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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봉암 선생 장녀가 말하는 '아버지'
조봉암 선생 장녀 인터뷰 지시를 받은게 오후 3시. 주소와 연락처를 받고 일단 차를 타고 주소지로 가면서 전화를 아무리 해도 전화를 안 받았다. 주소로 받은 동네로 가서 부동산 중개업소 가소 위치를 대략 파악해 그쪽으로 갔다. 아뿔싸. 산 중턱부턴 차가 갈 수 없는 길이었다. 산길을 올라 주소지를 찾아 찾아 집 앞에 서니 이번엔 무섭게 생긴 개 한마리가 대문 너머에서 시끄럽게 소리지르며 으르렁거린다.초인종을 아무리 누르고 전화를 계속 걸어도 아무 반응이 없다. 인터뷰는 글렀구나 싶어 전화로 보고를 하자 마자 문이 열리고 할머니가 고개를 내민다. 손사래를 치는 할머니에게 10분만 시간을 달라고 해서 결국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개가 무서워서 대문 잠그고 집 앞 계단에서 쭈그리고 시작한 인터뷰는 이런 얘기..
2007.09.30 11:59 -
방탄소년단 7명 중 3명 품은 육군 제5사단은 어떤 곳
K팝을 대표하는 방탄소년단(BTS) 소속 지민과 정국이 12월 12일 경기 연천군에 있는 육군 제5보병사단에 입대했다. 이들은 2025년 6월 전역한다. 5사단은 진이 신병교육대 조교로 복무중인 곳이라 5사단에 7명 가운데 3명이 모이게 됐다. 자연스럽게 제5보병사단도 덩달아 전 세계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 사이에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5사단은 강원 철원군에서 경기 동두천시와 의정부를 거쳐 서울로 이어지는 3번국도 방어를 핵심임무로 하는 육군 제5군단 예하 부대다. 중부전선 최전방을 지키다 보니 근무 여건이 열악하고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사단 문양은 숫자 5를 형상화한 열쇠 모양이어서 부대 별칭도 ‘열쇠 부대’이지만 장병들끼리는 휠체어를 닮았다고 해서 ‘휠체어 부대’라고 ..
2023.12.17 09:00 -
복지국가라고 다 같은 복지국가가 아니다
Esping-Andersen의 복지국가유형론 ‘상전벽해’란 말이 아깝지 않다. 복지포퓰리즘 망국론을 외치던 바로 그 분들 사이에서 이제는 복지국가 소리가 울려퍼진다. 막말로 개나 소나 복지국가다. 참여정부 후반기 미약하게 시작됐던 ‘보편적 복지국가’ 정책담론은 이제 어느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힘을 얻게 됐다. 하지만 조그만 우려도 생긴다. 두서없이 난무하는 복지 소리에 자칫 ‘어떤 복지국가를 만들 것인가’ 라는 중요한 질문이 묻혀 버리지나 않을까 싶다. 그런 점에서 주목해야 할 학자가 바로 에스핑-안데르센(G. Esping-Andersen)이 아닐까 싶다. 그는 일찍이 자유주의, 조합주의, 사회민주주의라는 세 가지 유형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력을 상품으로 팔지 않고도 살 수 있는..
2012.02.16 07:55 -
선진국일수록 투표율 낮다? 그건 니 생각이고!!!
‘선진국들은 투표율이 낮다?’ 우리 주변에서 그런 ‘상식’을 가진 사람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개인주의가 강해서’ 혹은 ‘굳이 투표 안해도 잘먹고 잘사니까’ 하는 나름대로 그럴듯한 이유가 뒤따른다. 하지만 각국 투표율을 보여주는 간단한 막대그래프만으로도 ‘상식’은 순식간에 ‘근거없는 선입견’으로 바뀐다.오히려 ‘투표율이 높아야 선진국’이라는 말이 더 ‘사실’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높은 투표율은 가만히 앉아서 나오는게 아니다. 선진국들은 지금도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제도정비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역대 선거별 투표율구 분투표율구 분투표율구 분투표율대통령선거제13대(‘87)89.2%국회의원선거제14대(‘92)71.9%동시지방선거 제14대(‘92)81.9%제15대(‘96)63.9%제1회(..
2010.06.01 07:30 -
칸(Khan)
"카간(可汗)이 (뮬란에게) 바라는 바가 뭐냐고 묻는데, 뮬란이 대답하길, '상서랑(尙書郞)의 벼슬도 싫소. 원컨대 명타천리족(明駝千里足)을 빌려주어 나를 고향으로 보내주오.'" 이 시는 북위(北魏)에서 유행하던 "뮬란시(木蘭詩)"이다. 뮬란이라는 한 소녀가 아버지를 대신해 남자처럼 꾸미고 전쟁에 나가 용감히 싸웠던 무용담을 담은 것이다. 몇 해 전에 디즈니에서 만든 악몽 같은 영화, "뮬란"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이 시에서는 북위황제를 카간이라 불렀다. 왜 그럴까? 중국인들은 황제란 칭호를 쓰고, 칸이나 카간이란 칭호는 북방오랑캐나 쓰는 표현이 아니었나? 북위를 세운 건 타브가치(Tabgachi)라는 북방민족이었다. 흔히 지배민족인 타브가치가 한족의 '높은 문화수준'에 흡수되어 버렸다고 생각하는..
2007.07.19 12:35 -
골프, 그린 너머 산줄기도 아름다운데
연습라운드 하기 전에 신발을 벗고 큰절을 올려야 하는 건데.골프장을 처음 와 봤다는 얘길 들은 후배가 대뜸 나를 놀린다. 아이고 그걸 몰랐네. 신발을 벗는 시늉을 하며 하하 호호 함께 웃긴 했지만, 솔직히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 함께 라운딩을 하는 세 명에게 시작부터 이실직고를 했다. 완벽하게 순수한 초짜입니다. 캐디한테는 두 손 모아 팁을 내밀며 공손히 말했다. 초짜입니다. 잘 이끌어 주십사. 인터넷 검색을 해보고 유튜브도 살펴보며 골프장 처음 갔을 때 필요한 팁을 찾았는데 캐디를 잘 모시라는 얘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꼭 필요하다는 갖가지 잡다한 것들도 이것저것 샀다.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은 있다. 하지만 아무리 잘 준비해도 초보는 초보다. 클럽하우스 직원이 골프백 어디 있느냐고 묻길래 트렁크에 있다..
2026.10.26 08:54 -
억누르는 자와 저항하는 자, 검열과 암호편지
광복80주년, 편지에 담긴 좌절과 희망을 다시 읽다‘청포도’를 쓴 시인으로 유명한 독립운동가 이육사는 1932년 4월 대구를 떠나 홀연히 만주국으로 떠났다. 펑톈(현재 선양)에서 의열단 핵심이었던 윤세주를 만났다. 이육사는 그해 6월 경북 영일군(현 포항시)에 살던 8촌 동생 이상흔에게 보낸 엽서에 이렇게 적었다. “뜻한 바를 뜻한 대로 표현치 못하는 나의 고뇌여. 짐작이나 하여 주겠지?”넉 달 뒤 이육사가 향한 곳은 중국 난징이었다. 의열단이 중국 국민정부 지원을 받아 설립한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에 입학해 군사교육을 받았다. 이육사로선 뜻한 바를 제대로 밝힐 수가 없는 사정이 있었던 셈이다. 일제 강점기는 곧 검열과 감시의 시대였다.일제는 편지를 통해 독립운동 정보를 전달하거나 저항의지를 북돋는 편지..
2025.08.11 13:25 -
정수빈, 알바 갔다 깨달은 당구는 내 운명
통계학 전공 금융권 취업 목표였던… 당구 입문 4년 늦깎이 정수빈자타공인 여자프로당구(LPBA) 최강자는 김가영(42)이다. 최근 제주에서 끝난 LPBA 월드챔피언십 2025에선 김가영이 7개 대회 연속이자 개인 통산 14번째 우승을 차지한 것보다 그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져 38연승 행진이 깨진 게 오히려 뉴스가 됐을 정도다. 다만, 김가영이 이미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지은 터라 큰 의미를 두긴 어려웠던 그 경기를 빼면 가장 최근 그를 제대로 이겨본 건 정수빈(25)이다. 지난해 7월 2024~25 LPBA 챔피언십 2차 투어 64강전에서 김가영에 역전승을 거뒀다. 정수빈이 김가영의 뒤를 이을 ‘차세대 퀸’으로 꼽히는 이유다. ●친구 대신 일하러 들렀다가 시작정수빈은 최근 서울신문과 만나 “경기 ..
2025.04.01 08:15 -
차량번호판 담긴 블랙박스 영상은 개인정보일까 아닐까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주민안전을 이유로 복도나 엘리베이터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방문자에게 주민등록번호를 알려달라고 하는건 개인정보 침해일까 아닐까. 차량번호를 수집한다면 그것은 개인정보수집이라고 볼 수 있을까. 1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따르면 CCTV는 누구나 출입 가능한 아파트에선 시설안전 목적으로 설치할 수 있지만 비밀번호 확인 등으로 출입을 제한하는 아파트에선 출입자 동의를 받아야 한다. 주민등록번호는 법령 근거가 없다면 동의를 받았다 해도 수집할 수 없다. 차량번호는 다른 정보와 결합하면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개인정보위는 이처럼 일상생활 속 개인정보에 대한 궁금증을 알기 쉽게 알려주는 사례집을 발간한다. 사례집은 2011년 개인정보위가 출범한 이후 법..
2021.04.10 09:42 -
'미스터 선샤인'이 일깨우지 못한 '나라망친 군주' 고종
미리 말하는데 나는 '미스터 선샤인'을 정주행한 적이 없다. 그러므로 그 드라마에서 고종이라는 임금을 어떻게 묘사했는지 알지 못한다. 다만 그 드라마를 다룬 기사를 읽어보니 '비운의 군주'로 묘사하는 걸 알겠다. 우연히 '미스터 선샤인'에서 고종이 안하무인하는 일본군 장교를 준엄하게 꾸짖은 뒤 의병에 연류된 장수를 격려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는데, 만약 내가 고종을 전혀 몰랐다면 그를 꽤나 멋진 임금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고종이 무능한 임금이었는지 유능한 임금이었는지는 모르겠다.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라 망했는데도 9년이나 궁궐에서 일본이 준 작위 유지하며 살다 죽은 행태로 보건데 나는 고종에게 눈꼽만큼도 동정심이 생기지 않는다. '비운의 군주'가 아니라 그냥 최고위급 친일파..
2018.10.08 07:30 -
[국고보조] 보조율? 그때그때 달라요
국고보조사업에서 핵심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각자 사업비를 얼마씩 배분하느냐, 즉 보조율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정부가 보조율을 높게 책정하면 당연히 지자체 부담은 줄어들고 보조율을 낮게 책정하면 지방 부담이 는다. 영유아보육료 및 양육수당지원사업, 이른바 ‘무상보육’을 두고 정부와 지자체가 2012년과 지난해 심각한 갈등을 빚었던 이유도 결국 보조율 때문이었다. 그러나 전문가 그룹과 함께 각종 사업의 국고보조율을 분석한 뒤 내린 결론은 ‘일관성도 없고 합리적인 기준을 찾을 수 없다’였다. 국가에서 지정하는 문화재는 숭례문 등과 같은 국가지정문화재(국보, 보물 등)와 근대문화유산 등 등록문화재로 크게 분류된다. 문화재보호법은 등록문화재도 국가지정문화재에 준해서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지..
2014.04.04 07:00 -
엉터리 번역이 망쳐놓은 추천도서① <퀀트>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무척이나 행복한 일이다. 사전에 아무런 정보도 없이 '뭔가 끌리듯이' 책을 집어들었는데 내 예감이 틀리지 않았다면 횡재했다는 기분에 뿌듯함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최근 읽은 책 (스캇 패터슨, 구본혁 옮김, 2011, 다산북스)가 딱 그런 경우다. 하지만 자주 느끼는 문제점을 이 책에서 또다시 발견한건 마음이 아프다. 바로 불성실한 번역 때문이다. 영어 실력이 떨어져서 번역이 잘 안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번역을 할 정도 영어실력이라면 기본적인 실력은 된다고 보는게 맞을테니까. 오히려 국어실력이 떨어지는 경우와 번역을 성실하게 하지 않은 경우가 더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국어공부보다 영어공부만 중시하는 분위기를 극도로 혐오하는 것도 그런 ..
2011.12.25 1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