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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번역이 망쳐놓은 추천도서(5) <마오의 대기근>
프랑크 디쾨터, 최파일 옮김, 2017, , 열린책들. 프랑크 디쾨터(Frank Dikotter)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학자다. 1961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났다는 이 역사학자는 스위스대학교에서 역사학과 러시아어를 전공했다. 1990년 런던 대학교 SOAS(동양 아프리카 연구 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중간에 중국에 2년간 체류했다고 한다. 2006년부터 홍콩 대학교 인문학 석좌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만한 은 가히 중국현대사를 보는 우리의 시각을 뒤흔들고 뒤바꾸기에 충분하다. 특히 중국 각지에 있는 문서보관소와 공산당 기록 보관소를 뒤져서 찾아낸 다양한 1차자료를 바탕으로 국공내전부터 문화대혁명에 이르는 중국현대사의 ‘공식 역사’ 뒤에 감춰졌던 당대 사람들의 모습을 생..
2023.04.12 16:29 -
조봉암 선생 장녀가 말하는 '아버지'
조봉암 선생 장녀 인터뷰 지시를 받은게 오후 3시. 주소와 연락처를 받고 일단 차를 타고 주소지로 가면서 전화를 아무리 해도 전화를 안 받았다. 주소로 받은 동네로 가서 부동산 중개업소 가소 위치를 대략 파악해 그쪽으로 갔다. 아뿔싸. 산 중턱부턴 차가 갈 수 없는 길이었다. 산길을 올라 주소지를 찾아 찾아 집 앞에 서니 이번엔 무섭게 생긴 개 한마리가 대문 너머에서 시끄럽게 소리지르며 으르렁거린다.초인종을 아무리 누르고 전화를 계속 걸어도 아무 반응이 없다. 인터뷰는 글렀구나 싶어 전화로 보고를 하자 마자 문이 열리고 할머니가 고개를 내민다. 손사래를 치는 할머니에게 10분만 시간을 달라고 해서 결국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개가 무서워서 대문 잠그고 집 앞 계단에서 쭈그리고 시작한 인터뷰는 이런 얘기..
2007.09.30 11:59 -
이북5도위원회, 이경남씨 증언
이북5도위원회 동화연구소 소장으로 오래 재직하다 정년퇴직한 이경남이 있다. 그는 고향이 황해도 안악군이고, 한국전쟁이 일어날 당시 평양사범대학 2학년을 다니다 조선인민군 장교로 징집됐는데 10월 자신의 소대원들을 모두 이끌고 국군에 귀순했고 그 뒤 켈로부대에서 활동했다. 구월산 유격대 참모장을 지내다 1953년 7월 휴전 직후 철수했다. 해방 이후 이북5도위원회와 이북5도민회 관련 활동을 계속했기 때문에 관련 역사를 줄줄 꿰는 분이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한강이 잘 보이는 아파트에서 2007년에 긴 시간 인터뷰를 했다. 그가 들려준 이야기를 기록 차원에서 옮겨본다. -이승만 대통령은 1949년에 이북5도지사 5명을 임명했다. 직함, 임무 등을 시행령으로 만들었다. 법률근거 없이 도지사 임명하다..
2026.02.23 08:23 -
세상을 넓고 깊게 되돌아보기, 대하소설 읽는 시간
세상만사, 책에서 길어올린 이야기 [세책길(31)]켄 플릿, 2015, 거인들의 몰락>, 문학동네.문학중년이 삶의 목표라고 할 수 있는 한 지인과 얘기를 할 때였다. 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고 했더니 이유를 묻는다. 솔직하게 대답해줬다. 소설을 싫어하는 건 아냐. 근데 잘 안 읽게 돼. 왜 그러냐고? 생각해보라고, 소설이라면 대하소설이지. 단편소설은 감질나게 몇 장 읽으면 끝나버려. 재미없잖아. 근데 대하소설은 분량이 엄청나잖아. 길게는 몇 달 동안 붙잡고 있던 적도 있었지.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눈을 떼질 못하겠어. 진짜 문제는 말이야. 세상에는 소설 말고도 읽고 싶은 책이 길게 줄을 서 있잖아. 결국 해법은 하나 뿐이지. 어지간하면 대하소설을 아예 손에 잡지 않는 거야.자연스레 책꽂이에는 언젠가 읽어야..
2025.06.01 09:03 -
방탄소년단 7명 중 3명 품은 육군 제5사단은 어떤 곳
K팝을 대표하는 방탄소년단(BTS) 소속 지민과 정국이 12월 12일 경기 연천군에 있는 육군 제5보병사단에 입대했다. 이들은 2025년 6월 전역한다. 5사단은 진이 신병교육대 조교로 복무중인 곳이라 5사단에 7명 가운데 3명이 모이게 됐다. 자연스럽게 제5보병사단도 덩달아 전 세계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 사이에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5사단은 강원 철원군에서 경기 동두천시와 의정부를 거쳐 서울로 이어지는 3번국도 방어를 핵심임무로 하는 육군 제5군단 예하 부대다. 중부전선 최전방을 지키다 보니 근무 여건이 열악하고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사단 문양은 숫자 5를 형상화한 열쇠 모양이어서 부대 별칭도 ‘열쇠 부대’이지만 장병들끼리는 휠체어를 닮았다고 해서 ‘휠체어 부대’라고 ..
2023.12.17 09:00 -
촌철살인 시사만평에 담긴 땀과 눈물...권범철 화백 이야기
한겨레신문에서 가장 먼저 보는 건 ‘한겨레 만평’이다. 하루 동안 있었던 각종 사건사고에서 추려낸 주제를 네모 안에 펼쳐 보이는데 눈길을 주고 1초 안에 빵 터지는 게 매력이다. 그 만평을 그리는 주인공이 화백 권범철이다. 저널리즘학연구소가 주최하는 월례포럼에 초청강사로 온 권범철을 만났다. 그는 '공론장과 시사만화'라는 발표를 통해 자신이 시사만화가가 된 계기로 시작해 오랜 기간 시사만화를 그리면서 느꼈던 시대변화, 그리고 시사만화가 직면한 도전에 대해 말했다. 그가 말하는 ‘시사만화가 직면한 도전’을 듣다보면 그것이 ‘한국사회가 직면한 도전’과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권범철은 시사만화계에서 막내다. 정식으로 만화를 공부한 것도 아니다. 심지어 색맹까진 아니어도 색약이다. 대학 시절 동아리에..
2025.06.27 19:45 -
무예24기, 조선 무사들의 기상을 엿보다
‘무예24기’ 시범단이 과녁을 향해 활시위를 당겼다. 짧은 소리와 함께 화살이 과녁에 꽂혔다.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어린이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지른다. 어떤 아이들은 활 쏘는 모습을 따라하느라 야단법석이다. 환도를 꺼내 본국검 시범을 보여주자 일본인 관광객들이 “스고이”(대단하다)라며 감탄한다. 수원화성의 혼이 담겨 있는 무예24기 시범이 펼쳐지는 화성행궁 앞에서는 오전 11시가 되면 무예24기 시범 공연이 펼쳐진다. 18일에도 외국인 관광객과 어린이 관람객들이 공연에 눈을 떼지 못했다. 북이 울리자 등나무로 만든 방패인 등패를 든 무사와 칼과 활을 허리에 찬 무사들이 짝을 이뤄 무예를 보여줬다. 등패로 전방을 방어하는 사이 뒤에서는 재빨리 화살을 날린다. 곧이어 장창과 낭선, 기창, 등패까지 든 ..
2016.03.20 14:05 -
장하준 "더 좋은 미래는 언제나 꿈꾸는 자에게 찾아온다"
장하준, '그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말하지 않는 13가지' (12) 2년전 장하준 교수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전화로 한시간 넘게 인터뷰를 했고 문답을 정리하니 A4로 여덟장이나 됐다. 당시 블로그에는 지면에 실린 인터뷰만 올렸는데 그러다 보니 그가 들려준 얘기 중 많은 부분이 누락됐다. 2년만에 당시 인터뷰를 다시 꺼내서 올려놓는다. 분량이 너무 많은 관계로 시리즈로 게재한다. 2011/02/09 - 장하준 인터뷰; 그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말하지 않는 13가지2011/02/17 - '문제적 인물' 장하준에 대한 좌우의 비판지점들2011/06/28 - 장하준 교수한테서 듣는 '영국 경제 제4의 길'2011/09/21 - 장하준 교수한테 듣는 유럽재정위기 세계경제위기 이제와서 어떻게 하느냐고? 장하준에게..
2013.04.24 07:00 -
장훈, 글로벌 인재가 말하는 ‘인생의 한 문장’ 쓰기
장훈은 글쓰기에 관한 한 할 말이 많은 사람이다. 자신을 “글로벌(글로 벌어먹는) 인재”로 소개하는 장훈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실에서 일한 것을 비롯해 30년 넘게 대통령, 도지사, 시장, 국무총리, 공공기관에서 메시지를 설계하고, 연설문을 작성했다. 글쓰기 실력 하나로 노무현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으로도 유명한 글쓰기 전문가가 말하는 ‘좋은 글쓰기’란 무엇일까. 11일 열린 저널리즘학연구소 초청강연에서 그의 글쓰기 이야기를 들어봤다.노무현이 해양수산부 장관을 하던 시절 한 과장이 있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었다. 노무현 눈에 띄어서 청와대에 갔다.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 내내 한직을 전전하다 문재인 정부가 되어서야 부속실로 갔다. 윤석열 정부에서 다시 좌천이 됐다. 기조실장을 끝으로 해수부..
2026.09.11 19:53 -
서울행 편도 차표 없이도 꿈꿀 권리
여름휴가를 맞아 시골 부모님 댁에 다녀왔다. 서울로 돌아오는 300km가량은 아무 문제 없었는데, 서울 시내에 들어서자마자 머릿속 공간 감각에 오류가 난 듯 길을 잃고 헤매기 시작했다. 운전할 때마다 아내가 자주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묻는 말이 있다. 왜 서울만 벗어나면 길을 잘 찾느냐. 뒤집어 말하면, 서울에서 30년 넘게 살았지만 시내 운전대만 잡으면 꼭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해 쩔쩔 맬 때가 많다. 나름대로 변명을 하자면 서울은 여전히 ‘내 도시’가 아니기 때문이겠다. 인구 천만도시인 서울은 길을 나설 때마다 새롭고 낯설고, 어색하다. 수십년을 살았지만 여전히 나는 일자리를 위해 서울에서 사는 ‘이주노동자’일 뿐이다. 서울은 내 고향이 아니다. 내가 나고 자란 곳이 아니다. 내가 죽을때까지 서울에서 ..
2026.08.17 17:47 -
‘K시리즈’에서 우리가 놓치는 것들
가톨릭 교황의 친서를 전달하는 임무를 위해 8000㎞를 8개월에 걸쳐 여행해 겨우 몽골제국 칸을 만났는데 하필 통역이 술에 취해 횡설수설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프란체스코회 수도사 루브룩으로선 가장 비참한 순간이었겠지만 그가 쓴 여행기를 읽는 1000년 뒤 독자에게는 이보다 더 재미난 장면이 없었다. 술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던 20대여서 그랬을지 모르겠다. 나이 들어 루브룩 여행기를 다시 읽어 보니 그때는 눈여겨보지 않았던 다른 대목이 눈에 더 들어온다. 1253년 몽골제국을 방문한 루브룩은 칸이 보는 앞에서 이슬람·도교 등 이교도 사제들과 신학 논쟁을 했는데, 칸이 선언한 토론 규칙은 “누구든지 감히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모욕하는 언사를 써서는 안 된다”는 거였다. 논쟁은 당연히 결론이 날 수가 없었..
2026.03.26 08:17 -
당구에 미쳐 새로운 삶 ‘큐’… “우승 위해 다시 ‘큐’ 잡았죠”
나이 잊은 70세 현역… 프로당구 김무순 선수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당구 선수. 1955년생이지만 여전히 현역인 김무순(70)은 50년째 당구와 뜨거운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지난달 프로당구(PBA) 드림투어(2부) 2025~26시즌 개막전에서 역대 최고령(만 69세 10개월 9일) 챔피언이 탄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영광의 주인공 김무순을 최근 경기도 고양의 킨텍스 PBA 스튜디오에서 만나 그가 걸어온 당구 인생을 들어봤다.당구를 처음 접한 건 또래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학생이 되어 “통과의례처럼 친구들과 함께 짜장면 시켜 먹으며” 배웠다. 김무순은 “1970년대 초반엔 당구장 요금이 10분에 35원이었다. 한 번 경기를 시작하면 두세시간은 걸리는데, 짜장면 한 그릇에 50원 하던 시절이..
2025.11.04 15: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