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서울신문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됐던 19명이 전원석방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선교봉사활동’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배타적이고 공격적인 선교활동을 벌이는 한국교회를 비판하는 글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온다. 특히 개혁적인 개신교 인사들이 한국교회의 자성을 촉구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개신교계에서도 비판 목소리
개신교 평신도 조직인 정의평화를위한기독인연대 김동한 대표는 그는 “선교는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면서 “이웃 종교가 국교이거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역에 선교하겠다는 것은 선교를 가장한 침략행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단지 기독교가 없다는 이유로 선교하겠다는 것은 자기 종교만 최고라는 사고방식이다. 그건 선교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교회는 우리가 해외선교를 통해 번창하게 됐으니까 우리도 빚을 갚기 위해서라고 해외선교를 강조하지만 한국 교회 내부도 반성할 게 많은데 외국에서 도대체 무엇을 선교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분당 샘물교회는 국민의 이름으로 질타받아야 마땅하다.”면서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현직 목사인 이찬수 전 강남대 교수는 “한국 교회는 100여년 미국에서 발흥한 ‘근본주의 개신교’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역사적인 맥락에서 이번 사태의 원인을 진단했다. 그는 “특정 교리와 특정 집단이 진리를 독점한다고 믿는 근본주의적 사고방식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선교활동에 나서면서 아프간 피랍사태를 불렀다.”고 비판했다.
손상훈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사무국장도 “해외선교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종교사학에서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모습을 보면 외국에서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국내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무리한 선교방식’을 비판했다.
●해외선교, 불순한 의도?
일각에서는 해외선교가 명분과 실제의 괴리가 심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해외원조단체에서 일했던 한 관계자는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자금력이 풍부한 일부 개신교 단체들이 이라크에 들어가기 위해 해원협에 문의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은 ‘마지막 남은 순교지’ ‘마지막 성지’ 같은 표현을 쓰면서 봉사단체를 만들고 교인들을 상대로 모금운동도 벌였다.”면서 “이들 가운데 일부는 이라크에서 개신교를 위해 순교할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신학대학원 교수도 “그들의 목적은 해외원조도 아니고 해외선교도 아니다. 선교나 해외봉사를 명분으로 내걸지만 사실은 국내 신도들에게 선전하고 헌금을 더 많이 거두려는 목적이 더 크다.”고 비판했다. 그는 “몇 해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활동하던 한국인 목사들이 성경을 집집마다 무작위로 던져 넣다가 경찰에 걸려 강제출국한 적도 있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네트즌 토론 다시 후끈
피랍자 전원석방이 전해지자 인터넷도 네트즌들의 토론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아이디 ‘아스테뉴’는 한 포털사이트 토론방에 “19명이 돌아왔을 때 이것만은 제발 하지 말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만일 정부가 구상권을 청구하거나 당신들의 취재권, 여행권 등 개인의 자유권리를 제한하거나 정부가 당신들에게 벌금을 물리더라도 불만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신앙간증 같은 형태로 자신을 영웅화하지도 말고 다시는 이슬람권에 대한 선교활동도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아이디 ‘바보’는 “세금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글을 올려 “대한민국 종교계 여러분, 국가의 서비스를 받고 싶으면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십시오.”라며 세금을 내지 않는 종교계를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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