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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55

코로나19, 이게 다 '저들' 때문일까 [혈의 누] (2005, 김대승)라는 영화를 꽤 좋아한다. 사극 느낌이 나는 설정 속에 노무현 정부 당시 한창 논쟁이던 과거사 청산 문제에 대한 은유를 잔뜩 집어넣었는데 생각할 거리가 꽤 많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건 결말 즈음해서 마을 사람들이 “이게 다 너 때문이야”를 외치며 불행한 사태의 원흉에게 개떼처럼 몰려들던 장면이었다. 덕분에 마을 사람들은 마음에 평안을 얻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장면을 지켜보는 내 눈엔 말 그대로 개탄과 혐오 그 자체였을 뿐이다. 책임을 누군가에게 혹은 무언가 에게 떠넘기는 건 동서고금을 통틀어 인간들의 오래된 행태다. 갓난아기가 아프다고 애꿎은 책상 모서리를 “때찌” 때리는 시늉하는 것부터 시작해 죄 없는 어린 양을 잡아 죽이거나, 심지어 다른 부족을 공격해 희생.. 2020. 3. 6.
위로와 폭력의 경계선 아이를 키운다는 건 소중하고 아름다운 일이다. 동시에 힘든 일이기도 하다. 사회에서 성공하고 싶은 능력과 열정이 넘치는 여성분이 하루종일 갓난아기와 씨름해야 한다는 상황에 처하면 십중팔구 복잡미묘한 감정에 노출될 것이다. 현모양처가 장래 희망이었던 여성분조차도 힘든 육아에 지치다보면 자괴감을 느낄 수 있다. 갓난아기와 씨름하다 우울증에 걸리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을 듣기도 한다. 육아라는 건 ‘생명의 소중함’이라는 말로 대충 뭉갤 일이 아니다. 그런데, 육아에 지친 여성에게 “나도 직장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고 싶다”거나 “넌 하루종일 아가랑 있으니 복받은 줄 알아라”라고 말하는 걸 위로라고 불러야 할까 폭력이라고 불러야 할까. 어떤 이들에겐 야구 한 경기가 5시간밖에 안걸린다는게 안타까운 일이.. 2017. 6. 11.
'바나나 총파업' 글을 읽고 한겨레에 실린 바나나 총파업과 신성동맹을 읽고 나서 생각나는대로 쓴 글이다. 한겨레에 실린 글을 읽고 나서 한참을 멍하니 하늘만 쳐다봤다. 아! 이런 역사적 경로도 있구나 하는 생각으로 시작해, 김종필과도 단일화했는데 1987년에는 왜 단일화를 못했을까, 그때 단일화가 됐다면 역사가 어떻게 바뀌었을까 하는 부질없는 상념에 젖었다. 이내 당시 금과옥조로 여겼던 '대통령 직선제'가 최선이었을까 하는 망상까지 하게 됐다. 내각제 개헌은 여당 일부에서도 주장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각제 방식이라면 당시 민주당과 평민당이 연립정부 구성하는, 그런 방식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좀 더 숙의를 통한 합의제 민주주의 경로로 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당시 전두환 일당이 '호헌'을 외치는 상황에서.. 2014. 10. 16.
“북한 정권 무너지면 북한 주민이 행복해 집니까?” 쓴 지 10년 가량 된 옛날 글을 다시 꺼내 읽으면서 솔직히 만감이 교차했다. 북측 당국자들에게는 십중팔구 '북한붕괴론'과 '흡수통일'로 들렸을 '통일은 대박'이라는 발언이 대통령 (연)기자회견에서 나온 뒤 느닷없이 통일 얘기가 넘쳐난다. 이명박 정권 5년간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며 북한 망하기만 기다렸는데 이제 좀 달라지나 했더니 돌고돌아 원위치다. 북한을 흡수통일해 고속도와 철로와 아파트로 북녘땅에서 건설경기 부흥과 원자재 약탈할 기회를 기다리는 분들은 100년전쯤 일본 당국자들이 딱 그런 마음으로 조선을 식민지로 삼았다는 사실을 기억이나 할까. 하긴 역사인식도 일본 따라가는 분들이니 당시 기억을 교훈삼아 더 열심히 북한식민지화에 나서는건 아닌가 싶어 소름까지 돋는다. 북한정권 무너지면 돈 벌 생.. 2014. 1. 15.
탈북자 북송반대, 인권과 정치 혹은 인권정치 당신이 만약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권단체로 국제 앰네스티를 꼽는 사람이라면 앰네스티가 넬슨 만델라를 석방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을 것이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30년 가까이 양심수로 감옥에서 지냈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역임한 노벨평화상 수상자 만델라는 사실 “앰네스티에서마저 거부당한 투사”였다. 앰네스티는 당시 폭력행위에 가담한 인사는 ‘양심수’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견지했다. 물론 영국 외무부와 오랫동안 밀월관계를 유지했던 앰네스티는 영연방에 속한 국가에서 발생하는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지극히 ‘비정치적인’ 태도로 일관하곤 했다는걸 염두에 둬야 한다. 앰네스티와 만델라 이야기는 인권과 정치 혹은 인권정치의 미묘한 경계선을 고민하게 만드는 화두라고 할 수 있다. 그럼.. 2012. 4. 14.
탈북자인권 소동이 탈북자를 사지로 내몬다 2012. 3. 5.
한상희 교수, "재산권, 사회권 넘어 연대권으로" [인권학교 2강] 인권의 역사 한상희 건국대 교수 강의 2005/4/20 인권연대가 인권문제에 관심 있는 회원, 일반 시민들에게 인권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준비한 제2기 인권학교가 4월 12일부터 시작됐다. "인권의 이해와 실천"이라는 주제를 내건 제2기 인권학교는 7번의 강의를 통해 전문적인 인권학자, 인권운동가로부터 강의와 질의 응답,토론 형식으로 진행된다. 마지막 강좌는 별도 접수를 통해 1박 2일 동안 합숙 교육을 하며 이때는 한국 사회 인권현안에 대한 집중교육이 있다. 신(神)의 권리가 아니라 인간의 권리를 발견하면서 인권은 태어났다. 그럼 인권에서 말하는 인간은 단순한 개인인가 아니면 공동체 구성원인가, 그것도 아니면 프롤레타리아인가. 인간을 누구로 보느냐에 따라 인권담론은 전혀.. 2011. 9. 4.
강경선교수 7년전 강연 "판결문이 앞장서서 사회를 바꾼적은 없었다" [인권학교 3] 법해석과 인권의 함수관계 강경선 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 2004/11/4 미국은 헌법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고 했지만 수백년간 노예제를 운영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남북전쟁이 일어나기 전 ‘노예제도는 합헌’이라고 선언했다. 노예제가 철폐된 뒤 70여년 지나서야 미국은 ‘노예제 금지’를 헌법으로 규정했다. 1890년대에는 흑인학생과 백인학생을 다른 학교로 배치하는 것이 문제가 됐다. 당시 연방대법원은 “분리했다 하더라도 차별은 아니므로 합헌(Separate but Equal)”이라고 판결했다. 그런데 1953년 판결에선 “흑백학교 차별 자체가 평등권 침해이기 때문에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지난 1일 열린 인권학교 세 번째 시간에 지난주에 이어 강사로 나선 강경선 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 2011. 9. 3.
7년만에 들춰 본 곽노현 교육감 인권 강연 딱 7년 만이다. 최근 서울시교육감 곽노현을 둘러싼 이러저러한 격한 논란을 보다가 문득 7년전 방송대 교수 신분이었던 그가 인권연대에서 했던 인권강좌가 생각났다. 당시 그가 강의에서 했던 말들을 정리한 기사를 7년만에 다시 읽었다. (생각보다는 기사 잘썼네 ㅎㅎㅎ) 2억을 줬다는건 이견이 없고 그게 대가성이 있느냐 없느냐, 그것이 논란의 핵심이 됐다...과연 그럴까... 논란은 "이 호박씨 까는 진보(라 쓰고 종북좌빨이라고 자신을 세뇌한다) 진영아!"라는 쪽의 문제제기로 시작됐다. 이에 대해 대다수는 당황스러워했고 대개 곽노현의 처신을 비판했다. 또 일부는 공개적으로 즉각 사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처음엔 그런 의견이 우세했다. 며칠 지나자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좀 더 냉정하게 사태를 보기 시작했다는 .. 2011. 9.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