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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說334

코로나19, 마스크의 추억과 재난기본소득 1.이 글을 쓰고 있는 커피숍을 쭉 둘러봅니다. 대략 30명이 보입니다.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은 딱 10명입니다. 지하철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코로나19는 많은 걸 바꿨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크게 달라진 거라면 역시 마스크가 아닐까 싶습니다. 심지어 길거리를 혼자서 걸으면서도 마스크를 쓴 사람을 보는게 익숙한 시절입니다. 어쩌자고 행정안전부 출입으로 복귀하면서 보건복지부에도 이름을 올렸을까요. 맞습니다. '이름만 올리는 거야'라고 위안을 삼으려고 했습니다만, 이제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복지부는 '개미지옥'입니다. 2013년 복지부 출입할 때 충분히 느꼈습니다. 그때는 기초연금 문제로 1년 내내 시달렸습니다. 2년 뒤엔 메르스로 난리법석을 떨 때는 '복지부 경험자 집합' 나팔이 울려서 .. 2020. 3. 29.
코로나19, 이게 다 '저들' 때문일까 [혈의 누] (2005, 김대승)라는 영화를 꽤 좋아한다. 사극 느낌이 나는 설정 속에 노무현 정부 당시 한창 논쟁이던 과거사 청산 문제에 대한 은유를 잔뜩 집어넣었는데 생각할 거리가 꽤 많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건 결말 즈음해서 마을 사람들이 “이게 다 너 때문이야”를 외치며 불행한 사태의 원흉에게 개떼처럼 몰려들던 장면이었다. 덕분에 마을 사람들은 마음에 평안을 얻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장면을 지켜보는 내 눈엔 말 그대로 개탄과 혐오 그 자체였을 뿐이다. 책임을 누군가에게 혹은 무언가 에게 떠넘기는 건 동서고금을 통틀어 인간들의 오래된 행태다. 갓난아기가 아프다고 애꿎은 책상 모서리를 “때찌” 때리는 시늉하는 것부터 시작해 죄 없는 어린 양을 잡아 죽이거나, 심지어 다른 부족을 공격해 희생.. 2020. 3. 6.
그들의 시선, 우리의 시각 행정안전부에서 시민들에게 코로나19 대응요령을 안내하기 위해 제작한 영상을 자세히 보면 중국 최남단 하이난섬을 중국 영토에서 빼놓은 게 눈에 띈다. 질병관리본부가 제작한 국내외 코로나19 발생현황 자료에 실린 지도를 보자. 연해주는 중국 영토에 붙여놨고 사할린은 버젓이 일본 영토에 편입시켰다. 알래스카는 미국에서 분리독립시켜버렸다. 좀 더 자세히 보면 북극해 쪽에 있는 캐나다와 러시아 몇몇 섬도 무주공산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런 와중에도 북아일랜드나 시칠리아는 깨알같이 영국과 이탈리아 영토로 표시해놓은 게 오히려 신기하다. 이런 얘길 하면 어떤 분들은 ‘뭘 그런 사소한 일에 과민반응이냐’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자.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가. 디지털로 제작하는 지도에 독도가 보이지 않는.. 2020. 2. 18.
한국 개신교의 반공주의, 친미주의, 근본주의 주말마다 광화문광장 주변은 목이 터져라 외치는 기도와 "아~아~ 우리 대한민국 아~아~ 우리 조국"을 외치는 노랫소리가 뒤엉켜 있다. 집회에 참가하는 사람들 다수는 60대 이상 노령층, 그리고 개신교 신자들로 보인다. 개신교와 별 인연이 없는 사람들로선 태극기와 성조기, 심지어 이스라엘 국기까지 들고 다니는 모습이 무척이나 낯설 수밖에 없다. 11월30일 열린 한국언론정보학회 학술대회에서 배덕만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전임연구위원이 발표한 는 한국 개신교를 이해하는데 여러모로 도움이 됐다. 간략하게 발표문을 소개해본다. 미국 종교사를 전공한 배덕만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전임연구위원 겸 백향나무교회 목사는 "한국 교회는 탄생과 성장을 미국과 함께 했으며 지금까지 그런 우호적 관계는 변함없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 2019. 12. 1.
정성장 박사가 말하는 남북관계 북미관계 독해법 정성장 박사를 한 포럼 초청강사로 모시고 북한 전문가인 정 박사한테서 최근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독해법을 들어봤다. 정성장 박사는 현재 세종연구소에서 연구기획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는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다. 프랑스 파리10대학에서 북한 문제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주체사상과 후계구도 등 북한 국내정치를 주로 연구했다. (대다수가 김정남을 후계자로 생각할 때 2000년대 초반부터 김정철이나 김정은 두 중 한 명이 김정일의 후계자가 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북한 붕괴론의 허상정 박사는 “학위를 마치고 돌아온게 1997년이었다. 당시 학술회의를 가보면 하나같이 북한이 곧 무너진다는 얘기만 하는데 근거가 너무 빈약했다”면서 “나는 당시에 군대와 경찰 등을 통한 내부통제, 북한 내부 문헌 연구 등을 근거로 북한.. 2019. 9. 27.
'지도'가 나를 번뇌케 한다 매우 자랑스럽게도, 시사IN을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정기구독하고 있다. 시사IN을 첫 장부터 마지막까지 책을 읽듯이 정독한다. 그동안 내가 읽은 시사IN이 최소 5만쪽은 넘을 것이다. 그런 시사IN이 이번주엔 처음으로 나를 실망시켰다. 난민 문제를 다룬 최신호 내용은 아주 훌륭했다. 인포그래픽도 정성이 느껴졌다. 하지만 인포그래픽에 실린 세계지도가 문제였다. 사할린을 일본 영토로 표시해놨다. 북방 4개섬도 아니고 제주도보다 무려 30배 가량 큰 섬을 통째로 일본에 넘겨줬다. 지도를 통해 우리는 세계를 더 넓게 인식할 수 있다. 지도 덕분에 타인들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때론 지도가 우리의 인식을 왜곡시킨다. 어떤 면에서 보면, 우리는 딱 우리 인식만한 지도를 갖는다. 그래서 나는 더욱더 .. 2019. 6. 17.
'지도'가 우리를 자유케 하리라 작년에 ['선을 넘어 생각한다'](2018)라는 책을 내고 나서 고맙게도 몇 차례 강연 요청을 받았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까 고민 고민하다가 프리젠테이션 첫머리에 집어넣은게 바로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였다. 만원권 지폐 뒷면에 실리면서 유명해진 이 14세기 조선 초기 별자리 지도를 우리가 흔히 아는 서양식 별자리 지도와 비교하는 걸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한국 사람들은 북쪽 하늘에 있는 국자 모양을 한 별들을 보며 마음 속으로 선을 그은 뒤 ‘북두칠성’이라고 인식한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서, 세상에 그런 선은 없다. 다시 말해, 우리가 별자리를 기준으로 별을 인식하는건 별자리를 잇는 선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니다. 북두칠성이니 큰곰자리니 하며 연결하는 선이란 그저 우리가 복잡한 현실을 이.. 2019. 4. 13.
잔지바르, 성소수자, 퀸으로 가는 길 ‘보헤미안 랩소디’에 매혹된 연말입니다. 봐야지 봐야지 하던 영화를 지난 주말 드디어 봤습니다. 두시간 넘는 시간 동안 지루한 줄 몰랐습니다. 극장에 울려퍼지는 노래도 멋지지만 영화를 통해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되새기는 것도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프레디 머큐리를 지칭하는 다양한 이름에서 프레디 머큐리를 중층으로 옭아맸던 소수자의 삶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영화 시작과 후반부에는 프레디 머큐리를 “파키스탄 사람”이라고 지칭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프레디 머큐리는 “잔지바르”와 “파시” “불사라”라는 이름을 거부하며 “영국인”과 “머큐리”라는 외투로 덮으려 하지만 차가운 겨울바람같은 세상의 시선은 끊임없이 그의 뿌리를 땅 위로 들어올립니다. 잔지바르는 프레디 머큐리가 태어난 곳입니다. 탄자니아 .. 2018. 12. 28.
내가 나이가 제법 들었다는 걸 느낄때 요즘 소셜미디어에서 #연말을_맞아_내가얼마나_나이가들었는지_말해보자... 라는 걸 하나보다. 연말이기도 하고 나도 동참해보기로 했다. 순전히 재미로. 1. '국민학교' 입학 당시 검정고무신 신고 다녔다. 흰 고무신 신고 다니는 학생이 최소한 우리 마을엔 아무도 없었다. 2. 초등학교 저학년 즈음 집에 전화기가 들어왔다. 까맣고 뭉툭한 전화기 옆에 둥그런 걸 열심히 돌리면(경운기 모터 돌리는 것과 비슷하다) 교환원이 전화를 받는다. 교환원에게 전화걸고 싶은 곳을 (우체국이요~) 얘기한다. 전화 한번씩 올때마다 4남매가 서로 전화 받겠다고 피도 눈물도 없이 싸웠다. 3. '국민학교' 당시 토요일이면 전교생이 모여 행군하듯이 마을별로 줄맞춰서 집에 들어왔다. 4. 북한에서 수해구호품으로 준 시멘트로 마을 진입.. 2018. 1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