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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빠진 '주관적' 정세 인식의 덫
소싯적에 배운 것 중에, 교과서에는 절대 나오지 않으나 지금도 기억나는 게 ‘주관적 정세인식’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 있다. 멀리 볼 것도 없다. 윤석열의 계엄 선포는 주관적 정세인식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역사책을 조금만 훑어보면 주관적 정세인식의 폐해와 부작용 사례를 숱하게 찾을 수 있다. 아마도 ‘사람들은 역사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않는다’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최후의 교훈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주관적 정세인식의 가장 최근 사례는 모사드일 듯하다. 뉴욕타임스(NYT) 3월 22일(현지시간) 보도를 보면 이스라엘 대외정보기관인 모사드는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면 이란 민중들이 봉기를 일으켜 이란 체제를 무너뜨릴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2026.03.26 08:20 -
이북5도위원회, 이경남씨 증언
이북5도위원회 동화연구소 소장으로 오래 재직하다 정년퇴직한 이경남이 있다. 그는 고향이 황해도 안악군이고, 한국전쟁이 일어날 당시 평양사범대학 2학년을 다니다 조선인민군 장교로 징집됐는데 10월 자신의 소대원들을 모두 이끌고 국군에 귀순했고 그 뒤 켈로부대에서 활동했다. 구월산 유격대 참모장을 지내다 1953년 7월 휴전 직후 철수했다. 해방 이후 이북5도위원회와 이북5도민회 관련 활동을 계속했기 때문에 관련 역사를 줄줄 꿰는 분이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한강이 잘 보이는 아파트에서 2007년에 긴 시간 인터뷰를 했다. 그가 들려준 이야기를 기록 차원에서 옮겨본다. -이승만 대통령은 1949년에 이북5도지사 5명을 임명했다. 직함, 임무 등을 시행령으로 만들었다. 법률근거 없이 도지사 임명하다..
2026.02.23 08:23 -
‘K시리즈’에서 우리가 놓치는 것들
가톨릭 교황의 친서를 전달하는 임무를 위해 8000㎞를 8개월에 걸쳐 여행해 겨우 몽골제국 칸을 만났는데 하필 통역이 술에 취해 횡설수설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프란체스코회 수도사 루브룩으로선 가장 비참한 순간이었겠지만 그가 쓴 여행기를 읽는 1000년 뒤 독자에게는 이보다 더 재미난 장면이 없었다. 술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던 20대여서 그랬을지 모르겠다. 나이 들어 루브룩 여행기를 다시 읽어 보니 그때는 눈여겨보지 않았던 다른 대목이 눈에 더 들어온다. 1253년 몽골제국을 방문한 루브룩은 칸이 보는 앞에서 이슬람·도교 등 이교도 사제들과 신학 논쟁을 했는데, 칸이 선언한 토론 규칙은 “누구든지 감히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모욕하는 언사를 써서는 안 된다”는 거였다. 논쟁은 당연히 결론이 날 수가 없었..
2026.03.26 08:17 -
촌철살인 시사만평에 담긴 땀과 눈물...권범철 화백 이야기
한겨레신문에서 가장 먼저 보는 건 ‘한겨레 만평’이다. 하루 동안 있었던 각종 사건사고에서 추려낸 주제를 네모 안에 펼쳐 보이는데 눈길을 주고 1초 안에 빵 터지는 게 매력이다. 그 만평을 그리는 주인공이 화백 권범철이다. 저널리즘학연구소가 주최하는 월례포럼에 초청강사로 온 권범철을 만났다. 그는 '공론장과 시사만화'라는 발표를 통해 자신이 시사만화가가 된 계기로 시작해 오랜 기간 시사만화를 그리면서 느꼈던 시대변화, 그리고 시사만화가 직면한 도전에 대해 말했다. 그가 말하는 ‘시사만화가 직면한 도전’을 듣다보면 그것이 ‘한국사회가 직면한 도전’과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권범철은 시사만화계에서 막내다. 정식으로 만화를 공부한 것도 아니다. 심지어 색맹까진 아니어도 색약이다. 대학 시절 동아리에..
2025.06.27 19:45 -
해리슨, 랜들, 켄들, 샬레… ‘대한외국인’을 아십니까
“미국 법무부 외국인등록 부장인 얼 해리슨에게 감사 편지를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 8월 재미 한인 독립운동단체는 활동보고를 통해 한 미국인에게 감사 편지 보내기 캠페인을 전개했다. 해리슨 부장의 노력으로 규정이 바뀌면서 더이상 미국 내 외국인 등록 때 일본 국적을 쓸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름조차 생소한 이 미국인의 존재가 16일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한 한국독립운동사 발굴자료를 통해 최초로 드러났다.국가보훈부와 독립기념관은 2018년부터 ‘독립운동가 자료발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왔다. 법원 판결문과 신문기사, 각종 고문서 등을 통해 이달 1일 기준 총 2980명의 독립운동가를 새로 찾았다. 2021년부터 외국인 독립운동가도 조사해 262명(8.8%)을 ..
2024.07.21 12:24 -
‘관피아’를 위한 변명 (하): 공직 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
이 글은 '관피아'를 위한 변명(상): 철밥통이 잘못인가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편집자)앞서 ‘철밥통’과 ‘관피아’로 대표할 수 있는 공직 개혁에 관한 상징 조작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철밥통/관피아 담론은 공무원 신분 보장의 필요성을 애써 무시하는 정치적 담론이다. 공무원의 신분보장은 전문성과 소명의식, 무엇보다 부패방지와 정치적 중립을 보장해 업무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고안된 근대적 관료제도다. 이는 헌법을 통해 보장하는 가치다.즉, 공무원의 신분보장을 공격하기보다는 민간에서도 신분보장을 확대해야 한다. 비정규직 800만에 최저임금도 못받는 노동자 200만인 나라에선 혁신도 없고 창조경제도 없고 경제성장도 없다. 그런데 거꾸로 공직 사회를 ‘관피아’ ‘철밥통’이라고 자극적인 용어로 비난한..
2014.06.16 19:00 -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 이후, 세번째 6.25 예상해보기
북측이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다. 남측은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을 정지한다고 대응했다. 곧바로 북측은 파기 선언으로 맞받았다. 9·19 군사합의는 휴전선과 북방한계선 등 접경지역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핀이었다. 안전핀이 뽑혔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꽉 잡고 있지 않으면 폭발한다. 상황을 복기해보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하 조선) 정부가 11월21일 제3차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시도했다. 대체로 성공한 듯 하다. 조선중앙통신은 다음날 “(21일 밤 10시 42분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발사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켰다”며 12월 1일부터 정식 정찰 임무에 착수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22일 오전 괌 미군기지를 촬영한 항공우주 사진을 수..
2023.12.25 18:13 -
지자체 짓누르는 국고보조사업, 자치구 부담 8년만에 두배로
국고보조사업은 대부분 사회복지와 관련된 것이다. 복지강화를 구정목표로 세운 서대문구로서는 중앙정부 복지정책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보조율에 맞춰 구비를 투입하다보면 서대문구가 창의적으로 시행하려는 복지사업 혹은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서대문구 실정에 맞는 복지사업에 투입할 재원이 부족해진다. 이 때문에 서대문구는 모순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는 국고보조사업이 작동하는 방식 때문에 발생한다. 국고보조사업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상호 일정 비율씩 재원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국고보조사업이 이뤄진다. 문제는 보조율이 지역 실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했다. 국회에서 여야가 보조율 인상을 합의했는데도 기획재정부가 반대해 무상보육 보조율 인상이 번번이 막혔던 것에서 보듯 한번 ..
2018.11.23 07:30 -
광주FC에서 축구인생 2막 시작한 정조국
“광주 시민 여러분 경기장을 많이 찾아주세요. 제가 멋진 골 세레모니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정조국이 축구 팬들에게 처음 이름을 알린 건 2002년 한·일월드컵 때 거스 히딩크 국가대표팀 감독이 그를 연습생 중 한 명으로 발탁하면서부터다. 당시 18살이었던 정조국은 히딩크 감독이 좀 더 일찍 발견하지 못한 걸 아쉬워했을 정도로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았다. 정조국은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U-19) 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연장 골든골을 넣으며 전국적인 스타 반열에 올랐다. 2003년 프로무대에 진출해 그해 K리그 신인왕에 올랐다. K리그 통산 275경기에 출전해 84골, 23도움을 기록했고 A매치 13경기 4골을 기록했다. 프랑스 리그1 AJ 오세르와 AS 낭시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
2016.02.11 13:14 -
보건복지부 고위공무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최근 가장 빨리 비중이 커지고 사회적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정부부처를 꼽으라면 단연 보건복지부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는 공약만 놓고 보면 ‘누구 복지공약이 더 좋은가’를 두고 경쟁했다. 지금도 논란이 계속되는 기초연금 도입 문제를 비롯해 4대중증질환, 무상보육, 진주의료원, 저출산고령화, 영리병원 등이 모두 보건복지부와 연관된다.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는 만큼 정책추진은 그만큼 힘든 곳이 복지부다. 복지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지만 여전히 ‘성장이냐 복지냐’는 이분법과 ‘복지는 낭비’라는 ‘우상’을 극복하는 것은 여전히 만만치 않은 과제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복지재정 규모는 105조 8726억원으로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선다. 전체 총지출에서 차..
2013.12.02 10:44 -
1월28일자 예산기사
2013.01.28 10:10 -
서울시 성북구청장과 베를린시 구청장, 주민참여를 논하다
독일 수도 베를린에 있는 12개 자치구 가운데 하나인 리히텐베르크는 과거 동베를린 지역에 위치한 곳이다. 공공인프라가 부족해 각종 개발사업이 진행중이다 보니 주민간 갈등이 발생할 여지가 큰 리히텐베르크에선 갈등예방을 위한 각종 주민참여 제도가 발전했다. 희망제작소와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리히텐베르크 구청장 안드레아스 가이젤이 첫 일정으로 방문한 성북구청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강조한 핵심도 주민참여, 대화와 토론을 통한 갈등예방이었다. 그는 “주민참여를 통한 갈등예방이야말로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한 갈등비용을 줄이는 정석”이라면서 “당장엔 ‘숙의’가 사업 속도를 늦추는 듯 보이지만 결국은 그게 더 빠른 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가이젤은 리히텐베르크는 주택건설에서 두가지 원칙을 견지하..
2012.09.12 1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