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글
-
이북5도위원회, 존재 이유를 잊은 채 존재하는 곳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인 정원호와 진재수를 각각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에 임명했다. 조선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서 이런 보도가 나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하는 건 하나도 어렵지 않다. 온갖 욕이 난무할 것이고 일부는 김정은 규탄집회도 열 것이다. 사실 평양에서 서울시장을 임명하는 건 누가 봐도 말이 안된다. 그건 서울에서 평양시장을 임명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게 상식이다. 하지만 현실은 자주 상식을 배반한다. 행정안전부 산하에는 이북5도위원회라는 정식 정부조직이 있다. 평안남북도와 함경남북도, 황해도 등 도지사 5명으로 구성된 위원회이고 이를 보좌하는 사무처가 이북5도청이다.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 번듯한 청사 건물까지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60년 넘게 평안남도 도지사를..
2026.02.28 17:51 -
조봉암 선생 장녀가 말하는 '아버지'
조봉암 선생 장녀 인터뷰 지시를 받은게 오후 3시. 주소와 연락처를 받고 일단 차를 타고 주소지로 가면서 전화를 아무리 해도 전화를 안 받았다. 주소로 받은 동네로 가서 부동산 중개업소 가소 위치를 대략 파악해 그쪽으로 갔다. 아뿔싸. 산 중턱부턴 차가 갈 수 없는 길이었다. 산길을 올라 주소지를 찾아 찾아 집 앞에 서니 이번엔 무섭게 생긴 개 한마리가 대문 너머에서 시끄럽게 소리지르며 으르렁거린다.초인종을 아무리 누르고 전화를 계속 걸어도 아무 반응이 없다. 인터뷰는 글렀구나 싶어 전화로 보고를 하자 마자 문이 열리고 할머니가 고개를 내민다. 손사래를 치는 할머니에게 10분만 시간을 달라고 해서 결국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개가 무서워서 대문 잠그고 집 앞 계단에서 쭈그리고 시작한 인터뷰는 이런 얘기..
2007.09.30 11:59 -
촌철살인 시사만평에 담긴 땀과 눈물...권범철 화백 이야기
한겨레신문에서 가장 먼저 보는 건 ‘한겨레 만평’이다. 하루 동안 있었던 각종 사건사고에서 추려낸 주제를 네모 안에 펼쳐 보이는데 눈길을 주고 1초 안에 빵 터지는 게 매력이다. 그 만평을 그리는 주인공이 화백 권범철이다. 저널리즘학연구소가 주최하는 월례포럼에 초청강사로 온 권범철을 만났다. 그는 '공론장과 시사만화'라는 발표를 통해 자신이 시사만화가가 된 계기로 시작해 오랜 기간 시사만화를 그리면서 느꼈던 시대변화, 그리고 시사만화가 직면한 도전에 대해 말했다. 그가 말하는 ‘시사만화가 직면한 도전’을 듣다보면 그것이 ‘한국사회가 직면한 도전’과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권범철은 시사만화계에서 막내다. 정식으로 만화를 공부한 것도 아니다. 심지어 색맹까진 아니어도 색약이다. 대학 시절 동아리에..
2025.06.27 19:45 -
이북5도위원회, 이경남씨 증언
이북5도위원회 동화연구소 소장으로 오래 재직하다 정년퇴직한 이경남이 있다. 그는 고향이 황해도 안악군이고, 한국전쟁이 일어날 당시 평양사범대학 2학년을 다니다 조선인민군 장교로 징집됐는데 10월 자신의 소대원들을 모두 이끌고 국군에 귀순했고 그 뒤 켈로부대에서 활동했다. 구월산 유격대 참모장을 지내다 1953년 7월 휴전 직후 철수했다. 해방 이후 이북5도위원회와 이북5도민회 관련 활동을 계속했기 때문에 관련 역사를 줄줄 꿰는 분이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한강이 잘 보이는 아파트에서 2007년에 긴 시간 인터뷰를 했다. 그가 들려준 이야기를 기록 차원에서 옮겨본다. -이승만 대통령은 1949년에 이북5도지사 5명을 임명했다. 직함, 임무 등을 시행령으로 만들었다. 법률근거 없이 도지사 임명하다..
2026.02.23 08:23 -
정수빈, 알바 갔다 깨달은 당구는 내 운명
통계학 전공 금융권 취업 목표였던… 당구 입문 4년 늦깎이 정수빈자타공인 여자프로당구(LPBA) 최강자는 김가영(42)이다. 최근 제주에서 끝난 LPBA 월드챔피언십 2025에선 김가영이 7개 대회 연속이자 개인 통산 14번째 우승을 차지한 것보다 그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져 38연승 행진이 깨진 게 오히려 뉴스가 됐을 정도다. 다만, 김가영이 이미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지은 터라 큰 의미를 두긴 어려웠던 그 경기를 빼면 가장 최근 그를 제대로 이겨본 건 정수빈(25)이다. 지난해 7월 2024~25 LPBA 챔피언십 2차 투어 64강전에서 김가영에 역전승을 거뒀다. 정수빈이 김가영의 뒤를 이을 ‘차세대 퀸’으로 꼽히는 이유다. ●친구 대신 일하러 들렀다가 시작정수빈은 최근 서울신문과 만나 “경기 ..
2025.04.01 08:15 -
마지막 전사자 한 명까지”…전사자 찾기는 멈추지 않는다
“마지막 전사자 한 분까지 가족들에게 보내드려야지요.” 6·25전쟁 3년 동안 국군과 유엔군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16만여명. 이 가운데 유해를 수습하지 못한 국군 전사·실종자는 13만 3192명에 이른다. 유가족들은 추석 연휴조차 가슴 한구석이 휑할 수밖에 없다. 나라를 위해 산화했지만 아직 산야에 남겨진 13만여위를 국립현충원에 모셔 유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사업이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이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추석 연휴에도 다음달 서울 25개 구청과 함께하는 ‘6·25전쟁 전사자 유가족 집중 찾기’ 사업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6·25전쟁 전사자 유가족 집중 찾기’ 사업은 6·25전쟁의 미수습 전사자 명부를 바탕으로 본적지 혹은 주소지가 서울 지역인 전사자 명부를 ..
2023.10.12 13:20 -
외환위기 20년, "감기걸린 사람을 악성폐렴환자 취급했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경제가 제조업보다는 금융과 서비스업을 중시한 것이 오히려 성장과 분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가 금융과 서비스업을 중시해 왔지만 근본적인 체질 강화를 위해서는 허약해진 제조업을 다시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이 제조업 투자를 늘리고 중소기업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산업금융 시스템 복구가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4차 산업혁명 논의가 ‘제조업 패싱(건너뛰기)’으로 흘러가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그는 1997년 외환위기에 대해서도 일반적인 ‘상식’을 비판하며 “감기환자를 수술대에 올리는 바람에 위기를 확대재생산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와 함께 외환위기 과정을 ..
2017.11.21 19:00 -
"저출산은 인권문제" 노무현 대통령 한 마디가 인구정책 바꿨다
저출산대책, 1960년대 산아제한에서 2000년대 새로마지까지 예비군훈련장에서 정관수술을 무료로 해주던 시절이 있었다. 전두환 정권 시절 시행된 이 정책은 박정희 정권이 주력했던 산아제한을 좀 더 강력하게 시행하기 위한 ’49개 시책’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1984년 합계출산율이 1.76으로, 1986년에는 1.58까지 떨어졌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1980년대 필요한 건 ‘무상 정관수술’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금 산아제한 정책을 폐기하면 기껏 낮춘 출산율이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1996년까지도 산아제한 정책을 계속했다. 정책전환을 위한 적절한 시점을 놓친 댓가는 컸다.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이 사회에 쏟아지면서 여성취업률이 급증하고 여권신장과 보육부담이 맞물리면서 합계출산율은 200..
2013.12.16 07:00 -
인천시, '큰 거 한 방'만 찾다 살림 거덜난다
인천시 재정이 어렵다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12/04/05 - 인천시가 불안하다2012/04/05 - 인천시 파산 주의보 "아시안게임 반납하자"2012/07/23 - 체육대회 좋아하다 자치단체 재정 거덜낼라 그런 와중에도 인천시는, 특히 송영길 시장은 다양한 '한 방'을 노린다. GCF 유치와 아시안게임 욕심이 대표적이다. 그것 말고도 사람들이 잘 모르는게 몇 개 더 있다. 송영길은 인천 국제공항에서 남쪽으로 영흥도를 지나 충남 서산시까지 이어지는 도로 건설을 공약으로 제시했고 아직 그 욕심을 버리지 않았다. 사업비만 4조원이 넘는다. 그 돈이면 인천시 부채문제를 상당부분 해소할 수도 있을텐데 송영길은 생각이 다른가 보다. 그 뿐이 아니다. 송열길은 사업비가 무려 317조원이나 되는 초대형 ..
2013.01.07 13:39 -
세상에서 가장 한류(韓流)에 취해있는 어떤 나라
지난주 금요일(2012.5.25) 1박2일로 충청북도 제천에 다녀왔습니다. 한국언론정보학회가 주최하는 봄철 학술대회가 세명대학교에서 열렸는데 토론자로 참여할 기회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제천에 가본 것도 처음이고 학술대회에 토론자로 참가해본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제천은 무척이나 공기가 상쾌하고 산도 멋있었습니다. 중간중간 보이는 자작나무 가로수들도 제 눈을 사로잡았구요. 학술대회 토론자라는 건, 뭐랄까 머릿속이 멍해진 상태를 얼마나 극복하느냐가 관건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지난해 10월18일 국회에서 공공외교포럼 토론자로 나선 적이 있는데 제가 배정받은 시간은 10분이었습니다. 5분쯤 얘기하다가 정신이 들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거지?' 나머지 5분은 횡설수설과 식..
2012.05.28 11:32 -
자다(Jada) - 날씨를 내맘대로
1232년 1월 당시 금나라의 서울인 개봉의 서남쪽 삼봉산(三峰山). 이 곳에서 몽골군과 15만의 금나라군이 나라의 운명을 걸고 맞붙었다. 몽골군 총사령관은 칭기스칸의 막내아들 톨로이(Tolui). 금나라는 완안합달(完顔哈達)이었다. 당시 몽골군의 병력은 1만 3천이라고도 하고, 4만이라고도 한다. 몽골군은 참호를 파고 말과 몸을 숨겼다. 계속된 폭설로 세상은 온통 눈으로 뒤덮였다. 금나라 군대는 사력을 다해 공격을 거듭했지만 큰 타격을 입히지도 못한 채 추위와 허기로 급격히 전력이 약해져 버렸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몽골군은 반격을 시작했다. 금나라의 최정예 부대는 전멸했다. 금나라는 저항할 힘조차 잃어버렸다. 왜 톨로이는 참호를 파고 말과 몸을 숨기는 작전을 썼을까? 기병전은 참호전과는 영 어울리지..
2007.07.21 14:07 -
환빠논쟁, 대통령이 묻고 뉴라이트가 답하다
책이란 많이 읽는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엉뚱한 책 잘못 읽었다가 오랫동안 오해와 착각 속에 빠질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여러 책을 두루 읽으며 다양한 관점을 비교하면서 자기 관점을 정립하지 않고 한가지 책에 너무 빠져 버릴 때 발생한다. 대통령 이재명이 촉발시킨 난데없는 ‘환빠논쟁’이 딱 그런 경우가 아닐까 싶다. 자초지종은 이렇다. 지난 12일 업무보고에서 이재명은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박지향에게 ‘환빠논쟁’을 물었다. 이재명은 "역사교육과 관련해 무슨 '환빠 논쟁' 있지 않으냐... 환단고기를 주장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을 보고 비하해서 환빠라고 부르잖느냐. 고대 역사 부분에 대한 연구를 놓고 지금 다툼이 벌어지는 것이잖느냐"고 말했다. 박지향은 "역사는 사료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기본적으..
2025.12.14 1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