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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사해/순회특파원(2011)34

[중동취재기] 한국이 운명이 된 아랍인, 중동이 운명이 된 한국인 중동취재기를 어떻게 마무리할까 고민 많이 했다. 그러다가 두 사람을 찾았다. 중동 출신과 한국 출신으로 각자 한국과 중동에 운명처럼 얽힌 경우다. 이들을 통해 한국과 중동이 서로 더 잘 이해하고 더 가까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봤다. 이집트인 에즈딘 알하산 “아무리 생각해 봐도 한국은 제게 하나님(알라)이 정해주신 운명입니다.” 해외여행을 나가서 한국인 가이드를 만나기는 쉬워도 한국어가 가능한 현지 가이드를 만나긴 여간해선 쉽지 않다. 이집트인 에즈딘 알하산은 이집트에서 유일한 한국어 전문 관광가이드다. 그가 들려주는 자신과 한국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마치 전생의 연이 이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에즈딘은 어릴 때부터 동양에 관심이 많았다. 아버지가 중국어학과 교수였던데다 동생과 함께 가.. 2011. 6. 15.
프랑스인들 눈에 비친 '프랑스 한류' 프랑스에서 한국문화는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리고 있을까. 한국을 가르치는 한국학 학자와 K팝에 관심 많은 음악 마니아, 한국인들과 함께 일하지만 한국 음악에 별 관심 없는 직장인 세 명한테서 솔직한 생각을 물어봤다. 프랑스인 한국 전문가 눈에 비친 한류 지난 10일 파리에서 만난 에블린 셸리키에 교수는 “문화가 확산되는 것은 긴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일희일비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차근차근 나아간다면 한국 문화가 프랑스에서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호쉘 대학에서 한국어-한국문화 과정을 담당하는 셸리키에 교수는 1987년 파리7대학에서 처음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한 뒤 20년 넘게 한국을 연구해 왔다. 문: 한국 대중문화가 확산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글쎄.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웃.. 2011. 6. 15.
개신교 이번엔 중동에서 ‘모스크 땅밟기’ 파문 국내 개신교 교회와 선교단체회들이 중동에 있는 유서깊은 모스크를 방문해 그 주변을 돌면서 모스크가 무너지기를 기도하는 이른바 ‘땅밟기’ 선교활동을 광범위하게 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오는 여름에도 개신교회들이 경쟁적으로 대대적인 단기선교 활동을 중동에서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전문제는 뒷전이다. 가령 소망교회 홈페이지 자료실에는 현지에서 발생하는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책임이 본인에게 있으며 본 교회와 무관하다는 내용의 서약서 양식까지 올라와 있다. 땅밟기란 지난해 10월 ‘봉은사 땅밟기’ 파문을 통해 일반에 알려진 공격적 선교방식이다. 땅밟기는 그 유래가 된 구약성경 여호수아기에 나오는 요르단강 서안 예리코 성을 함락시켰다는 전설에서 보듯 기본적으로 상대방을 멸망시키겠다는 관념을.. 2011. 6. 14.
최준호 문화원장이 말하는 '프랑스 한류' 최준호 프랑스 주재 한국문화원장은 최근 프랑스에서 일기 시작한 한류 바람에 대해 상당히 고무적인 일임은 분명하지만 일희일비하지 않는 장기적인 안목과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9일(현지시간) 파리에 있는 프랑스 주재 한국문화원에서 만난 그는 “한국 대중음악계가 프랑스와 교류하면서 오히려 프랑스의 좋은 점을 배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프랑스 파리에서 연극을 공부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일하다 프랑스 주재 한국문화원장으로 왔다. 문: 현지에서 느끼는 한국문화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관심은 어느 정도인가. -프랑스에서 공부하던 1980년대에는 한국이 인도 옆에 붙어 있는 줄 아는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 지금은 일본이나 중국과 다른 특색 있는 문화를 가진 나라라는 인식.. 2011. 6. 14.
[중동취재기] 이집트 기독교인이 말하는 '종교간 관용' 지난달 이집트에서 무슬림과 기독교인간 충돌이 발생하자 일각에선 민주혁명이 종교갈등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카이로에서 만난 콥트교인인 압둘라 만수르(32)는 “갈등이 없다고 할 순 없지만 그건 일부 ‘미친놈들’ 때문에 발생하는 것일 뿐”이라면서 “무슬림과 기독교가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싸울 일도 없고 오해가 생길 것도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집트 인구 8500만여명 가운데 약 10%가 기독교의 한 분파인 콥트교를 믿는다. 콥트교는 초기 기독교회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451년 칼케돈 공의회를 계기로 교회 주류와 분리되었다. 가톨릭이나 개신교에선 예수의 신성과 인성을 모두 인정하지만 콥트교는 예수의 신성만 인정한다. 이집트 최대 통신회사 회장 등 사회.. 2011. 6. 13.
파리에서 공연한 아이돌그룹 이름은? 'SM타운' ‘SM타운 라이브 월드 투어’ 파리 공연이 10일과 11일 하루 6000여명씩 1만 3000여명에 이르는 열광적인 팬들의 환호 속에 대중문화공연장으로 유명한 르제니트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동방신기와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샤이니, f(x) 등 5개 K팝 그룹이 유럽 데뷔는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공연장이 무너지는 게 아닌가 걱정될 정도로 열광적인 반응은 3시간이 넘는 공연 내내 잠시도 멈출 줄 몰랐다. 열정적인 춤과 노래, 와이어를 이용해 무대 위로 날아오르는 모습을 연출하는 등 화려한 안무를 보여줬다. 동시 통역과 함께 어색한 발음이나마 프랑스어로 인사하는 정성까지. 공들인 무대 연출은 사회자 없이도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놨다. 여기까지는 공식적인 관람기다. 이제 개인적인 의견으.. 2011. 6. 13.
실체와 호들갑이 공존하는 ‘프랑스 한류 열기’ 프랑스 파리가 K팝에 흠뻑 취했다? 10일(현지시간) 밤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 같은 한국 아이돌 그룹이 공연을 펼친 프랑스 파리 르제니트 주변은 온통 K팝, 한국 대중음악에 취한 젊은이들로 넘쳐났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나온 프랑스 젊은이들은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K팝 스타 얼굴을 새긴 브로마이드 사진과 한글 이름 등을 피켓으로 만들어 흔들며 이름을 연호하고, K팝을 따라 불렀다. 한국 아이돌그룹 콘서트를 보기 위해 유럽 각지에서 모여든 젊은이들이 공연장 밖으로 몇백 미터나 되는 줄을 만들었다. 공연 시작 전에는 파도 타기 물결이 공연장을 몇 바퀴씩 돌았다. 관객들은 ‘SM타운’ ‘소녀시대’ 등을 연호했다. 한국 대중음악이 ‘세계 문화의 수도’를 자임하는 프랑스 파리의 밤을 달궜다. 10대부터 20대 초.. 2011. 6. 13.
파리에서 보내는 황금연휴(?) 수첩을 보니 이제 전체 일정의 절반을 소화했네요. 이거 참 정신없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파리에선 특히 바쁘네요. 노동강도로 치면 하루에 인터뷰만 대여섯건씩 했던 아랍에미리트 일정보다 더한데요. 취재는 취재대로 하고 기사를 줄줄이 써야 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생활리듬도 엉망이 되고 있습니다. 수요일 밤에 파리 도착하고는 목요일 밤에는 '한류' 기사 땜에 한 면짜리를 쓰느라 밤 새고, 금요일 밤에는 한류 공연 보고나서 숙소 도착하니 새벽2시. 어제 토요일 아침 먹고 뒹굴뒹굴 하다가 점심을 4시 가까이 되서 먹었습니다. 같이 투숙하는 분들한테 PASSY거리에 있는 맛집을 소개받아서 간 식당에서 스테이크에 맥주 한잔 먹었더니 40유로 넘게 나왔습니다. 서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고급 식사였습니다만 맛은 그.. 2011. 6. 13.
[중동취재기] 오일머니에 비판의식 거세당한 중동산유국 국민들  어디에서도 소형차를 찾아볼 수 없고, 어디서나 초고층 빌딩이 즐비한 곳.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선 중동을 휩쓸고 있는 민주혁명의 긴장감을 전혀 느낄 수가 없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아랍의 봄’은 없다고 단언한다. 오히려 북아프리카로 가려던 관광객과 해외투자가 행선지를 자신들 쪽으로 돌리고 있다며 즐거운 표정을 숨기지 않을 정도다. 민주화 요구가 중동을 뒤흔들지만 걸프만 인근 산유국엔 먼나라 얘기일 뿐이다. 오일머니에 취한 나라 아부다비의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인터뷰하던 와엘 사브 회장의 블랙베리 전화기가 울렸다. 레바논 출신으로 아부다비 유력 가문 소유의 대기업인 마즈코프 전문경영인인 그는 잠깐 통화를 하더니 황급히 밖으로 뛰어나갔다. 곧이어 문틈으로 하얀색 전통 복장을 입고 명품 선글라스와 시.. 2011. 6.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