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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說484

오늘도 서민 주머니'만' 노리는 숨겨진 세금, <복권의 역사> 아내와 나는 가끔 로또를 한다. 1등 당첨될 경우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들에 대해 ‘사회적 대타협’을 맺기도 했다. 첫째, 1등 당첨과 동시에 이혼은 절대 없다. 둘째, 1등 당첨시 진짜 진짜 멋진 서재를 만들어준다. 셋째, 당첨금은 모두 가장이 관리한다(참고로, 나는 가장이 아니다). 내 집 마련은 딴나라 얘기고 전세값은 살떨리게 오르는데다 국공립보육시설은 기약없고 민간보육시설은 비싸기만 하다. 학비는 또 왜 그렇게 비싼지. 이럴 때 로또 한 장은 나름 기분전환으로 나쁘지 않다. 서민들에게 로또로 대표되는 복권이란 ‘그림의 떡’일망장 손앞에 있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다. 더 나아가 복권을 운영하는 주체인 정부는 예나 지금이나 복권수익금을 ‘서민 복지 지원’에 사용한다고 거듭 거듭 광고한다. 그런.. 2010. 12. 8.
미국이 '유로존 위기론' 펌프질하는 이유는 아일랜드가 유럽연합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것을 계기로 유로화 위기론이 또다시 불거졌습니다. 얼핏 당장이라도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6개국일 일컫는 말)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2008년 12월 29일 국제금융센터에서 나온 한 보고서를 읽어보면 분위기가 완전히 정반대입니다. 미국발 세계금융위기 와중에 나온 보고서인데도 유로화를 칭찬하기 바쁩니다. 도대체 어찌된 영문일까요. 일단 당시 보고서를 간략히 훑어보죠. 유로화는 2009년 1월 출범 10년을 맞았습니다. 1999년 1월 초 유럽 11개국은 단일통화로 유로화를 채택하고 통화정책의 주체를 개별국 중앙은행으로부터 유럽중앙은행(ECB)으로 이양했지요. 그 10년 동안 유로화는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고 유로존 경제규모와 .. 2010. 12. 1.
[대한민국 금고를 열다] 국가재정에서 '개혁의 화수분'을 발견하다 오건호, 2010, , 레디앙. 여기 ‘386’ 출신 두 사람이 있다. 모두 개혁에 대한 기대감과 자신감을 안고 17대 국회에 발을 디뎠다. 한 사람은 국회의원으로, 다른 한 사람은 의원 보좌관으로. 둘은 개혁을 위한 국정운영 경험이 없다는 점에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꼈다. 하지만 부족함을 메꾸는 방법은 전혀 달랐다. 한 사람은 한 민간 경제연구소한테서 경제 공부를 ‘속성으로’ 배웠다. 다른 사람은 정부예산서를 뒤지는 길고 지루한 작업을 통해 국가재정을 알아 나갔다. 전자는 교육부 특별교부금이 사회적 논란이 됐던 2008년 특별교부금을 개혁한다며 사실상 개악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후자는 몇 년 걸쳐 쌓아온 내공을 바탕으로 ‘건강보험 하나로’라는 획기적인 운동을 선도하는 사람이 됐다. 그리고 2010년 10.. 2010. 11. 14.
사통팔달 백악관 집무실, 고립무원 청와대 집무실 생전에 노무현이 ‘웨스트 윙’이라는 미국 드라마를 즐겨 봤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 얼마 전에 나도 그 드라마를 구해 볼 기회를 갖게 됐다. 감상평을 한 마디만 한다면 ‘왜 노무현이 이 드라마를 좋아했는지 알 것 같다.’ 정도 되겠다. 웨스트 윙이란 백안관 서쪽 구역을 말한다. 대통령 참모진들이 일하는 공간이라고 한다. 짐작하셨겠지만 백악관 참모들이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이다. 드라마는 토론으로 시작해 토론으로 끝난다. 백악관 비서실장까지 포함해 이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토론을 벌이고 대화를 나눈다. 거기에는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 그 토론 속에 정책이 담겨 있고 가치관이 담겨 있다. 물론 재미까지. 드라마를 유심히 보면서 생각해봤다. 토론을 가능하게 하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내 눈길을 끈 건 대통.. 2010. 10. 31.
갈수록 극우로 치닫는 미국 보수 공영방송 KBS 기자가 방송에 출연해 “지하철을 탔는데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사람이 같은 칸에 있으면 기분이 안 좋습니다.”라고 발언했다고 상상해보자. 거기다 이 기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케이블 등에서 잊을 만하면 “전라도 싫어” 발언을 방송에서 해온 ‘상습범’이다. 야당들과 시민단체 인권단체 등에서 격렬한 비판이 쏟아질 것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인터넷에서도 난리가 날 것이다. 결국 KBS는 문제를 일으킨 기자가 사표를 쓰는 선에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여기까지는 대체로 상식에 크게 어긋나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갑자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해당 기자를 그만두게 만든 것을 비판하면서 “KBS가 민영방송국처럼 그렇게 편협하게 운영할 거라면 정부 재정지원을 받지 말아야 한다.”라고 하거나 이상득 영일대군.. 2010. 10. 26.
가을 정취 물씬 풍기는 자작나무 사진 플리커닷컴(www.flickr)이라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야후에서 운영하는 사진공유 사이트인데 전세계 이용자들이 사진을 올리는데 이 가운데 자유롭게 퍼가도 되는 사진도 아주 많지요. 며칠 전 자작나무로 검색을 해봤는데 정말 정말 맘에 드는 자작나무 사진을 찾았습니다. 이밖에 제 노트북에 저장해놓은 자작나무 사진 가운데 가을 정취에 딱 어울리는 사진들을 올려놓습니다. 주말을 앞두고 집중력 저하에 시달리는 분들 안구정화하세요. 2010. 10. 22.
칠레 광산매몰사고로 본 구리산업과 칠레 칠레 경제 뿐 아니라 굴곡 많은 현대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주제인 구리가 칠레 산호세 광산의 극적인 구조 드라마를 계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구리는 칠레에게 매장량과 생산량 모두 세계 1위라는 ‘축복’도 안겨주었지만 1973년의 군부 쿠데타와 뒤이은 장기독재라는 ‘저주’도 함께 선사했다. 민주주의의 피를 먹고 자란 구리 산업은 이제 칠레 경제를 이끌고 있다. 지난 해 칠레 전체 수출액은 22억 2900만 달러. 이 가운데 광산물 비중이 6억 4000만 달러나 되고 그 중 절반 가량을 구리가 차지한다. 정부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칠레구리공사는 2006년 기준 정부 재정수입의 15%를 책임졌다. ‘학살자’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16년간 악명 높은 독재자로 군림했던 아우구스토 피노체트가 1973년 쿠.. 2010. 10. 18.
세 살짜리 울아들 반찬: 땅콩자반, 멸치, 무생채, 김... 지난번 글에서 울아들 식성을 자랑한 적이 있었는데 가카 말마따나 ‘기왕 이렇게 된거’ 인증동영상을 올려보기로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콩자반을 거부하는 발언을 해서 오해할 수도 있지만 사실 울아들은 콩자반을 무척 좋아합니다.(콩 먹으면 힘이 쎄~진다는 조언의 결과이지요. 흠흠) 어리다는 것은 양자택일 성향이 강하다는 뜻도 되는 것 같습니다. 만화영화를 보더라도 ‘우리편’과 ‘우리 편 아닌 편’으로 구별해서 우리편은 좋은 편이고 그렇지 않으면 나쁜 편으로 규정해 버리지요. 울아들도 두가지를 비교할 때면 ‘둘 다 좋아’보다는 ‘하나가 좋으면 하나는 싫다’는 식으로 양자택일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물론 그 정도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걸 보면 열심히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2010. 10. 15.
예산문제로 본 대한제국, <고종시대의 국가재정 연구> 김대준, 2004, 『고종 시대의 국가재정연구』, 태학사. 조선시대 말기 제위에 있었던 고종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지금도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였던 이태진을 주축으로 한 일군의 학자들이 고종과 대한제국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이 논쟁을 풍부하게 하는데 이바지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럼 예산을 놓고 고종을 재평가해본다면 어떤 모습일까. 한국에서 ‘예산’은 여전히 대중화된 주제는 아니다. 더구나 역사 속 예산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대한제국 시기에 대한 책은 많지만 당시 정부 예산이 어떻게 구성됐는지 설명한 내용을 찾기는 썩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그런 가운데 우연히 서점에서 발견한 책이 바로『고종 시대의 국가재정연구 - 근대적 예산제도 수립과 .. 2010. 10.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