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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이 부글부글 끓는 이유는...“홍범도함 함명 변경? 육방부가 해군 무시한다”
해군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국무총리는 물론 국방부 장관까지 공개적으로 “‘홍범도함’ 함명 변경 검토”를 언급하자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했다. 함명 변경 문제 당사자인 해군으로선 특히나 함명 변경 자체가 전례를 찾기 어려운데다, 해군의 뜻과 무관하게 함명 문제가 거론되는 점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예비역 해군 관계자들에게 함명 변경 문제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일부에서는 “‘육방부’가 해군의 역사와 전통을 무시한다”며 “이종섭 국방장관이 사퇴해야 한다”는 격한 반응까지 나왔다. 육방부는 국방부가 지나치게 육군 위주로 운영된다는 것을 비판하는 표현이다. 홍범도함은 해군의 7번째 214급(1800t급) 잠수함으로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6년 2월 함명이 제정됐다. 당시 해군은 “홍범도 장군의 이름을 최신예 잠수..
202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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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중령"을 위한 변명
국방부 검찰단이 지난 12일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을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는 2021년 12월 열렸던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당시 양국 고위공직자 발언을 외부로 유출한 뒤 지난 2월 출간한 ‘권력과 안보-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이라는 책에 담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눈길을 더 사로잡은 건 부 전 대변인이 아니라 “A중령”이었다. 국방부 발표자료 맨 끝에는 이렇게 써 있다. “부 전 대변인의 부탁을 받고 내부 보안절차를 위반하여 외부로 자료를 반출한 현역 A중령에 대해서는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으로 군사법원에 불구속 기소하였음.” 문제의 자료반출은 2022년 4월 14일에 있었다고 한다. 국방부 대변인실이 이사 가는 날이었다. 대통령실 이전을 앞두고..
2023.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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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궁은 오늘도 색칠놀이하느라 바쁘다
검토는 안하지만 필요하면 검토할 것이고, 필요한지 안한지 검토할 건데 아직 결정된 게 없으니까 가정해서 묻지 말아달라. 28일 열렸던 국방부 브리핑을 한 마디로 요약해봤다. 이게 말이냐 떡이냐 싶겠지만 그래도 별 수 없다. 발단은 홍범도였다. 육군사관학교가 느닷없이 학교에 있는 홍범도 흉상을 치우겠다고 했다. 소련공산당 관련 활동을 했으니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맞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곧바로 문제제기가 나왔다. 국방부 앞에도 홍범도 흉상이 있는데 그것도 치울거냐. 국방부 브리핑에서 이 질문을 받은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부가 현재 검토하고 있지만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공산당 입당 또는 그와 관련된 활동이 지적되고 있어서 검토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알기 쉽게 번역..
2023.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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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병장 급여 165만원으로…초급간부 처우개선은 기대 못 미쳐
2024년도 국방예산안 살펴보니 병사 급여가 올해 130만원(병장 기준)에서 내년에는 165만원으로 26.9% 오른다. 반면, 초급간부 처우개선 부문에서 휴일·야간근무수당과 성과상여금 신설이 불발됐고 당직근무비 인상도 반영되지 않는 등 기대에 못 미쳤다. 병사 급여만 급격하게 인상되면서 초급 간부들의 상대적 박탈감 문제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29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2024년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국방 분야 예산 규모는 올해보다 4.5% 증가한 59조 5885억원이다. 총지출 증가율이 2.8%에 불과한 긴축재정 기조에 비하면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국정과제에 따른 병사 월급 증가를 제외하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국방부에 따르면 병사 급여는 올해 130만원(내일준비지원금..
2023.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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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수록 황당한 일본군 폭망사, 우리 국군은 과연 얼마나 다를까
(12) 노나카 이쿠지로 외, 박철현 옮김, 2009, , 주영사. 장동건과 오다기리 조가 주연한 ‘마이웨이’(2011)란 영화를 본 적이 있다. 2시간 25분 동안 관객들은 배려하지 않고 제 갈 길만 가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영화다. 이 영화에서 오다기리와 장동건은 각각 일본군 지휘관과 강제징용된 부대원으로 등장하는데, 오다기리가 소련군 전차부대를 향해서 맹목적인 총검돌격을 하도록 강요하는 장면이 나온다. 물론 일본군은 말 그대로 박살이 나 전멸하고 만다. 그 장면을 보면서 무척 황당했다. 아무리 일본군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의도라고 해도 그렇지 저렇게 말도 안되도록 미친놈들처럼 묘사하는 건 너무 편파적인 것 아닌가 싶어 오히려 마음이 불편했다. 나중에 라는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됐다. 그 영화에서 묘사..
2023.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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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논란의 뿌리, 예고없는 재난은 없다
(11) 앤드류 레더바로우, 안혜림 옮김, 2022, . 브레인스토어. 그날은 금요일이었다. 2011년 당시 국제부에 있었는데 남유럽 재정위기에 이집트 정권교체, 리비아 내전 등등 하루가 멀다 하고 중요한 국제뉴스가 쏟아지니 정신없이 바쁜 하루하루가 이어지다가 신기하게 그날은 조용했다. 마침 그날은 중요한 저녁 약속도 있었으니 이게 웬 횡재인가 싶었다. 국제부장이 그날 써야 할 기사를 배정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우와. 너 오늘 원고지 석장짜리 하나만 쓰면 되겠다.” 서른장이 아니라 세 장이다. 뭔가 묘했다. 부장도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 한마디 덧붙였다. “너 이러고도 월급받는구나. 밥값을 해야지. 밥값을.” 둘이서 한참 웃었다. 그렇게 평화롭던 3월 11일은 국제부 한켠 벽에 걸린 TV에 2시 46분 ..
2023.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