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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說484

질투에 관하여 ●아내가 결혼했다? 출근할 때 현관문 앞에서 나를 배웅하는 건 이제 아내가 아니라 갓 두 돌이 된 아들 몫이다. 아들은 처음엔 가지 말라며 울기도 했지만 요샌 인사를 꾸벅 한 다음 내가 집어 온 조간신문을 받아들고 엄마에게 간다. 그 틈에 얼른 현관문을 닫고 출근을 한다. 아내가 잠에서 깨는 시간은 아들이 눈을 뜨는 시간과 거의 일치한다. 아내는 곧바로 아들을 위해 아침을 준비한다. 아들은 아내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아침을 맛있게 먹는다. 내 것까지 신경을 쓰게 하는게 미안하기도 하고 시간대가 맞질 않기도 해서 구내식당에서 아침을 먹은지 꽤 됐다. 아내와 나는 문자메시지를 자주 주고 받는다. 내용은? 절반 이상은 아들에 관한 얘기다. 퇴근 후 아내와 나누는 대화는? 역시 절반 이상은 아들이 주제다. 그 중.. 2009. 10. 15.
귀향, 호남향우회, 온정에 대한 삐딱한 시선 추석 맞아 끄적여 본 '편견타파 캠페인' 이러니 저러니 해도 추석은 즐겁습니다. 비록 시골가는 길이 고생길이고 서울 돌아오는 길은 더 고생길이더라도요. 그 때 불현듯 명절에 서울에 있으면 얼마나 좋은지 얘기해준 친구가 떠올랐습니다. 길이 하나도 안 막혀 자가용을 타고 서울시내를 운전하고 다녀도 고속도로 운전하는 기분이고, 느긋하게 영화나 연극 뮤지컬 같은 각종 공연을 즐길 수 있고, 무료 행사는 또 얼마나 많은지... 그래서 생각해 봤습니다. 추석맞이 편견타파 캠페인. 두둥~ 첫 번째는 바로 추석은 고향 내려가야 제 맛이라는 극도로 이주민 중심적인 편견이었습니다. 솔직히 고향 내려가는 건 이제 별로 즐겁지 않습니다. 다만 부모님을 뵈로 가는게 즐거울 뿐이지요. 부모님이 만약 경기도 사는 형네 집으로 오신.. 2009. 9. 28.
여성부가 나를 웃기다 “헤겔은 어느 책(역사철학강의)에서 역사는 두 번 반복된다고 했다.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희극으로… 그러나 나는 그가 다음을 빼먹었다고 생각한다. ‘처음은 비극으로, 두 번째는 희극으로…….’” 칼 마르크스가 프랑스 혁명을 다룬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 서문에 쓴 유명한 문구다. 요즘 여성부 장관 인사청문회를 지켜보다가 마르크스의 선견지명에 무릎을 친다. 2008년 2월24일 부동산 과다 보유와 투기, 축소신고 의혹에 시달리던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엿새 만에 사퇴했다. 그러면서도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대부분 상속받았거나 세상을 떠난 남편으로부터 물려받은 것 … 일생을 바르게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저로선 이런 비판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 사퇴는 현 정권.. 2009. 9. 22.
광화문 광장엔 광장이 없다 광화문의 명물이 됐다는 게 광화문광장. 하지만 내 눈엔 영 이상하다. 그게 광장인가? 광장은 너른 공간이다. 비어있기에 자유롭게 채울 수 있다. 때론 대동굿이 벌어지고, 때론 잔치마당이 열리며, 때론 성난 울부짖음이 솟구치기도 한다. 그런 것들까지 안아주는 너른 품이 광장이다. 광화문 '광장' 어디에도 그런 공간은 없다. 이것저것 꽉 채워놓아서 풍물패 길놀이 하기도 쉽지 않겠다. 차도 한가운데 뎅그러니 떠 있는 빈 섬 그 좁고 길다란 곳에 분수대와 화단을 꽉 채워놓았다. “큰 칼 옆에 차고” 있던 충무공을 “큰 칼 옆에 들고” 있는 왼손잡이로 바꿔놓은 이순신 동상. 거기다 초등학교 때부터 봤던 그 자세 그대로 세종대왕 동상까지 들어설 예정이다. 비슷한 곳이 있다. 바로 어린이대공원 노래하는 분수광장이다... 2009. 8. 12.
대법원 1992년에 이미 "휴일 집단행동은 처벌대상 아니다" 판례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주최한 시국행사에 참가한 것은 공무원으로서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하고… 국가공무원법·지방공무원법의 ‘집단행위 금지’ 규정과 성실의 의무, 복종의 의무, 품위유지의 의무를 위반했다” 8월5일자 한겨레 기사에 실린 행안부 김진수 복무담당관 발언이다. 행안부는 지난 7월19일 시국집회에 참석한 공무원 16명을 고발하고, 이들을 포함한 105명을 소속 기관에 중징계할 것을 요구했다. 당연히 해당 공무원들은 반발한다. 위 기사에서 정용해 민공노 대변인은 “공무원이 휴일에 합법 집회에 참석한 것을 징계하겠다는 것은 징계권 남용”이라고 반발했다. 그리고 6일 이달곤 장관을 고발했다.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들의 행동양태를 규정하는 기본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법에는 공무원들이 꼭 지켜야 하는 .. 2009. 8. 9.
우측깜빡이 켜고 유턴하는 MB, 목적지는 알고 있을까? 불현듯 노무현과 현직 대통령의 차이를 자동차에 빗대 설명해보고 싶어졌다. 누구나 알듯이, 노무현은 “좌측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을 했다. 뒷차 엿먹이는 짓이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현직 대통령은 내가 보기에 우측 깜빡이를 켜고 유턴을 한다. 우회전을 하려면 오른쪽 차선에 차를 바짝 붙이고, 유턴을 하려면 왼쪽 차선에 바짝 붙여야 하는데 이건 뭐 어느 쪽도 아니다. 오른쪽으로 갈 것처럼 해놓고 유턴을 하려니 좌충우돌. 도로 전체를 난장판으로 만들어 버린다. 강부자, 고소영, 어린쥐, 대운하, 4대강, 감세, 좌파적출, 용산, 쌍용차... 어느 것 하나 좌충우돌 아닌게 없다. 저 차가 어느 방향으로 가려는 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여기서 나는 궁금해진다. 현직 대통령은 .. 2009. 8. 4.
2009년 상반기 나를 뒤흔든 책 6가지 올해를 시작하면서 올 한 해 동안 72권/3만쪽을 읽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한 달에 6권씩 2500쪽을 읽어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상반기 독서실적으로 점검해보니 9611쪽을 읽었네요. 23권, 25호, 14편입니다. ‘호’는 잡지를 말하는데 1월부터 6월까지 나온 모든 시사IN을 읽은 걸 나타내고요. ‘편’은 논문인데 주로 석사논문 때문에 읽은 논문들입니다. 권 호 편 쪽수 1월 3 4 0 1029 2월 2 3 4 1359 3월 3 5 0 1448 4월 4 4 10 1485 5월 8 4 0 2888 6월 3 5 0 1404 합계 23 25 14 9613 상반기 동안 23권이니 올해 목표보다 1/4에 불과하군요. 쪽수로는 1/3이 채 안되고요. 목표를 너무 높게 잡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 2009. 7. 21.
휴가에서 돌아오다 장마와 함께 시작한 여름휴가. 결국 장마와 함께 한 여름휴가가 됐습니다. 그래도 그 와중에 좋았던 점을 꼽자면 휴가 기간 동안 얼추 20시간 이상 운전을 해 봤다는 점입니다. 면허 딴 이래 이렇게 집중적으로 운전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젠 시내주행에 자신감이 많이 붙었습니다. 물론 주차는 여전히 젬병이지만요. 고속도로 달리기, 시내주행, 골목길 주행, 타이어 교체, 심지어 가벼운 접촉사고로 사고비용 처리도 해보고. 비록 원래 계획했던 유명산은 못 가봤지만 송추계곡에 당일치기로 다녀왔습니다. 비온 뒤라 물이 21개월 된 울아들 무릎 정도인 곳을 찾을 수 있어서 울아들 물놀이 한다고 난리가 났습니다. 입술이 파랗게 됐는데도 물 밖으로 안 나가가려고 하더이다. 닭백숙 시켜서 든든한 점심도 먹고 국물 데워서 물.. 2009. 7. 20.
장마와 함께 시작한 여름휴가 정말 이럴 줄은 몰랐습니다. 여기저기서 경고장이 날아왔지만 설마 설마 했습니다. 막상 닥치고 보니 이건 뭐... 여름휴가는 즐겁습니다. 재충전, 휴식, 여유로움. 뭐 그런게 생각나는 게 여름휴가죠. 저 역시 그러했습니다. 아내와 함께 유명산 자연휴양림 예약해놓고 좋아서 서로 킬킬거리고. 어린이대공원 가서 울아들 물놀이 시킬 생각에 희희낙락했더랬습니다. 토요일까진 괜찮은 출발이었습니다. 자연휴양림 가는 걸 대비해 장인어른을 특별 초청해 운전연습까지 했습니다. 가평까지 달리고 달려 아침 8시에도 손님이 꽉 들어찬 국밥집에서 아침도 든든히 먹고. 마석 어디쯤 있다는 처할아버지 댁에 들러 감자며 고구마순을 얻어오고. 덤으로 “이만하면 처자식 태워서 운전해도 아무 걱정 없겠다”는 보증수표까지 받았습니다. 오후엔 .. 2009. 7.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