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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훈, 글로벌 인재가 말하는 ‘인생의 한 문장’ 쓰기
장훈은 글쓰기에 관한 한 할 말이 많은 사람이다. 자신을 “글로벌(글로 벌어먹는) 인재”로 소개하는 장훈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실에서 일한 것을 비롯해 30년 넘게 대통령, 도지사, 시장, 국무총리, 공공기관에서 메시지를 설계하고, 연설문을 작성했다. 글쓰기 실력 하나로 노무현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으로도 유명한 글쓰기 전문가가 말하는 ‘좋은 글쓰기’란 무엇일까. 11일 열린 저널리즘학연구소 초청강연에서 그의 글쓰기 이야기를 들어봤다.노무현이 해양수산부 장관을 하던 시절 한 과장이 있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었다. 노무현 눈에 띄어서 청와대에 갔다.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 내내 한직을 전전하다 문재인 정부가 되어서야 부속실로 갔다. 윤석열 정부에서 다시 좌천이 됐다. 기조실장을 끝으로 해수부..
2026.09.11 19:53 -
예산문제로 본 대한제국, <고종시대의 국가재정 연구>
김대준, 2004, 『고종 시대의 국가재정연구』, 태학사. 조선시대 말기 제위에 있었던 고종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지금도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였던 이태진을 주축으로 한 일군의 학자들이 고종과 대한제국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이 논쟁을 풍부하게 하는데 이바지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럼 예산을 놓고 고종을 재평가해본다면 어떤 모습일까. 한국에서 ‘예산’은 여전히 대중화된 주제는 아니다. 더구나 역사 속 예산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대한제국 시기에 대한 책은 많지만 당시 정부 예산이 어떻게 구성됐는지 설명한 내용을 찾기는 썩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그런 가운데 우연히 서점에서 발견한 책이 바로『고종 시대의 국가재정연구 - 근대적 예산제도 수립과 ..
2010.10.11 00:30 -
엉터리 번역이 망쳐놓은 추천도서(5) <마오의 대기근>
프랑크 디쾨터, 최파일 옮김, 2017, , 열린책들. 프랑크 디쾨터(Frank Dikotter)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학자다. 1961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났다는 이 역사학자는 스위스대학교에서 역사학과 러시아어를 전공했다. 1990년 런던 대학교 SOAS(동양 아프리카 연구 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중간에 중국에 2년간 체류했다고 한다. 2006년부터 홍콩 대학교 인문학 석좌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만한 은 가히 중국현대사를 보는 우리의 시각을 뒤흔들고 뒤바꾸기에 충분하다. 특히 중국 각지에 있는 문서보관소와 공산당 기록 보관소를 뒤져서 찾아낸 다양한 1차자료를 바탕으로 국공내전부터 문화대혁명에 이르는 중국현대사의 ‘공식 역사’ 뒤에 감춰졌던 당대 사람들의 모습을 생..
2023.04.12 16:29 -
조봉암 선생 장녀가 말하는 '아버지'
조봉암 선생 장녀 인터뷰 지시를 받은게 오후 3시. 주소와 연락처를 받고 일단 차를 타고 주소지로 가면서 전화를 아무리 해도 전화를 안 받았다. 주소로 받은 동네로 가서 부동산 중개업소 가소 위치를 대략 파악해 그쪽으로 갔다. 아뿔싸. 산 중턱부턴 차가 갈 수 없는 길이었다. 산길을 올라 주소지를 찾아 찾아 집 앞에 서니 이번엔 무섭게 생긴 개 한마리가 대문 너머에서 시끄럽게 소리지르며 으르렁거린다.초인종을 아무리 누르고 전화를 계속 걸어도 아무 반응이 없다. 인터뷰는 글렀구나 싶어 전화로 보고를 하자 마자 문이 열리고 할머니가 고개를 내민다. 손사래를 치는 할머니에게 10분만 시간을 달라고 해서 결국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개가 무서워서 대문 잠그고 집 앞 계단에서 쭈그리고 시작한 인터뷰는 이런 얘기..
2007.09.30 11:59 -
자다(Jada) - 날씨를 내맘대로
1232년 1월 당시 금나라의 서울인 개봉의 서남쪽 삼봉산(三峰山). 이 곳에서 몽골군과 15만의 금나라군이 나라의 운명을 걸고 맞붙었다. 몽골군 총사령관은 칭기스칸의 막내아들 톨로이(Tolui). 금나라는 완안합달(完顔哈達)이었다. 당시 몽골군의 병력은 1만 3천이라고도 하고, 4만이라고도 한다. 몽골군은 참호를 파고 말과 몸을 숨겼다. 계속된 폭설로 세상은 온통 눈으로 뒤덮였다. 금나라 군대는 사력을 다해 공격을 거듭했지만 큰 타격을 입히지도 못한 채 추위와 허기로 급격히 전력이 약해져 버렸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몽골군은 반격을 시작했다. 금나라의 최정예 부대는 전멸했다. 금나라는 저항할 힘조차 잃어버렸다. 왜 톨로이는 참호를 파고 말과 몸을 숨기는 작전을 썼을까? 기병전은 참호전과는 영 어울리지..
2007.07.21 14:07 -
정수빈, 알바 갔다 깨달은 당구는 내 운명
통계학 전공 금융권 취업 목표였던… 당구 입문 4년 늦깎이 정수빈자타공인 여자프로당구(LPBA) 최강자는 김가영(42)이다. 최근 제주에서 끝난 LPBA 월드챔피언십 2025에선 김가영이 7개 대회 연속이자 개인 통산 14번째 우승을 차지한 것보다 그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져 38연승 행진이 깨진 게 오히려 뉴스가 됐을 정도다. 다만, 김가영이 이미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지은 터라 큰 의미를 두긴 어려웠던 그 경기를 빼면 가장 최근 그를 제대로 이겨본 건 정수빈(25)이다. 지난해 7월 2024~25 LPBA 챔피언십 2차 투어 64강전에서 김가영에 역전승을 거뒀다. 정수빈이 김가영의 뒤를 이을 ‘차세대 퀸’으로 꼽히는 이유다. ●친구 대신 일하러 들렀다가 시작정수빈은 최근 서울신문과 만나 “경기 ..
2025.04.01 08:15 -
해리슨, 랜들, 켄들, 샬레… ‘대한외국인’을 아십니까
“미국 법무부 외국인등록 부장인 얼 해리슨에게 감사 편지를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 8월 재미 한인 독립운동단체는 활동보고를 통해 한 미국인에게 감사 편지 보내기 캠페인을 전개했다. 해리슨 부장의 노력으로 규정이 바뀌면서 더이상 미국 내 외국인 등록 때 일본 국적을 쓸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름조차 생소한 이 미국인의 존재가 16일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한 한국독립운동사 발굴자료를 통해 최초로 드러났다.국가보훈부와 독립기념관은 2018년부터 ‘독립운동가 자료발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왔다. 법원 판결문과 신문기사, 각종 고문서 등을 통해 이달 1일 기준 총 2980명의 독립운동가를 새로 찾았다. 2021년부터 외국인 독립운동가도 조사해 262명(8.8%)을 ..
2024.07.21 12:24 -
"선교 계속, 유언장 작성하고 손해배상 금지"
성찰을 바라는 게 너무 무리한 요구일까요? 한국세계선교협의회가 8월31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지침(안)은 솔직히 너무나 실망스럽군요. 상도의는 멀고 돈벌이는 가깝다는 건가요? ‘위험지역으로 선교 활동을 떠나는 선교사의 준비사항: ①출국 전 영문 유언장을 작성한다. ②본인의 사망, 부상, 납치 등 어떠한 경우에도 선교단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하지 않는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가 아프간 탈레반의 한국인 피랍사태 이후에도 위험지역 선교 활동을 계속 펼쳐나갈 방침을 천명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 선교사 위기관리 기구와 위기관리 지침서(안)’를 만들어 파문이 일고 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는 아프간 피랍사태를 계기로 한국 선교사 위기 관리가 필요하다며 2004년 작성한 위기관리지침서를 이 같이 업그레..
2007.09.03 11:31 -
트럼프가 세계에 던진 화두, 제국은 어떻게 망하는가
세상만사, 책에서 길어올린 이야기 [세책길(33)]피터 헤더·존 래플리 지음, 이성민 옮김, 2024, , 동아시아.미국에서 보낸 1년, 전혀 다른 기억언젠가 동생과 어학연수 당시 경험을 얘기한 적이 있었다. 나는 상쾌했던 시카고 날씨, 공부생각이 절로 나게 만드는 대학 도서관, 친절했던 사람들과 개방적인 분위기를 얘기하며 추억에 젖었다. 가장 즐거웠던 건 세계 각지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서 얘기하는 일이었다.미국으로 이민 온 새 미국인들을 만나고, 조상이 미국으로 건너 온 미국인들을 만나며 세계를 보는 눈이 확 넓어지는 걸 느꼈다. 그들은 일자리와 성공, 기회를 찾아 미국으로 건너온 사람들이었다. 미국을 새 고향으로 삼았고, 미국은 그들을 받아들였다. 이런 게 미국이 가진 힘이 아닐까 싶었다.동생..
2025.10.15 10:42 -
억누르는 자와 저항하는 자, 검열과 암호편지
광복80주년, 편지에 담긴 좌절과 희망을 다시 읽다‘청포도’를 쓴 시인으로 유명한 독립운동가 이육사는 1932년 4월 대구를 떠나 홀연히 만주국으로 떠났다. 펑톈(현재 선양)에서 의열단 핵심이었던 윤세주를 만났다. 이육사는 그해 6월 경북 영일군(현 포항시)에 살던 8촌 동생 이상흔에게 보낸 엽서에 이렇게 적었다. “뜻한 바를 뜻한 대로 표현치 못하는 나의 고뇌여. 짐작이나 하여 주겠지?”넉 달 뒤 이육사가 향한 곳은 중국 난징이었다. 의열단이 중국 국민정부 지원을 받아 설립한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에 입학해 군사교육을 받았다. 이육사로선 뜻한 바를 제대로 밝힐 수가 없는 사정이 있었던 셈이다. 일제 강점기는 곧 검열과 감시의 시대였다.일제는 편지를 통해 독립운동 정보를 전달하거나 저항의지를 북돋는 편지..
2025.08.11 13:25 -
‘피해자’라는 방패, 방패를 공격무기로 쓰는 이스라엘
세상만사, 책에서 길어올린 이야기 [세책길(21)]슐로모 산드, 김승완 옮김, 2022, 만들어진 유대인>, 사월의책. 일본 반핵단체가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히로시마에서 봤던 원폭돔과 평화공원이었다. 히로시마 시내 한가운데 자리잡은 각종 상징물, 전시자료들은 핵폭탄이란 게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피해자들이 겪었던 고통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피해자와 공감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치한 공간을 지나 잘 보이지도 않는 구석진 곳에 한국인원폭희생자위령비가 있다.히로시마를 방문했던 2005년 1월에 품었던 의문은 지금도 여전히 해소가 안되고 있다. 히로시마 어디에서도 메이지유신부터 제2차세계대전 패전까지 일본의 중요 군사기지이자 군수공업지대가 밀집한 군국..
2024.10.25 18:38 -
남편 따라 항일운동 투신한 중국인 '리수전'… ‘한국인’ 이숙진으로 잠들다
서울 도봉구 방학동에서 도봉산 중턱으로 산길을 올라가면 혜화동성당에서 신자들을 위해 조성한 방학동 묘원이 나온다. 몇 번이고 헤매다 오솔길을 따라가다 보면 주의 깊게 봐야 눈에 들어오는 조그만 무덤이 있다. 지난 4월 묘원에서 만난 조주현(70)은 할머니를 제대로 모시지 못해 마음에 걸린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할머니 이름은 이숙진. 리수전(李淑珍)이라는 중국인으로 1900년 베이징에서 태어나 독립운동가로 한국광복군 창설에 크게 기여한 청사 조성환(1875~1948)과 결혼했다.조성환은 대한제국 육군무관학교 출신으로 1907년 안창호·양기탁·이동녕 등과 비밀결사인 신민회를 조직해 항일구국운동에 투신했다. 그는 1909년 중국으로 망명해 만주에서 무장투쟁에 참여하고 광복군 양성을 위해 애쓰는 등 해방까지 줄..
2024.07.23 0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