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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9 15:40

장하준 "영국병? 발병원인은 바로 대처리즘"


장하준, '그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말하지 않는 13가지' (1)


  대처가 죽었다. 영국 총리를 지내며 영국을 완전히 바꿔 놓은 인물이었다.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고 그가 바꿔놓은 영국이 더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 논란이 분분하다. 문득 대처는 말년에 자신이 그토록 싫어하고 없애버리고자 했던 전국민무상의료(NHS) 혜택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실없는 아이러니를 생각한다. 


  2년전 장하준 교수와 인터뷰를 할 때 대처와 영국병에 대해 물은 적이 있다. 당시 장하준은 꽤 길게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당시 블로그에는 지면에 실린 인터뷰만 올렸는데 그러다 보니 그가 들려준 얘기 중 많은 부분이 누락됐다는데 생각이 미쳤다. 2년만에 당시 인터뷰를 다시 꺼내서 올려놓는다. 분량이 너무 많은 관계로 시리즈로 게재한다. 


2011/02/09 - 장하준 인터뷰; 그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말하지 않는 13가지

2011/02/17 - '문제적 인물' 장하준에 대한 좌우의 비판지점들

2011/06/28 - 장하준 교수한테서 듣는 '영국 경제 제4의 길'

2011/09/21 - 장하준 교수한테 듣는 유럽재정위기 세계경제위기 


1. 대처 총리가 영국병 고쳤다?


장하준에게 이렇게 물었다. 

영국은 석유산업과 금융업, 프리미어리그를 빼고는 제조업 기반이 무너졌다. 특히 대처 총리의 감세와 복지지출 삭감 등은 한국에서 벌어지는 논쟁의 논거로 자주 거론된다. 제조업을 중시하는 입장에서 영국 사례가 한국에 주는 시사점으로 꼽을 수 있는 점은. 


장하준은 이렇게 대답했다.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시장근본주의, 이른바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는 분들이 ‘대처리즘’을 많이 얘기한다.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영국병’이란 것은 그들이 만들어낸 신화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영국병은 실체도 없고 역사적 사실과도 맞지 않는다. 당장 경제성장률을 보자.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영국 경제성장률이 1인당 2% 안팎이다. 대처 총리 등장 이후인 1990년대 평균 경제 성장률이 2.2%이다. 변화가 없다. 


 대처가 과감하게 복지 삭감했다거나 세금을 엄청나게 깎았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대처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봐도 복지지출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최고소득세율을 엄청나게 깎은 건 맞지만 그건 극히 일부 고소득자에게만 해당될 뿐이고 또 간접세 비중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세수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다시 말해 특별히 더 작은 정부가 된 것도 아니다. 


 대처가 노조를 꺾고 세금은 깎고 금융업 키운 것을 두고 영국을 살렸다고 하지만 따지고보면 대처야말로 영국병의 원인이다. 공기업 민영화의 폐해는 유럽에서 가장 뒤진 철도시설과 설비투자 기피로 나타나고 있다. 빈부격차도 대단히 악화됐다. 영국의 소득분포 최상위 1%가 차지하는 소득 비율이 1975년에 5.37%였는데 1998년에는 9.57%가 됐다. 대처 총리 정책으로 제조업은 다 무너지고 금융 분야만 강해졌지만 그마저도 미국발 금융위기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영국은 지금 앞으로 뭐 먹고 사나 걱정하는 신세다. 


  물론 대처 이전에 영국 노조에 문제가 없었다고 할 순 없다. 가령 산업별 노조가 아니라 직능별 노조가 많다보니 한 직장에 노조가 대여섯 개씩 있는 경우도 있었다. 경영진이 노조들과 협상을 마무리해도 노조 하나만 거부해도 파업이 터지는 식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위에서 말했듯이 노조가 강했을 때와 노조가 약해진 이후 경제성장률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이 대처가 노조를 희생양삼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사진제공=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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