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
인기글
-
자다(Jada) - 날씨를 내맘대로
1232년 1월 당시 금나라의 서울인 개봉의 서남쪽 삼봉산(三峰山). 이 곳에서 몽골군과 15만의 금나라군이 나라의 운명을 걸고 맞붙었다. 몽골군 총사령관은 칭기스칸의 막내아들 톨로이(Tolui). 금나라는 완안합달(完顔哈達)이었다. 당시 몽골군의 병력은 1만 3천이라고도 하고, 4만이라고도 한다. 몽골군은 참호를 파고 말과 몸을 숨겼다. 계속된 폭설로 세상은 온통 눈으로 뒤덮였다. 금나라 군대는 사력을 다해 공격을 거듭했지만 큰 타격을 입히지도 못한 채 추위와 허기로 급격히 전력이 약해져 버렸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몽골군은 반격을 시작했다. 금나라의 최정예 부대는 전멸했다. 금나라는 저항할 힘조차 잃어버렸다. 왜 톨로이는 참호를 파고 말과 몸을 숨기는 작전을 썼을까? 기병전은 참호전과는 영 어울리지..
2007.07.21 14:07 -
방탄소년단 7명 중 3명 품은 육군 제5사단은 어떤 곳
K팝을 대표하는 방탄소년단(BTS) 소속 지민과 정국이 12월 12일 경기 연천군에 있는 육군 제5보병사단에 입대했다. 이들은 2025년 6월 전역한다. 5사단은 진이 신병교육대 조교로 복무중인 곳이라 5사단에 7명 가운데 3명이 모이게 됐다. 자연스럽게 제5보병사단도 덩달아 전 세계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 사이에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5사단은 강원 철원군에서 경기 동두천시와 의정부를 거쳐 서울로 이어지는 3번국도 방어를 핵심임무로 하는 육군 제5군단 예하 부대다. 중부전선 최전방을 지키다 보니 근무 여건이 열악하고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사단 문양은 숫자 5를 형상화한 열쇠 모양이어서 부대 별칭도 ‘열쇠 부대’이지만 장병들끼리는 휠체어를 닮았다고 해서 ‘휠체어 부대’라고 ..
2023.12.17 09:00 -
맥락을 모르면 역사왜곡에 빠진다(1) 君子와 小人
우리가 쓰는 언어생활에서 군자와 소인이란 말은 구체적인 실체를 가리키는 게 아니라 하나의 개념이다. 군자는 멋진 사람, 소인은 찌질이 정도 되려나.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군자’와 ‘소인’은 공자가 ‘소인이 되지 말고 군자가 되라’ 정도 설파하셨다는 것 정도 되겠다. 논어에 보면 '군자는 다른 사람들의 좋은 점은 완성시켜 주고 나쁜 점은 이뤄지지 않게 한다. 소인은 그 반대로 한다(君子成人之美 不成人之惡 小人反是)'고도 했고 '군자는 두루 사귀되 패거리를 만들지 않고 소인은 패거리를 만들되 두루 사귀지는 않는다(君子周而不比 小人比而不周)'라는 말도 나온다. 내가 보기엔 ‘군자’와 ‘소인’에 대한 일반적인 해석은 역사적 맥락을 몰라서 발생하는 전형적인 오해에서 기인한다. 결과적으로는 이런 오해가 역사왜곡을 ..
2009.11.12 11:36 -
400년前 실록도 어제 만든 것처럼… 문화재 상태 진단, 보존 방향 정한다[이색 공무원32]
최현욱 역사기록관 학예연구사 부산 금정산 남쪽 산자락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국가기록원 역사기록관에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조실록이 있다. 최현욱 역사기록관 학예연구사는 조선왕조실록 보존관리를 담당하는 공무원이다. 인사혁신처 도움을 받아 최 학예사를 4일 만났다. -역사기록관에서 보관하는 조선왕조실록을 소개해 달라. “조선왕조실록은 여러 판본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역사기록관에선 태백산사고본(太白山史庫本)을 관리하고 있다. 태백산사고본은 태조부터 철종까지 기록을 848책에 담았다. 특히 태백산사고본에는 ‘광해군일기’ 사초(史草)가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게 특징이다. 조선시대 법에 따르면 사초는 실록을 완성한 다음엔 무조건 폐기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광해군일기를 만들 때는 여러 사정으로 편찬작업에 어려움을..
2026.07.06 14:47 -
이북5도위원회, 존재 이유를 잊은 채 존재하는 곳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인 정원호와 진재수를 각각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에 임명했다. 조선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서 이런 보도가 나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하는 건 하나도 어렵지 않다. 온갖 욕이 난무할 것이고 일부는 김정은 규탄집회도 열 것이다. 사실 평양에서 서울시장을 임명하는 건 누가 봐도 말이 안된다. 그건 서울에서 평양시장을 임명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게 상식이다. 하지만 현실은 자주 상식을 배반한다. 행정안전부 산하에는 이북5도위원회라는 정식 정부조직이 있다. 평안남북도와 함경남북도, 황해도 등 도지사 5명으로 구성된 위원회이고 이를 보좌하는 사무처가 이북5도청이다.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 번듯한 청사 건물까지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60년 넘게 평안남도 도지사를..
2026.02.28 17:51 -
조봉암 선생 장녀가 말하는 '아버지'
조봉암 선생 장녀 인터뷰 지시를 받은게 오후 3시. 주소와 연락처를 받고 일단 차를 타고 주소지로 가면서 전화를 아무리 해도 전화를 안 받았다. 주소로 받은 동네로 가서 부동산 중개업소 가소 위치를 대략 파악해 그쪽으로 갔다. 아뿔싸. 산 중턱부턴 차가 갈 수 없는 길이었다. 산길을 올라 주소지를 찾아 찾아 집 앞에 서니 이번엔 무섭게 생긴 개 한마리가 대문 너머에서 시끄럽게 소리지르며 으르렁거린다.초인종을 아무리 누르고 전화를 계속 걸어도 아무 반응이 없다. 인터뷰는 글렀구나 싶어 전화로 보고를 하자 마자 문이 열리고 할머니가 고개를 내민다. 손사래를 치는 할머니에게 10분만 시간을 달라고 해서 결국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개가 무서워서 대문 잠그고 집 앞 계단에서 쭈그리고 시작한 인터뷰는 이런 얘기..
2007.09.30 11:59 -
좋은 정부가 우리 삶을 바꾼다
민선 자치단체장을 투표로 선출하기 시작한게 1995년이니 벌써 22년이 됐다. 해를 거듭할수록 지방자치에 대한 회의감이 높아졌던 기억이 난다. 감당 안되는 막개발 경쟁에 상습적으로 되풀이되는 비리와 예산낭비에 지방자치 무용론까지 나왔다. 지역 토호들은 지방자치를 풀뿌리 보수주의의 든든한 토대로 만들어버리면서 지방자치가 민주주의를 가로막는다는 과격한 비판까지 받았다. 나 역시 상당히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이번달 들어 서울시청과 몇 개 구청들을 담당하는 기자가 되면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현장에서 느껴본 지방자치는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야 워낙 잘 알려져 있지만 많은 서울 시민들이 구청에서 어떤 노력을 하는지 잘 모르는게 현실이다. 구청장들이 벌이는 활동 가운데 널리 알릴만한 것들을..
2012.02.04 01:03 -
이북5도위원회, 이경남씨 증언
이북5도위원회 동화연구소 소장으로 오래 재직하다 정년퇴직한 이경남이 있다. 그는 고향이 황해도 안악군이고, 한국전쟁이 일어날 당시 평양사범대학 2학년을 다니다 조선인민군 장교로 징집됐는데 10월 자신의 소대원들을 모두 이끌고 국군에 귀순했고 그 뒤 켈로부대에서 활동했다. 구월산 유격대 참모장을 지내다 1953년 7월 휴전 직후 철수했다. 해방 이후 이북5도위원회와 이북5도민회 관련 활동을 계속했기 때문에 관련 역사를 줄줄 꿰는 분이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한강이 잘 보이는 아파트에서 2007년에 긴 시간 인터뷰를 했다. 그가 들려준 이야기를 기록 차원에서 옮겨본다. -이승만 대통령은 1949년에 이북5도지사 5명을 임명했다. 직함, 임무 등을 시행령으로 만들었다. 법률근거 없이 도지사 임명하다..
2026.02.23 08:23 -
고향세탁의 달인 한덕수와 '악의 평범성'
평범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 끔찍한 악행을 저지르는 모순은 역사에서 꽤 자주 볼 수 있다. 한나 아렌트는 이라는 책을 통해 그런 모순을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으로 제시했다. 물론 너무나 교활하게도 ‘아무 생각없는 공무원’ 행세를 하는 아이히만에게 아렌트가 깜빡 속았다는 얘기도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의 평범성’ 자체는 여전히 두고 두고 곱씹어야 할 통찰력이 아닐까 싶다. 그걸 생각할 때마다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한덕수. 만화 캐릭터 라바를 닮은 하버드 졸업생, 대통령 권한대행, 중요내란임무종사자. 공교롭게도 한덕수와 두 번 만나봤다. 그는 처음 만났던 2007년에 국무총리 내정자였는데 두 번째 봤던 2023년에도 국무총리였다. 두 자리 모두 한덕수가 한 시간 넘게 하는 얘기를 들었다. 대..
2025.11.05 07:59 -
이토록 명랑하게 분석한 '한국인은 누구인가'
세상만사, 책에서 길어올린 이야기 [세책길(24)]홍대선, 2023, 한국인의 탄생>, 메디치. 무슨 일만 있으면 버릇처럼 너도 나도 하는 말이 ‘나라꼴이 어찌 되려고’다. ‘헬조선’이라느니 ‘백척간두’니 하는 말은 너무 오랫동안 너무 자주 들어서 한국인을 표현하는 클리셰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을 거쳐 현재 정부까지, 그리고 십중팔구 다음 정부에서도 우리는 나라꼴이 엉망이라며 비분강개할 듯 하다.저출산, 고령화, 수도권집중, 지역소멸, 남북관계를 비롯한 각종 논란까지. 나라가 절딴나는 듯 보이는 위기신호는 차고도 넘친다. 하지만 참 아이러니하게도 위기가 아닌 적 없는 대한민국은 어쨌든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국제적 위상 역시 계속 올라가고 있다.불평등 문제를 꾸준..
2024.11.30 08:15 -
서봉수 명인 "내 기력은 지금도 늘고 있다"
18살 나이에 당대 바둑 최고수를 이기며 ‘명인’이 됐다. 한국 바둑 최초로 통산 1000승 기록을 세웠다. 특히 1997년 진로배 국가 대항전에서 중국과 일본 기사 9명을 연달아 꺾었던 전무후무한 9연승 기록은 그의 바둑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바둑인 서봉수 9단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그가 60대가 된 지금도 바둑 공부를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는 자신있게 말한다. “내 바둑 실력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바둑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국으로 그는 명인전 우승, 응씨배 우승, 진로배 9연승 세가지를 꼽았다. ‘실전바둑’으로 유명한 그답게 그는 “바둑이란 바둑판 위에서 벌어지는 전쟁”라고 규정했다.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서봉수 명인이 자기 목소리로 삶을 되돌아보..
2016.06.27 10:03 -
'태양의 후예' 우연히 봤다. 토할뻔 했다
오늘 처음으로 '태양의 후예'를 봤다. 정확히 말하면 지인이 페이스북에 공유해놓은 어떤 장면을 봤다. 주인공 유시진이 송혜교가 연기한 여주인공(극중 이름은 알고 싶지 않다)을 구출한 뒤 대통령이 나서서 작전수행에 따른 책임문제를 해결하는 2분 가량 되는 장면이었다. 뭐 대충 그런 장면인 듯 하다. 첫번째 내 반응. 씨바 토 나온다. 그러다 곰곰이 생각해봤다. 이 장면이 정말 심각한 건 할마마마가 버젓이 버티고 있는데 대통령을 (감히) 저런 식으로 묘사했기 때문이 아니다. 최고존엄은 언제나 훌륭한 판단을 내리는 뛰어난 분이신데 옆에 있는 찌질이 간신들이 복지부동하며 지들 안위만 생각한다는 저 구도가 문제다. 이승만은 죄없다. 이기붕 등 간신배들이 제대로 보고를 하지 않고 부정선거했다. 이승만은 나중에 알았..
2016.04.01 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