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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說474

중국이라는 충격, 한국의 선택이 더 걱정스럽다 (3) 한청훤, 2022, , 사이드웨이. 717호(2021년 6월)에서 중국에 관한 매우 흥미로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감정온도’를 통해 조사해보니 한국인들은 조선이나 일본보다도 중국을 더 차갑게 느꼈다. 0도는 매우 차갑고 부정적인 감정, 100도는 매우 뜨겁고 긍정적인 감정이라고 하면 조중미일 네 나라 가운데 미국이 57.3도, 일본 28.8도, 조선 28.6도, 중국 26.4도였다(여기를 참조). 특히 20대는 50~60대에 비해 두 배 가량 반감이 심했다. 은 이 여론조사에서 한국사회 밑바탕에 흐르는 거대한 움직임을 포착한다. 한국인들이 중국을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중수교 직후인 1990년대에 중국은 위협이 아니라 후진국이었고 2000년대 이후 중국이 고도성장을 하는 기회의 땅, 그러다.. 2023. 2. 5.
우리는 모두 우리가 보고 싶은 환상의 포로다 [책 읽기 정책 읽기(2)] 정의길, 2015, , 한겨레출판. 세상 모든 공부 중에 가장 재미있는 건 역시나 역사(歷史) 공부다. 술자리에서 그 얘길 했더니 한 친구가 아니나 다를까 술 맛 떨어진다며 타박을 한다. 그러더니 이렇게 물었다.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 하나만 꼽아봐라. 그래서 대답해줬다.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단 한가지 교훈은, 사람들은 역사에서 배우지 않는다는 거야. 그것이야말로 역사를 공부할 때마다 느끼는 뼈저린 교훈인 동시에, 역설적으로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얘길 꺼낸 김에 싱거운 농담도 하나 덧붙여줬다. 그래서 말이야, 세상 모든 인간은 전생에 금붕어였던 게 아닐까. 역사책을 읽어 보면 세상 일은 시행착오와 착각과 오만으로 일을 그르친 이야기로 가득하다. 자.. 2023. 1. 26.
엉터리 번역이 망쳐놓은 추천도서(4) <지도 위의 붉은 선> 요즘 지정학 책을 이것 저것 많이 읽고 있다. 예전부터 지도를 좋아했고, 국제관계 역시 관심이 많이 분야다. 두 개를 결합하는 지리정치학, 지정학은 읽는 재미가 있다. 더구나 역사를 통해 지정학을 설명하는 책이라면 도저히 피해갈 방법이 없는 마법가루나 다름없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지정학 책을 번역하는 건 만만치 않은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생소한 나라와 발음하기도 쉽지 않은 다양한 지명, 낯선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번역하려면 품이 훨씬 더 많이 들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그렇지 이건 좀 너무했다. 이탈리아 기자 겸 작가가 쓴 (페데리코 람파니 지음, 김정하 옮김, 2022, 갈라파고스)을 번역한 건 책 표지에 적힌 홍보문구가 너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지도가 말하는 사람, 국경 역사 그 운명의 .. 2023. 1. 13.
문재인 정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2022년에 읽은 책 99권 가운데 (내 맘대로) 10권을 엄선했습니다. 10권을 위한 짤막한 독후감을 써 봤습니다. (박상훈, 2018, 후마니타스) 이 책이 나온 게 2018년입니다. 당시는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비율이 60~70%를 오르내리던 때였다. 다들 ‘이 나라가 제대로 가고 있다’는 긍정적 느낌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세차례나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북미정상회담까지 열리는 등 한국의 외교적 성과가 세계사를 바꾼다는 자부심까지 느껴졌습니다. 지나놓고 보니 그 속에서 몰락의 싹은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걸 몰랐습니다. 지나놓고 보니, 적폐청산은 국민들이 동의하는 것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검찰이 적폐청산 주인공 자리를 꿰차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정부부처 과장급까지 적폐청산.. 2023. 1. 9.
"일본 나빠요"라는 게으른 결론 거부하고 파헤친 독도 이야기 2022년에 읽은 책 99권 가운데 (내 맘대로) 10권을 엄선했습니다. 10권을 위한 짤막한 독후감을 써 봤습니다. (정병준, 2010, 돌베개) 독도 문제는 간단하지 않습니다. 흔히 독도문제를 한일 불행했던 과거사의 유산이라고 하는데 사실 그것만아 아니라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독도 문제는 한국과 일본 뿐 아니라 한국과 미국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엄청난 폭발력을 가진 사안이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 독도 문제는 미국과 일본을 통해 동아사아 현대사를 되짚어볼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이기도 하지요. 을 통해 그걸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일본은 나쁘다’는 간편하고도 게으른 해법을 거부하고 철저하게 하나씩 하나씩 독도를 둘러싼 갈등과 대립의 뿌리를 살펴나갑니다. 이.. 2023. 1. 9.
X세대 Y세대 Z세대 지나 알파세대까지...그런 세대는 없습니다 2022년에 읽은 책 99권 가운데 (내 맘대로) 10권을 엄선했습니다. 10권을 위한 짤막한 독후감을 써 봤습니다. (신진욱, 2022, 개마고원) 신진욱 교수는 여러 해 전부터 냉철한 시각으로 세대론의 허구성을 지적하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사실 우리의 상식을 깨버리는 용감한 저술을 한 게 꼭 세대론 뿐만은 아니었지요. (저로서는 ‘재정분권론’의 허상을 걷어내주는 통찰력을 주는 논문과 인터뷰를 꼭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세대만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도 없습니다. 요즘 MZ세대의 고유한 특성인 양 거론되는 게 소싯적 X세대의 특성과 놀라울 만큼 비슷하다는 걸 느낄 때마다 바지 폭이 넓어졌다 좁아졌다 유행한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개성을 중시하고 개인의 가치를 중시해.. 2023. 1. 9.
'지리'는 힘이 세다 2022년에 읽은 책 99권 가운데 (내 맘대로) 10권을 엄선했습니다. 10권을 위한 짤막한 독후감을 써 봤습니다. 2권(팀 마샬, 김미선 옮김, 2022, 사이) 1권을 읽은 게 2018년이었습니다. 당시에도 2018년 독서결산에서 꼽은 10권 가운데 한 권이었습니다. 당시에 이렇게 썼습니다. “지도라는게 부동산 투기만을 위해 존재하는게 아니며, 국가발전의 제약요소와 극복방안을 위한 핵심적인 상상력을 제공한다는 걸 일깨워줍니다. 가뜩이나 틈만 나면 구글맵 들여다보는게 취미생활이었습니다만, 이 책 읽고 나서 더욱더 자주 구글맵을 벗삼게 됐습니다.”(https://www.betulo.co.kr/2876) 1권이 국내 출간된 게 2016년이었으니까 6년만에 2권이 나왔습니다. 이번에도 이 책은 기대를 저버.. 2023. 1. 9.
밥으로 풀어낸 우리네 이야기 2022년에 읽은 책 99권 가운데 (내 맘대로) 10권을 엄선했습니다. 10권을 위한 짤막한 독후감을 써 봤습니다. (정은정, 2021, 한티재) “어쩌나! 벌써 커피머신을 들여놨어요.” 정은정이라는 연구자 혹은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건 어느 팟캐스트에 출연해 당시 논란이 됐다는 ‘한국 치킨이 작은지 아닌지’ 명쾌하게 설명하는 걸 들었을 때였습니다. 농촌사회학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은 분이 치킨에 진심이구나 싶어 기억에 오래 남았습니다. 우연찮게 을 읽을 기회를 얻었습니다. 하룻밤만에 다 읽어 버렸습니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생생함과 오랜 연구에서 뿜어나오는 통찰력이 만나면 이런 책이 되는구나 싶습니다. 진심으로, 샘이 납니다. 사회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차가운 예리함을 함께 느끼게 하는 대목으로 카페.. 2023. 1. 9.
문제는 언제나 지리-정치다 2022년에 읽은 책 99권 가운데 (내 맘대로) 10권을 엄선했습니다. 10권을 위한 짤막한 독후감을 써 봤습니다. (정의길, 2018, 한겨레출판) 요즘 부쩍 지정학에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국방부를 출입하게 된 영향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만, 지도 보는 걸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지정학에 더 관심이 가는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은 지정학 관련 책 중에서도 첫손에 꼽을만큼 흥미진진합니다. 유럽 지정학을 통해 영국과 러시아의 경쟁관계를 밝히고, 영국과 독일, 독일과 러시아를 통해 2차세계대전의 맥락을 되짚어봅니다. 미국과 소련의 지정학을 통해 냉전을 흟더니 중국의 지정학을 통해 신냉전의 그림자까지 종횡무진합니다. 그 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고 우리 아이들이 살아야 할 이 땅의 지정학을 고민합니다. 이 책.. 2023. 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