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 만사형통 극락왕생 사찰쇼핑몰을 걷다
초등학교 소풍이란 김밥을 먹을 수 있는 날이었다. 소풍 하루 전날이면 어머니는 큼지막한 소세지와 단무지를 사다가 김밥을 만들어주셨다. 당시 소풍 가는 곳은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자그만 절이었다. 그러므로 김밥이란 1년에 봄가을 1년에 두 번 먹을 수 있는 귀한 먹을거리였고, 절이란 귀한 김밥을 먹는 곳이었다. 잿밥에만 관심 갖던 절이란 곳은 대학 시절 꽤 고상한 이미지로 변했다. 사학과에선 1년에 두 번씩 전국에 있는 역사유적을 찾아가는 답사를 갔다. 교수님도 모시고 1학년부터 졸업을 앞둔 복학생까지 참여하는 꽤 큰 행사였다. 아무래도 천년고찰을 방문할 일이 많았다. 지리산 화엄사와 천은사, 여수 향일암, 문경 봉암사, 화성 용주사, 예산 수덕사처럼 이름꽤나 있는 절집을 가봤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
<처음 만났던, 그 모든 순간들>
2025. 11. 23. 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