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횡사해305 상륙작전, 화려한 주인공 뒤 숨은 일꾼들도 되돌아봐야 미군이 쓰는 용어에 스내푸(SNAFU)라는 게 있다. ‘Situation Normal: All Fucked Up’을 줄인 말인데 ‘상황 이상 무: 실제로는 엉망진창’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런 말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1941년 8월 미 육군과 해군이 노스캐롤라이나 머틀 비치라는 곳에서 사상 최초로 실시한 대규모 합동훈련을 꼽을 수 있겠다. 외국 해안을 공격해야 할 상황에 대비한 모의침공훈련이었다. 요즘이야 대규모 상륙훈련을 한다고 하면 전투기와 전함과 헬기와 해병대가 잘 만든 액션영화 격투장면처럼 딱딱 맞아 떨어지는게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당시엔 전혀 그렇질 못했다. 탄약은 물에 흠뻑 젖어버렸다. 전투식량을 담은 카드보드 상자는 아예 찢어지는 바람에 통조림 무더기가 해변에 밀려들었다. 탱크는 연.. 2023. 8. 24. 사병월급인상 나비효과(2) 초급간부 구인난 비상 군대에서 ‘허리’에 해당하는 초급간부 지원자가 급감하면서 군이 초급간부 구인난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초급간부 처우 개선을 위한 예산 확대는 정부의 긴축재정 방침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전력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초급간부는 통상 부사관 중 하사, 장교 중 소위·중위를 가리킨다. 31일 군에 따르면 학군사관후보생(ROTC) 올해 상반기 지원율은 1.6대1을 기록했다. 1961년 ROTC 창설 후 가장 낮은 지원율이다. 육군은 하반기 추가모집 공고를 낼 예정이지만 군 안팎에서는 지원율 감소 추이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많다. ROTC는 육군 간부 가운데 70%가량을 차지한다. ROTC 지원 경쟁률은 2015년만 해도 4.8대1이었지만 2017년 3.3대1, 2020년 2... 2023. 8. 1. 사병 월급 인상 ‘나비효과’…연말 입대 대폭 감소 입영 대상자들이 연말에 입대하길 꺼렸다가 연초에 몰리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병력 운용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월 26일 국회예산정책처가 펴낸 ‘2022회계연도 결산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2025년까지 급격한 사병 월급 인상을 추진하는 데 따른 나비효과로 병력충원 불균형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입영 대상자들이 몇 달만 기다렸다 해를 넘겨 입대하면 월급 인상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연말 입대를 미루기 때문이다.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4분기 월평균 입영은 2021년 1만 4605명에서 지난해엔 1만 675명으로 줄었다. 반면 1분기 월평균 입영은 2021년 1만 9392명, 2022년 1만 6703명에 비해 올해는 1만 8431명으로 늘었다. 국회예정처는 지난해 5월 대통령직.. 2023. 7. 31. 남북과 50년 인연 몽골인 석학이 말하는 한반도 평화의 길 “한국이 명확한 전략과 기민한 전술로 한반도, 더 나아가 동북아 평화를 주도하길 바랍니다.” 몽골 외교관으로 서울과 평양에서 20년 근무하는 등 한반도와 50년 넘는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바산자브 락바(76) 전 몽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연구원 고문은 인터뷰에서 “당장은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세는 변하기 마련”이라며 한국의 적극적인 전략수립과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락바는 1974년부터 1982년까진 평양 주재 몽골대사관, 1997~2004년과 2006~2009년에는 주한몽골대사관에서 근무했다. 2015년에 ‘한반도평화통일연대 몽골 포럼’을 창설해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그는 “정전 70주년은 곧 분단 70주년이라는 걸 의미한다”고 짚었다. 그는 “특히 요즘은 남북 사이에 .. 2023. 7. 26. ‘비목’ 모티브 됐던 6·25 격전지에서 되새기는 오늘, 정전 70주년의 의미 민간인출입통제구역(민통선)에 들어서자마자 가파른 산길이 나타났다. 35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 45도는 넘을 것 같은 가파른 언덕을 넘자 이번엔 밑으로 뚝 떨어질 것 같은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그렇게 롤러코스터같은 보급로를 따라 한시간 남짓 달린 자동차는 강원 철원군 820고지에 자리잡은 7사단 중대본부에 도착했다. 사방을 둘러보면 밀림만 끝없이 이어진다. 강원 철원군과 화천군 일대를 지키는 휴전선이 길게 이어지고 점점이 자리잡은 일반전초기지(GOP)만이 이 곳이 70년 전 치열했던 백암산 전투 현장이고, 전쟁의 아픔을 노래한 국민가곡 ‘비목’(碑木)의 모티브가 됐던 곳이라는 걸 느끼게 해줄 뿐이다. “전망이 좋은 곳일수록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치열한 전투는 곧 수많은 전사자와 실종자.. 2023. 7. 25. 이근원 국유단장 “6·25 부산 앞바다 추락 미군기 유해 한미 함께 찾는다” 6·25전쟁 막바지에 부산 앞바다에 추락한 미군 항공기 잔해와 승무원 유해를 찾는 한미 공동조사가 오는 9월 시작된다. 한미 국방부가 유해 발굴에 함께 나서면서 한미동맹 70주년의 의미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근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은 22일 서울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정전협정 70주년 및 한미동맹 70주년을 계기로 유해 발굴 관련 다양한 국제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이 단장은 “1953년 1월 13일 미군 B26 항공기가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 추락했고 항공기에 탑승했던 미군 3명은 시신을 아직 수습하지 못했다”며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와 공동으로 9월에 해운대 앞바다에서 수중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1952년 11월 15일에는 미.. 2023. 7. 4. 가치외교와 사대주의, 외교에서도 내로남불인가 (8) 신채호, 박기봉 옮김, 1948/2006, , 비봉출판사. 한 때 존경했던 인물이 어느 순간 전혀 다르게 보일 때가 있다. 반대로 한 때 꽤나 부정적으로 비치던 인물을 정반대로 재평가하게 되기도 한다. 나로서는 연개소문이 그런 경우가 아닐까 싶다. 연개소문을 빼놓고는 고구려 역사에서도 가장 파란만장했던 고구려와 당나라의 전쟁 그리고 고구려의 멸망사를 얘기하는 게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그는 존재감이 크다. 그만큼 호불호가 갈리고 평가도 제각각이다. 언제나 그렇듯, 첫인상이 절반이다. 나로선 중학교 때 학교도서관에서 우연히, 정말 우연히 집어든 ‘조선상고사’가 꽤나 큰 영향을 끼쳤다. ‘조선상고사’는 성균관에서 공부했던 청년 유학자에서 근대계몽운동가로, 마지막엔 아니키스트라는 드라마같은 삶을 살았던 .. 2023. 6. 19. 청년들이 보는 '모병제의 조건'은 인구 감소라는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은 병역 제도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병역 의무를 가진 20세 남성 인구는 2020년 33만 4000명에서 2025년 23만 6000명으로 5년 만에 29.5%가 줄어들고, 2040년대에는 현재의 절반 수준(12만 6000명)까지 급감할 전망이다. 지금과 같은 징병제로는 50만명 규모의 군대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이는 군대를 정예화·과학화하는 흐름과 맞물리면서 모병제 논의를 촉발하고 있다. 국회와 군, 전문가들 사이에서 모병제 논의가 한창이다. 모병제 논의에 가장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인구집단인 20~30대 청년층들에게 ‘모병제 성공의 조건’을 들어봤다. 청년층이 가장 강조한 것은 처우 문제였다. “최소 중소기업 규모 이상”이 되지 .. 2023. 5. 30. “모병제로 정예과학군 만들어야” 진호영 예비역 준장 인터뷰 “모병제 전환 개혁이야말로 인구 감소와 정예과학군 건설이라는 두 과제를 잇는 열쇠입니다.” 진호영 극동대 석좌교수(예비역 공군 준장)는 1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쟁 패러다임 자체가 숫자가 아니라 전문화, 정예화로 가고 있다”며 “모병제로의 개혁이야말로 병력자원 감소와 정예강군의 최대공약수”라고 강조했다. KF16 전투기 조종사를 거쳐 공군 제19전투비행단장을 역임한 진 교수는 국방부 방위사업추진위원, 국방개혁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오랫동안 국방개혁을 연구해 왔다. 다음은 진 교수와의 일문일답. -국방 분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모병제 전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으로는 절대인구 부족으로 지금과 같은 징병제를 기반으로 한 50만 병력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2023. 5. 29. 이전 1 2 3 4 ··· 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