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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생각/특별교부금

예산안심의 앞두고 특별교부금을 다시 생각한다

by betulo 2009.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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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예산안심의 철이 다가왔습니다. 작년 스승의날에 자녀학교와 모교에 격려금을 줬던 사실이 드러나 파문을 일으켰던 '특별교부금'을 기억하십니까. 당시 교과부는 개혁을 약속했지만 지금까지도 특별교부금 제도는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바뀐게 없는 현실에서 특별교부금을 다시 한번 거론해 기억을 환기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올해 여름에 특별교부금을 주제로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논문 자체야 내놓기 부끄럽습니다만 특별교부금과 국회의원들의 관계에 관한 부분을 블로그에 발췌해서 올려놓습니다. 아까 얘기한대로 '기억'이 우리의 무기이기 때문입니다. 논문형식이라 읽기에 다소 지루할 수 있어서 중요한 부분은 밑줄 등으로 표시를 했습니다.

특별교부금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글들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2009/06/08 -  특별교부금 개혁한다던 교육부, 1년 지나도 깜깜무소식
2009/06/04 -  교육부엔 특별교부금, 교육청엔 특별지원비
2009/03/15 -  충북교육감, 너무나 화끈한 모교사랑
2008/12/22 -  숨어있는 권력층 쌈짓돈, 특별교부금만 있는게 아니다
2008/12/22 -  감사원도 인정한 특별교부금 복마전
2008/10/24 -  교육부, 특별교부금 비판에도 '소 귀에 경읽기'
2008/09/09 -  [좌담] 특별교부금, 대안은 무엇인가
2008/09/05 -  교과부 “필요하면 검토” 모르쇠
2008/09/05 -  “의원 로비자금”… 감시 눈감은 국회
2008/09/05 -  특별교부금 빼먹기 ‘여의도의 힘’
2008/09/05 -  특별교부금 최근 3년 국회 교육위원 지역구별 현황
2008/09/03 -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특별교부금
2008/09/03 -  특별교부금 10% 재해대책비, 95%가 엉뚱한 곳에
2008/09/03 -  특별교부금은 왜 연말에만 바빠질까
2008/09/03 -  특별교부금, 장관 ‘쌈짓돈’처럼 써대는 국가 ‘비상금’


1. 여당 소속 여부와 특별교부금

단위학교 지원사업 수혜학교를 국회의원 지역구별로 분류한 결과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간 지역교육현안수요 특별교부금을 가장 많이 받은 지역구 상위 10곳을 연도별로 선별할 수 있었다.

2005년도는 상위 10곳 가운데 5곳이 여당, 5곳이 야당 지역구로 나타났다. 여당 소속 의원 지역구는 상위 4~8등, 야당 소속 의원 지역구는 1~3등과 9~10등을 차지했다. 여당 지역구가 더 많은 특별교부금을 받는다는 일반인의 인식과 다른 결과다. 2006년도는 여당 소속 지역구가 상위 10곳 가운데 6곳을 차지했다. 하지만 2006년에도 가장 많은 특별교부금을 교부받은 곳은 야당이던 한나라당 소속 의원의 지역구였다. 2007년에는 야당 의원 소속 지역구가 무려 8곳이나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이 중 5곳은 제1야당이던 한나라당이다. 여당 의원 지역구는 단 두 곳에 불과했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간 교부액으로 본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당 의원 소속 지역구는 단 세 곳에 그쳤고 나머지 7곳이 야당 의원 소속 지역구였다. 야당 의원 중에는 참여정부 당시 정부여당과 상당한 갈등을 빚은 의원들도 포함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표25> 2005~2007년도 ‘단위사업 지원사업’ 지원 지역구 상위 10곳

등수

지역

지역구

의원

여당 여부

액수

1

서울

노원구 갑

정봉주

O

8,551,500

2

인천

연수구

황우여

X

8,037,902

3

광주

남구

지병문

O

7,606,250

4

서울

관악구 갑

유기홍

O

7,156,000

5

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

이인제

X

7,000,000

6

서울

양천구 갑

원희룡

X

6,635,336

7

경남

밀양시창녕군선거구

김용갑

X

6,506,000

8

강원도

속초시고성군양양군

정문헌

X

5,928,650

9

부산

부산진구 갑

김병호

X

5,897,235

10

부산

중구동구

정의화

X

5,765,000

*단위: 천원.

이상 결과를 놓고 볼 때 여당 의원 소속 지역구가 특별교부금을 더 많이 교부받는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최연태․김상헌(2008: 293)도 특별교부세 배분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독립변수들 가운데 여당의원 소속 여부는 “오히려 非여당의원 지역이 더 많은 특별교부세를 배분받았다는 다소 상식과 배치되는 흥미로운 결과”를 내놓았다.

최연태․김상헌(2008: 293)은 이런 결과에 대해 “집권 여당의원의 경우 정상적인 예산 항목을 통해 자기 지역구의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데 반해 그렇지 못한 야당의 경우 특별교부세 배분에 오히려 총력을 기울인 결과로 볼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1)

2.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여부와 특별교부금

여당 의원 여부 다음으로 특별교부금 배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여부다. 과연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인 의원 지역구와 그렇지 않은 의원 지역구는 특별교부금 배분에서 차이가 나는지 확인해봤다. 이는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제기했던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 여부가 특별교부금 교부에 대단히 큰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이 여전히 유효한지 확인하는 의미도 가진다.

경실련(2002)이 2000년부터 2002년 8월까지 특별교부금 사용내역을 근간으로, 수혜기관이 단위학교로 명시된 다목적 교실 기숙사 강당 건축비나 현안사업비 등을 바탕으로 수혜기관의 주소와 교육위원 선거구를 비교한 결과 전국 227개 선거구에 평균 24억 2606만원을 특별교부금으로 교부했다. 하지만 당시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들은 평균 38억 1770만원을 교부받았다.

2000년부터 2002년 8월까지 ‘단위학교 지원사업’에서 경기도 여주군은 국회 교육위원장을 지낸 바 있는 이규택 의원의 지역구로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액수인 약 82억원을 교부받았다. 서울 은평구(을)도 국회 교육위원을 지낸 이재오 의원의 선거구이며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장 많은 특별교부금 66억원을 교부받았다. 같은 기간 충남 천안에 교부된 특별교부금이 113억원이다. 이 가운데 국회 교육위원을 지낸 전용학 위원의 선거구인 천안시(갑)에 83억원을 교부했다.

<그림8> 서울지역 특별교부금 교부현황 (2000-2002.8) (단위: 백만원)

*출처: 경실련(2002)


<그림9> 경기지역 특별교부금 교부현황 (2000-2002.8) (단위 : 백만원)

*출처: 경실련(2002)


<그림10> 충남지역 특별 교부금 교부현황(2000-2002.8)    (단위: 억원)

*출처: 경실련(2002)

특별교부금과 운영방식이 유사한 특별교부세도 “국회 상임위원회 중 행정자치위원회 소속의 경우 매우 안정적으로 유의수준 5%에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교부세 배분을 둘러싸고 행자부와 국회 행자위 소속 의원들 간의 긴밀한 유착관계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다(최연태․김상헌, 2008: 295).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을 지낸 사람은 모두 39명이다. 이 가운데 지역구가 없는 비례대표 9명을 배제하고, 분석 외 기간에 교육위원이었거나 재직 기간이 1개월도 안되는 세 명2)을 빼고 27명을 분석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 의원들 27명의 지역구에 3년간 지원된 특별교부금을 전체 지역구 지원현황과 비교한 결과는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 여부가 특별교부금 배분과 상당한 연관관계에 있음을 보여준다.

 ‘단위학교 지원사업’ 831개 사업을 지원받은 전국 243개 지역구의 지원액 평균은 19억 8356만원(약 20억원)이었다. 국회 교육위원 지역구인 27곳의 지원액 평균은 36억 853만원(약 36억원)이었다 국회 교육위원 여부에 따라 지원액이 1.6배 차이를 보였다. 일부 교육위원들의 지역구는 교육위원 전체 평균에 비해서도 상당히 많은 지원액을 받았다. 지원액이 많은 순서대로 보면 열린우리당 정봉주 의원의 지역구였던 서울 노원(갑)은 3년간 85억 5150만원, 인천 연수구(황우여 한나라당 의원)는 80억 3790만원, 광주 남구(지병문 열린우리당 의원) 76억 620만원, 열린우리당 유기홍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관악(갑)은 71억 5600만원을 받았다.


<그림11> 지역구별 지역교육현안수요 특별교부금 배분현황
(2005~2007년도. 단위: 원)

 
각 지역별로 살펴보면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 여부가 갖는 의미를 더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 노원구는 지역구가 세 개인데 17대 국회 당시에는 모두 여당 의원들이 당선됐다. 이 가운데 노원(병)은 3년간 총액이 10억원인 반면 노원(갑)은 같은 기간 무려 86억원일 정도로 차이가 크다. 지역구 의원 면면은 더 차이가 더 분명해진다.

노원구(갑) 지역구의 정봉주 의원은 2007년 9월 14일부터 다음해 5월 2일까지 약 9개월간을 뺀 17대 국회 전 기간을 국회 교육위원이었다. 2005년 8월 17일부터 2006년 5월 29일까지는 교육위 여당 간사를 역임했다. 정봉주 의원이 17대 국회에 처음 의원이 된 초선인 반면 노원(병) 임채정 의원은 14대부터 내리 4선을 연달아 당선됐고 20006년 6월부터 17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도 지낸 중진의원이었다.

<그림12> 서울 노원구 ‘단위학교 지원사업’ 배분 현황   (단위: 억원)


이런 차이는 관악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해찬 의원은 5선 의원이었고 2004년 6월 30일부터 2006년 3월 15일까지 2년 가까이 제36대 국무총리를 지냈다.1) 유기홍 의원은 초선 의원이었다. 그리고 그는 17대 국회 기간 내내 국회 교육위원이었고 그 가운데 2006년 6월 22일부터 2008년 5월 29일까지는 하반기 교육위원회 여당측 간사였다

관악(갑)과 관악(을)은 똑같은 지방자치단체, 똑같은 동작교육청 소관임에도 특별교부금은 무려 12배나 차이가 난다. 연도별로 보더라도 관악(갑)은 2005년 21억원, 2006년 23억원, 2007년 27억원인 반면 관악(을)은 2007년에야 3억원을 교부받는데 그쳤다. 아래 <그림13>은 관악구 전체를 100으로 생각할 때 관악구(갑)과 관악구(을)에 교부된 특별교부금의 비중을 나타낸 것이다.

<그림13> 서울 관악구 ‘단위학교 지원사업’ 배분 현황 (단위: 억원)


경기도 남양주시도 국회 교육위원 소속 여부가 특별교부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같은 여당 의원이지만 2004년 7월부터 2007년 4월까지 국회 교육위원을 역임했던 최재성 의원의 지역구는 ‘단위학교 지원사업’으로 특별교부금 35억원을 받았다. 하지만 박기춘 의원 지역구는 3년 동안 2억원에 그쳤다. 16.5배 차이다. 아래 <그림14>는 남양주시 전체에서 두 선거구에 교부된 특별교부금의 비중을 나타낸 것이다.

<그림14> 경기 남양주시 ‘단위학교 지원사업’ 배분 현황  (단위: 억원)


7개 선거구로 나뉘는 광주광역시는 17대 국회에서 모두 여당 의원들이 당선됐다. 특별교부금 전체 평균은 26억원이지만 가장 많은 지원을 받은 광주 남구와 가장 적은 지원을 받은 광주 서구(갑)이 각각 76억원과 7.5억원으로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광주 남구를 지역구로 하는 지병문 의원은 2004년 7월 5일부터 2006년 5월 29일까지 17대 국회 상반기 국회 교육위원을 지냈으며 그 가운데 2004년 11월 18일부터 2005년 8월 16일까지 여당측 간사로 일했다.

<그림15> 광주광역시 ‘단위학교 지원사업’ 배분 현황   (단위: 억원)


인천광역시에서도 17대 국회 상반기 교육위원장을 역임한 황우여 의원의 지역구인 연수구는 3년간 교부액이 80억원으로 가장 적은 1.5억원을 교부받은 계양구(을)과 액수 차이가 60배나 된다. 인천시 전체 평균인 약 27억원과 비교하더라도 3배 가량 많다. 인천시 전체에서 두 번째로 많은 56억원을 교부받은 서구강화군(갑)2)도 17대 국회 하반기 국회 교육위원이었던 김교흥 의원의 지역구다. 역시 인천시 전체 평균보다 2배 많다.

<그림16> 인천광역시 ‘단위학교 지원사업’ 배분 현황    (단위: 억원)


3. 대통령, 총리, 국회의장․부의장과 특별교부금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 여부는 특별교부금 배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대통령, 총리, 국회의장과 부의장 등이 특별교부금 배분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대상이 되는 지역은 아래와 같은 9곳이다.

△ 경남 김해(을):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
△ 관악(을): 이해찬 총리(2004.6.30~2006.3.15) 지역구
△ 경기 고양시 일산구(갑): 한명숙 총리(2006.4.20~2007.3.6) 지역구
△ 전북 정읍시: 김원기 국회의장(2004.6.5~2006.5.30) 지역구
△ 서울 중랑구(을): 김덕규 국회부의장(2004.6.5~2006.5.30) 지역구
△ 경남 남해군․하동군: 박희태 국회부의장(2004.6.5~2006.5.30) 지역구
△ 서울 노원(병): 임채정 국회의장(2006.6.19~2008.5.29) 지역구
△ 충북 보은군․옥천군․영동군: 이용희 국회부의장(2006.6.19~2008.5.29) 지역구
△경북 포항시 남구․울릉군: 이상득(2006.6.19~2008.5.29) 지역구

경남 김해(을) 지역구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 동안 모두 25.6억원을 교부받았다. 연도별로 보면 2006년 23.6억원을 받은 게 대다수를 차지하며 2005년에는 교부 실적이 없다. 2007년에는 2억원을 교부 받은게 전부다. 서울 관악(을)은 이해찬 의원이 총리로 일할 당시엔 교부내역이 없다가 총리를 마친 이후인 2007년에야 3억원을 교부 받았다.

경기도 고양시일산(갑)은 2005년 4억원을 교부받았지만 정작 한명숙 의원이 총리가 된 2006년에는 실적이 없었고 2007년 9억원을 받았다. 전북 정읍시는 김원기 국회의장 재임 당시인 2005년 27억원을 받았다가 국회의장에서 물러난 2006년에는 0원으로 줄었다가 2007년 다시 21억원을 받았다. 경남 남해군과 하동군은 박희태 의원이 국회부의장일 당시엔 교부액이 없다가 2006년 9억. 2007년 3억을 기록했다.

<그림17> 경남 ‘단위학교 지원사업’ 배분 현황    (단위: 억원)

 

앞에서도 살펴봤듯이 임채정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은 2007년 10억원을 지원받은 게 전부다. 이용희 부의장의 지역구인 충북 보은군옥천군영동군은 2005년 22억, 2007년 25억원을 교부받았다. 경북 포항시남구와 울릉군 지역은 이상득 의원이 국회부의장이 되기 전인 2005년 11억원을 교부받았지만 국회부의장이 된 2006년에는 교부받은 내역이 없었고 2007억에 8억원을 교부받았다.

이상 대통령, 총리, 국회의장․부의장 여부가 특별교부금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특별교부세의 경우와는 달리 특별교부금에서는 대통령 고향이었던 김해(을)을 제외하고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특별교부금을 받은 것도 아니고 임기 동안에 특별교부금을 많이 받은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위 직위들이 특별교부금 배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본다.



1) 이해찬 의원은 1998년 3월부터 1999년 5월까지 김대중 정부 초대 교육부장관이기도 했다.


2) 17대 국회 선거구 구역표에 따르면 인천시 서구강화군(갑) 지역구는 검단1동과 검단2동을 뺀 서구 전체를 아우른다. 강화군은 서구강화군(을) 지역구에 속해 있다.


부족한 논문이긴 하지만 석사논문을 보실 분은 아래 첨부문서를 내려받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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