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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봉암 선생 장녀가 말하는 '아버지'
조봉암 선생 장녀 인터뷰 지시를 받은게 오후 3시. 주소와 연락처를 받고 일단 차를 타고 주소지로 가면서 전화를 아무리 해도 전화를 안 받았다. 주소로 받은 동네로 가서 부동산 중개업소 가소 위치를 대략 파악해 그쪽으로 갔다. 아뿔싸. 산 중턱부턴 차가 갈 수 없는 길이었다. 산길을 올라 주소지를 찾아 찾아 집 앞에 서니 이번엔 무섭게 생긴 개 한마리가 대문 너머에서 시끄럽게 소리지르며 으르렁거린다.초인종을 아무리 누르고 전화를 계속 걸어도 아무 반응이 없다. 인터뷰는 글렀구나 싶어 전화로 보고를 하자 마자 문이 열리고 할머니가 고개를 내민다. 손사래를 치는 할머니에게 10분만 시간을 달라고 해서 결국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개가 무서워서 대문 잠그고 집 앞 계단에서 쭈그리고 시작한 인터뷰는 이런 얘기..
2007.09.30 11:59 -
선진국일수록 투표율 낮다? 그건 니 생각이고!!!
‘선진국들은 투표율이 낮다?’ 우리 주변에서 그런 ‘상식’을 가진 사람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개인주의가 강해서’ 혹은 ‘굳이 투표 안해도 잘먹고 잘사니까’ 하는 나름대로 그럴듯한 이유가 뒤따른다. 하지만 각국 투표율을 보여주는 간단한 막대그래프만으로도 ‘상식’은 순식간에 ‘근거없는 선입견’으로 바뀐다.오히려 ‘투표율이 높아야 선진국’이라는 말이 더 ‘사실’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높은 투표율은 가만히 앉아서 나오는게 아니다. 선진국들은 지금도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제도정비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역대 선거별 투표율구 분투표율구 분투표율구 분투표율대통령선거제13대(‘87)89.2%국회의원선거제14대(‘92)71.9%동시지방선거 제14대(‘92)81.9%제15대(‘96)63.9%제1회(..
2010.06.01 07:30 -
방탄소년단 7명 중 3명 품은 육군 제5사단은 어떤 곳
K팝을 대표하는 방탄소년단(BTS) 소속 지민과 정국이 12월 12일 경기 연천군에 있는 육군 제5보병사단에 입대했다. 이들은 2025년 6월 전역한다. 5사단은 진이 신병교육대 조교로 복무중인 곳이라 5사단에 7명 가운데 3명이 모이게 됐다. 자연스럽게 제5보병사단도 덩달아 전 세계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 사이에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5사단은 강원 철원군에서 경기 동두천시와 의정부를 거쳐 서울로 이어지는 3번국도 방어를 핵심임무로 하는 육군 제5군단 예하 부대다. 중부전선 최전방을 지키다 보니 근무 여건이 열악하고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사단 문양은 숫자 5를 형상화한 열쇠 모양이어서 부대 별칭도 ‘열쇠 부대’이지만 장병들끼리는 휠체어를 닮았다고 해서 ‘휠체어 부대’라고 ..
2023.12.17 09:00 -
'미스터 선샤인'이 일깨우지 못한 '나라망친 군주' 고종
미리 말하는데 나는 '미스터 선샤인'을 정주행한 적이 없다. 그러므로 그 드라마에서 고종이라는 임금을 어떻게 묘사했는지 알지 못한다. 다만 그 드라마를 다룬 기사를 읽어보니 '비운의 군주'로 묘사하는 걸 알겠다. 우연히 '미스터 선샤인'에서 고종이 안하무인하는 일본군 장교를 준엄하게 꾸짖은 뒤 의병에 연류된 장수를 격려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는데, 만약 내가 고종을 전혀 몰랐다면 그를 꽤나 멋진 임금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고종이 무능한 임금이었는지 유능한 임금이었는지는 모르겠다.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라 망했는데도 9년이나 궁궐에서 일본이 준 작위 유지하며 살다 죽은 행태로 보건데 나는 고종에게 눈꼽만큼도 동정심이 생기지 않는다. '비운의 군주'가 아니라 그냥 최고위급 친일파..
2018.10.08 07:30 -
엉터리 번역이 망쳐놓은 추천도서① <퀀트>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무척이나 행복한 일이다. 사전에 아무런 정보도 없이 '뭔가 끌리듯이' 책을 집어들었는데 내 예감이 틀리지 않았다면 횡재했다는 기분에 뿌듯함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최근 읽은 책 (스캇 패터슨, 구본혁 옮김, 2011, 다산북스)가 딱 그런 경우다. 하지만 자주 느끼는 문제점을 이 책에서 또다시 발견한건 마음이 아프다. 바로 불성실한 번역 때문이다. 영어 실력이 떨어져서 번역이 잘 안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번역을 할 정도 영어실력이라면 기본적인 실력은 된다고 보는게 맞을테니까. 오히려 국어실력이 떨어지는 경우와 번역을 성실하게 하지 않은 경우가 더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국어공부보다 영어공부만 중시하는 분위기를 극도로 혐오하는 것도 그런 ..
2011.12.25 13:28 -
[중동취재기] 피라미드 관광가서 낙타타지 마세요
이집트 관광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은 어디일까. 십중팔구 피라미드일 것이다. 카이로 서쪽 기자지구에 나란히 자리한 피라미드 3기는 그 웅장한 위용만으로도 보는 사람들을 압도한다. 그렇다면 관광객들에게 이집트에 대한 이미지를 망쳐 놓는 것으로 악명 높은 곳은 또 어디일까. 정답은 이 또한 피라미드다. 비밀은 피라미드 주변 상권과 부동산, 심지어 구걸행위까지 틀어쥔 ‘낙타주인’들에 숨어 있다. 피라미드는 카이로 시내 가운데를 관통하는 나일강 서편 가장자리에 자리 잡고 있다. 입장권을 받아들고 피라미드 구역으로 들어선 관광객을 제일 먼저 맞이하는 건 낙타나 말이 끄는 마차를 한 번 타라고 권하는 이들이다. 분위기에 취한 관광객들이 한번에 10달러나 되는 돈이 아깝지 않아 낙타나 마차에 몸을 싣는다. 그들은..
2011.06.02 23:42 -
골프, 그린 너머 산줄기도 아름다운데
연습라운드 하기 전에 신발을 벗고 큰절을 올려야 하는 건데.골프장을 처음 와 봤다는 얘길 들은 후배가 대뜸 나를 놀린다. 아이고 그걸 몰랐네. 신발을 벗는 시늉을 하며 하하 호호 함께 웃긴 했지만, 솔직히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 함께 라운딩을 하는 세 명에게 시작부터 이실직고를 했다. 완벽하게 순수한 초짜입니다. 캐디한테는 두 손 모아 팁을 내밀며 공손히 말했다. 초짜입니다. 잘 이끌어 주십사. 인터넷 검색을 해보고 유튜브도 살펴보며 골프장 처음 갔을 때 필요한 팁을 찾았는데 캐디를 잘 모시라는 얘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꼭 필요하다는 갖가지 잡다한 것들도 이것저것 샀다.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은 있다. 하지만 아무리 잘 준비해도 초보는 초보다. 클럽하우스 직원이 골프백 어디 있느냐고 묻길래 트렁크에 있다..
2026.10.26 08:54 -
정수빈, 알바 갔다 깨달은 당구는 내 운명
통계학 전공 금융권 취업 목표였던… 당구 입문 4년 늦깎이 정수빈자타공인 여자프로당구(LPBA) 최강자는 김가영(42)이다. 최근 제주에서 끝난 LPBA 월드챔피언십 2025에선 김가영이 7개 대회 연속이자 개인 통산 14번째 우승을 차지한 것보다 그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져 38연승 행진이 깨진 게 오히려 뉴스가 됐을 정도다. 다만, 김가영이 이미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지은 터라 큰 의미를 두긴 어려웠던 그 경기를 빼면 가장 최근 그를 제대로 이겨본 건 정수빈(25)이다. 지난해 7월 2024~25 LPBA 챔피언십 2차 투어 64강전에서 김가영에 역전승을 거뒀다. 정수빈이 김가영의 뒤를 이을 ‘차세대 퀸’으로 꼽히는 이유다. ●친구 대신 일하러 들렀다가 시작정수빈은 최근 서울신문과 만나 “경기 ..
2025.04.01 08:15 -
엉터리 번역이 망쳐놓은 추천도서(5) <마오의 대기근>
프랑크 디쾨터, 최파일 옮김, 2017, , 열린책들. 프랑크 디쾨터(Frank Dikotter)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학자다. 1961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났다는 이 역사학자는 스위스대학교에서 역사학과 러시아어를 전공했다. 1990년 런던 대학교 SOAS(동양 아프리카 연구 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중간에 중국에 2년간 체류했다고 한다. 2006년부터 홍콩 대학교 인문학 석좌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만한 은 가히 중국현대사를 보는 우리의 시각을 뒤흔들고 뒤바꾸기에 충분하다. 특히 중국 각지에 있는 문서보관소와 공산당 기록 보관소를 뒤져서 찾아낸 다양한 1차자료를 바탕으로 국공내전부터 문화대혁명에 이르는 중국현대사의 ‘공식 역사’ 뒤에 감춰졌던 당대 사람들의 모습을 생..
2023.04.12 16:29 -
엉터리 번역이 망쳐놓은 추천도서③ <지정학>
요즘 지정학에 꽂혀 있다. 검색을 쭉 해서 지정학 관련 책을 어지간히 사서 하나씩 읽고 있다. , , , 가 최근 읽은 책들이다. 여러 해 전에 읽었던 이나 도 다시 들춰봤다. 그런 가운데 읽은 책 가운데 하나가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이다. 파스칼 보니파스(Pascal Boniface)가 쓰고 최린이 번였했다. 2019년에 가디언이라는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책 자체는 평이하다. 뭔가 큰 지적 충격을 주는 건 그다지 없고 이미 알던 내용을 펼쳐놓은 정도다. 내용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은 책이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건 따로 있다. 명색이 지정학을 다룬 책인데 정작 세계지도에 오류가 한 가득이다. 아일랜드를 영국과 함께 표시해 놓거나 북극해에 있는 섬을 제대로 캐나다와 러시아 영토로 구분하지 못한 건 그..
2022.11.28 10:32 -
대머리 놀리면 천벌 받는다, 증거는 성경에 있습니다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고대 로마뿐 아니라 인류 역사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존재감을 뽐내는 인물이다. 천재적인 군사 지도자이자 위대한 정치가, 심지어 고전의 반열에 오른 ‘갈리아 전기’를 저술한 작가였다. 로마 어디에 내놔도 떨어지지 않을 뼈대있는 귀족 가문 출신에 천재, 당대 최고의 미남, 숱한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부러울 것 하나 없는 카이사르조차도 가질 수 없었던 딱 한 가지가 있었다. 카이사르는 대머리였다. 카이사르는 공식 석상에서 항상 월계관을 쓸 수 있게 해 달라고 원로원에 요청했는데 갈수록 휑해지는 앞머리를 가리기 위해서였다는 말이 있다. 개선식에서 병사들이 총사령관을 놀리는 전통에 따라 “시민들이여, 마누라를 숨기시오. 대머리 난봉꾼이 지나간다”라는 노래를 부르자 ‘난봉꾼’ 대목엔 웃어넘..
2022.03.02 10:18 -
'지도'가 나를 번뇌케 한다
매우 자랑스럽게도, 시사IN을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정기구독하고 있다. 시사IN을 첫 장부터 마지막까지 책을 읽듯이 정독한다. 그동안 내가 읽은 시사IN이 최소 5만쪽은 넘을 것이다. 그런 시사IN이 이번주엔 처음으로 나를 실망시켰다. 난민 문제를 다룬 최신호 내용은 아주 훌륭했다. 인포그래픽도 정성이 느껴졌다. 하지만 인포그래픽에 실린 세계지도가 문제였다. 사할린을 일본 영토로 표시해놨다. 북방 4개섬도 아니고 제주도보다 무려 30배 가량 큰 섬을 통째로 일본에 넘겨줬다. 지도를 통해 우리는 세계를 더 넓게 인식할 수 있다. 지도 덕분에 타인들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때론 지도가 우리의 인식을 왜곡시킨다. 어떤 면에서 보면, 우리는 딱 우리 인식만한 지도를 갖는다. 그래서 나는 더욱더 ..
2019.06.17 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