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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의 '정신승리 사관'과 과대망상 어디까지 갈 것인가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것은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되새기기 위해서도 아니고, 부동산 투기를 고대사까지 확장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매우 유감스럽게도 서울신문에서 벌써 11회나 연재중인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가 딱 그런 경우다. 명색이 동북항일연군(이북에서 말하는 조선인민혁명군) 연구로 박사학위까지 받은 근대사 전공 역사학자가 역사학의 기본인 사료비판은 깡그리 무시하며 '정신승리 사관'과 '우리 할아버지 집 크고 넓었다' 두가지로 서울신문 지면을 연초부터 도배하고 있다. 1월 9일자 첫 연재부터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사회가 중심이 없고 혼란스러운 가장 큰 이유는 역사관이 바로 서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정신은 유아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훈계를 늘어놓는다. 역사관을 바로..
2018.03.28 09:09 -
방탄소년단 7명 중 3명 품은 육군 제5사단은 어떤 곳
K팝을 대표하는 방탄소년단(BTS) 소속 지민과 정국이 12월 12일 경기 연천군에 있는 육군 제5보병사단에 입대했다. 이들은 2025년 6월 전역한다. 5사단은 진이 신병교육대 조교로 복무중인 곳이라 5사단에 7명 가운데 3명이 모이게 됐다. 자연스럽게 제5보병사단도 덩달아 전 세계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 사이에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5사단은 강원 철원군에서 경기 동두천시와 의정부를 거쳐 서울로 이어지는 3번국도 방어를 핵심임무로 하는 육군 제5군단 예하 부대다. 중부전선 최전방을 지키다 보니 근무 여건이 열악하고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사단 문양은 숫자 5를 형상화한 열쇠 모양이어서 부대 별칭도 ‘열쇠 부대’이지만 장병들끼리는 휠체어를 닮았다고 해서 ‘휠체어 부대’라고 ..
2023.12.17 09:00 -
엉터리 번역이 망쳐놓은 추천도서③ <지정학>
요즘 지정학에 꽂혀 있다. 검색을 쭉 해서 지정학 관련 책을 어지간히 사서 하나씩 읽고 있다. , , , 가 최근 읽은 책들이다. 여러 해 전에 읽었던 이나 도 다시 들춰봤다. 그런 가운데 읽은 책 가운데 하나가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이다. 파스칼 보니파스(Pascal Boniface)가 쓰고 최린이 번였했다. 2019년에 가디언이라는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책 자체는 평이하다. 뭔가 큰 지적 충격을 주는 건 그다지 없고 이미 알던 내용을 펼쳐놓은 정도다. 내용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은 책이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건 따로 있다. 명색이 지정학을 다룬 책인데 정작 세계지도에 오류가 한 가득이다. 아일랜드를 영국과 함께 표시해 놓거나 북극해에 있는 섬을 제대로 캐나다와 러시아 영토로 구분하지 못한 건 그..
2022.11.28 10:32 -
12년전 8.31대책 공론조사를 알면 신고리 공론조사가 보인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영구 중단할지 재개할지 판가름하기 위한 ‘공론조사’가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12년 전 참여정부가 최초로 시행했던 공론조사에 눈길이 쏠린다. 22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8·31 부동산 정책 공론조사 백서’는 문재인 정부가 구상하는 공론조사의 밑그림이 모두 담겨 있다. 2005년 11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서 발간했으며 그 해 7~8월에 시행했던 부동산정책에 대한 공론조사의 배경과 경과, 성과와 개선과제를 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05년 공론조사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민정수석을 지냈다. 김수현 사회수석비서관 역시 당시 국민경제자문회의 사무처장과 국민경제비서관이었다. 8·31부동산정책 공론조사는 신고리 5·6호기 공론조사의 취지와 한계를 이해하는 나..
2017.08.23 14:39 -
특별한 마을카페가 도봉구 방학1동에 문을 열었습니다
지하철 1호선 방학역에서 나오면 고층아파트단지가 늘어선 제법 부티나는 동네가 눈에 들어옵니다. 거기서 신한은행사거리를 지나 조금만 가면 이번엔 다세대 건물이 빽빽하고 좁은 도로가 행인들과 뒤엉키는 동네가 나타나지요. 전혀 다른 동네같지만 법적으론 똑같은 도봉구 방학1동. 지역격차로 인한 상대적 소외감을 느끼던 다세대밀집지역인 이 곳에서 지난 5일 아주 특별한 카페가 문을 열었습니다. 골목길에 자리잡은 자그마한 카페 개관식에 이동진 구청장과 풀뿌리 시민단체 관계자들 수십명이 참가하고 축하공연까지 이어졌습니다. 이 곳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지난 9개월 동안 이 곳 주민들은 재개발요구가 아니라 마을만들기를 통한 대안을 모색해왔습니다. 방학1동 마을만들기추진단을 구성한게 2월이었구요. 이후 4월까지 주민..
2012.10.08 18:16 -
이란-미국 갈등에 낀 한국,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질라
지난해 11월8일이 결정적 분기점이었다. 그 전에도 물론 오랫동안 미국과 유럽은 이란을 상대로 경제제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제제재는 경제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별다른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그 날 ‘이란의 핵 프로그램 보고서’를 발표하자 마치 이란을 겨냥한 경제제재가 마치 처음이라도 되는 양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도대체 IAEA 보고서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었던 것일까. 보고서는 이란의 핵 개발 현황이 ‘군사적 활용이 가능한 수준’이라면서 이에 대해 자세히 언급했다. 이례적이었다. 열흘 뒤 IAEA 이사회는 핵문제와 관련해 국제사회가 의무를 이행하도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보고서 발표 이후 미국은 이란의 에너지 부문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이란의 중..
2012.01.29 18:08 -
급변하는 시대, 현 정부는 따라잡을 수 있을까
지난 6월2일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이 패배했다. 한나라당이 이긴 곳에서도 여소야대 상황이 된 곳이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권력지도에 의미있는 변화를 예상해 볼 수 있다. 지금 있는 곳이 국제부다 보니 전세계 각지에서 있었던 선거를 모니터링해봤는데 뜻밖에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했다. 바로 집권당이 거의 패배했다는 거다. 지구 곳곳에서 정치성향과 상관없이 집권세력이 곤경에 빠졌다. 2008년부터 전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 경기침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급증한 재정적자와 정부부채 등은 기존 정치세력에 대한 불신을 높였고 이는 선거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2010년 들어 지금까지 최소 28개 국가에서 대선, 총선과 같은 정권 교체가 가능한 선거가 치러졌거나 지방 선거, 의회 보궐 선거 등 정권의 중간 ..
2010.06.16 14:01 -
신장섭 교수, "미-중 환율갈등은 국내정치용"
미국과 중국 사이에 위안화 절상 문제를 놓고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엄포를 놓고 중국은 부당한 압력이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양국간 환율갈등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금융문제 전문가인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한테서 미·중 환율갈등 관전법을 들어봤다.Q: 미국이 위안화 절상 압박하는 이유는 무역적자 해소 때문인가. A: NO미국으로서는 단순히 무역적자만 해결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미국이 단순히 무역적자만 생각한다면 달러가치를 약하게 해서 수출을 늘리고 수입을 줄이면 될 것이다. 근본 문제는 재정적자다. 미국은 심각한 수준인 재정적자를 메꾸기 위해 국채를 대폭 발행하는 한편으로 경기회복을 위해 저금리를 유지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위안화 절상, 다시 말해..
2010.03.23 19:00 -
오바마 노벨평화상 수상연설, 내 귀엔 "WAR"밖에 안들리더라
어느 신문사나 국제부기자 야근은 노동강도가 강한 편입니다. 외신에서 한밤에 돌발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기 때문이지요. 시차 때문이기도 하고, 200개가 넘는 나라에서 어떤 일이 생길지 감당이 안되기 때문이지요. 오늘 야근은 오바마로 시작해 오바마로 끝나가고 있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밤 9시부터 시작한 노벨평화상 시상식. 저는 시상식을 지켜보고 연설문을 급히 읽으며 세가지를 느꼈습니다. 첫째, 오바마는 9시 반 쯤부터 수상 연설을 시작했는데 10시가 지나도 끝낼 생각을 안합니다. 말이 어찌나 많은지... 둘째, 노벨상 기사를 최대한 늘려보려 했으나 오바마가 노벨상 받는 사진을 더 줄일수가 없다고 하는 바람에 원고지 7장으로 합의봤습니다. 키가 어찌나 큰지... 셋째, 안들리는 와중에 귀를 쫑긋 세..
2009.12.11 00:18 -
촌철살인 시사만평에 담긴 땀과 눈물...권범철 화백 이야기
한겨레신문에서 가장 먼저 보는 건 ‘한겨레 만평’이다. 하루 동안 있었던 각종 사건사고에서 추려낸 주제를 네모 안에 펼쳐 보이는데 눈길을 주고 1초 안에 빵 터지는 게 매력이다. 그 만평을 그리는 주인공이 화백 권범철이다. 저널리즘학연구소가 주최하는 월례포럼에 초청강사로 온 권범철을 만났다. 그는 '공론장과 시사만화'라는 발표를 통해 자신이 시사만화가가 된 계기로 시작해 오랜 기간 시사만화를 그리면서 느꼈던 시대변화, 그리고 시사만화가 직면한 도전에 대해 말했다. 그가 말하는 ‘시사만화가 직면한 도전’을 듣다보면 그것이 ‘한국사회가 직면한 도전’과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권범철은 시사만화계에서 막내다. 정식으로 만화를 공부한 것도 아니다. 심지어 색맹까진 아니어도 색약이다. 대학 시절 동아리에..
2025.06.27 19:45 -
와타쿠시(私) 죽여 오오야케(公)로, 그 뒤에 남는 건
세상만사, 책에서 길어올린 이야기[세책길 4-2]이찬수, 2023, 메이지의 그늘>, 모시는사람들.인권연대가 주최하는 ‘이찬수 교수의 메이지의 그늘’ 기획강좌 두번째 강좌(2월 7일)는 를 다뤘다. 공사 구분은 사회화의 척도이다. 공과 사 구분을 못하는 사람은 부패했거나 책임감이 없거나 못배운 사람이라는 질타를 받기 십상이다. 흥미롭게도 현대 일본의 뿌리인 메이지 시대의 그늘을 잘 보여주는 주제가 공사(公私), 일본어로는 오오야케와 와타쿠시를 바라보는 관점이라는 게 두번째 강좌의 주제다.이 교수에 따르면 한국이나 중국에서 공(公)은 사회구성원이 모두 따라야하는 대표성이라는 의미와 함께 최고 권력자를 견제하거나 비판하는 상대화 가능성도 내포한다. 이에 비해 일본에서 오오야케와 와타쿠시는 대등하지 않다. 일..
2023.02.08 16:07 -
‘국가권력 정통성의 상징’ 국새, 잘 알려지지 않은 5가지 사실
예로부터 국새는 국가 권력의 정통성을 상징한다. 고려 말기 이성계는 ‘고려국왕지인’(高麗國王之印)이 새겨진 국새를 받고 나서 다음날 즉위식을 열었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우리나라는 모두 다섯 번 국새를 제작했다. 국새 변천사를 살펴보면 전쟁의 상처와 압축성장을 비롯해 기록관리와 행정제도의 발달이라는 대한민국의 굴곡진 현대사를 느낄 수 있다. ●국새는 청와대에 있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19층 국무회의실 출입문 한쪽에는 커다란 잠금장치로 닫아 놓은 문이 하나 있다. 커다란 잠금장치를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3평 남짓한 작은 방이 나온다. 정면에는 꽤나 유행에 뒤떨어져 보이는 ‘대한민국 국새’라는 글씨 밑으로 금고가 나타난다. 이곳이 바로 굴곡진 대한민국 현대사와 얽히고설킨 영욕을 함께한 ..
2021.12.16 1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