디어 폭발하는 걸까? 1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1998년(-13.8%)을 빼고는 해마다 전년 대비 최고 24.7%나 되는 증가세를 보이던 골프장(회원제) 내장객 수가 2009년 1823만명을 정점으로 지난해 1776만명, 올해 6월말 현재 774만명에 그쳤다고 한다.회원권 시세도 명문 골프장으로 꼽히는 경기 가평베네스트와 남촌의 회원권 값이 2007년 초에는17억~19억원이었지만 요즘은 7억원대에 거래되고 있을 정도로 반토막났다고 한다. http://news.hankooki.com/lpage/economy/201111/h2011110121084421500.htm 보도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골프장은 퍼블릭 포함 435개나 된다. 여기에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이 95곳.. 2011. 11. 1.
폴 크루그먼이 말하는 "월가의 특권을 박탈해야 하는 이유" 미국의 금융화를 이끈 것은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니었다. 1980년대부터 시작해 여타 경제 부문보다도 훨씬 빠르게 금융산업이 성장하도록 만든 원동력은 바로 계획적인 정책선택에 있다. 특히 2008년 위기 직전까지도 계속된 금융산업이 쉬지 않고 성장했던 바로 그 시대에 소득과 자산 불평등 역시 꾸준히 증가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월가는 경제적 양극화에 직접 적이고 커다란 역할을 했다. 급상승하는 금융수익이 전체 국부에서 최상위 1%가 차지하는 몫이 증가하는 주요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한다면, 금융규제완화를 주도했던 바로 그 정치권력이 다양한 방법으로 불평등을 심화시켰고 조직 노동자(노조)를 무너뜨렸으며, 경영진 급여를 제한하던 '불법 제한(outrage constrain.. 2011. 10. 18.
월가점령 시위 연속인터뷰(1) 김창환 캔사스대 교수 지난달 17일부터 시작된 가 한 달 넘게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장하준 교수가 경향신문 기고에서 말했듯이 "착해도 너무 착하던" 미국 시민들이 벌여서 더욱 놀랍기 그지없는 이번 시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미국에 거주하는 학자들과 시위 참가자들과 인터뷰를 통해 시위의 배경과 향후 전망을 물어봤다. 그 첫번째 순서는 김창환 캔사스대 교수. “분노의 뿌리는 우리가 얼핏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깊게 박혀 있는 미국의 사회경제적 모순에 있다.” 김 교수는 월가 점령 시위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197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된 미국의 불평등과 ‘조직화된 자본’에 대한 ‘조직되지 않은 대중’의 분노가 자리잡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정치가 제구실을 못하고, 기대를 걸었던 오바마 대통령마저 실망감을 안.. 2011.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