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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6. 8. 16:04

특별교부금 개혁한다던 교육부, 1년 지나도 깜깜무소식

지난해 5월 하순 문화일보가 교과부장관 옷을 벗게 만드는 특종기사(교과부 간부들, 모교에 예산지원 파문)를 내보냈다. 김도연 장관과 우형식 차관을 비롯해 여러 실국장들이 스승의 날을 맞아 모교를 방문해 격려금을 줬다는 내용이었다. 그 돈의 출처가 바로 특별교부금이다.

특별교부금... 참 특별한 재원이다. 내국세 20%의 4%를 자동으로 특별교부금으로 편성이 된다. 교육부는 매년 1조원이 넘는 재량권 넘치는 예산을 갖게 되기 때문에 기획재정부와 예산협의 안해도 된다. 교육부 예산 대부분이 경직성 예산이라 지방 교육청으로 자동으로 내려가는데 특별교부금은 교육부가 내역을 정한다. 교육청에게 ‘가오’를 세울 수 있다.

국회에 예산심의도 받지 않고 결산심사도 받지 않을 정도로 아무런 외부통제도 받지 않는다. 교육부 입장에선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내 석사학위논문 주제가 바로 외부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흠흠)

지난해 9월 서울신문에서 특별교부금의 문제점을 집중분석하는 기획연재를 내보냈다.(재해대책비 엉뚱한 곳 쓴다, 장관 쌈짓돈처럼 써대는 국가비상금, 특별교부금 빼먹기 여의도의 힘, 특별교부금 전문가 좌담 등) 그리고 그 해 12월 15일 감사원은 특별교부금을 대폭 축소할 것을 권고하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특별교부금의 60%를 구성하는 시책사업수요를 일반예산으로 넘기고 30%인 지역교육현안수요와 10%인 재해대책수요를 대폭 축소하라고 했다. 계산해보면 80% 이상 축소가 된다.)

해가 바뀌고 6월 임시국회를 앞둔 지금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와 교과부는 특별교부금 개혁을 위해 어떤 얼마나 노력하고 있을까. 석사논문을 쓰는 와중에 틈틈이 정보공개청구를 해서 모아놓은 2008년도 특별교부금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국회와 교육부를 취재해봤다. 결론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더라.

국회․교육부 모두 나몰라라

국회 교과위 위원들과 교과부에 두루 물어봤다. 모두가 특별교부금 개혁에 손을 놓고 있다는게 결론이다. 특별교부금 개혁은 대폭 축소와 외부통제 강화로 요약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근거법률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개정해야 한다. 하지만 교과부는 “논의할 계획이다.”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국회 교과위도 관련 법개정안 발의된 것도 없고 법개정안을 준비하는 움직임조차 없었다.

현 교과부 차관 이주호. 그는 17대 국회 당시 교육위원회 위원이었고 특별교부금 제도개혁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지난 1월 교과부 차관 자리에 오르자 일부에선 특별교부금 개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취재요청에 “당시 보좌관과 통화하면 자세히 대답해줄 것”이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교과부는 감사원 통보를 받은 지 반년이 넘도록 특별교부금 개혁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지도 않았다. 특별교부금을 담당하는 교과부 관계자는 “감사원이 내놓은 시정권고에 대해 수용할 범위와 수용하지 않을 범위를 검토중이며 외부 전문가를 포함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강조하면서도 “현재 실무진에서 검토중이며 교과부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진 건 아직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회 교과위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한나라당 간사인 임해규 의원실 관계자는 “상임위나 당 차원에서 특별히 논의를 한 적이 없다.”면서 “개혁 논의는 예전부터 있었던 걸로 알지만 그건 항상 나오는 얘기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간사인 안민석 의원실 관계자는 “국회 교육위원들이 특별교부금을 긴급한 현안으로 생각하지 않는게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김부겸 국회 교과위 위원장 관계자 통화내용 요약

국회 교육위원장 5월 18일 사표냈고 아직 후임이 정해지지 않았다. 감사원이 작년에 냈다는 감사보고서는 아직 못 봤다. 

국회 교과위 차원에서 논의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문제제기를 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다. 2월 국회도 그렇고, 교원평가도 합의가 안되고 있고. 현안이 몰려 있다 보니 특별교부금 문제는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의원실 차원에서 논의 혹은 고민해본 적은 없다.

임해규 한나라당 간사 측 관계자 통화내용 요약

의원실에서 특별히 논의를 진행하는 건 없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다. 특별교부금을 개혁하자는 논의는 작년에도 있었던 걸로 알고 있지만 그건 항상 나오는 얘기다. 입장정리를 한 적은 없다.

안민석 민주당 간사 측 관계자 통화내용 요약

따로 특별교부금에 대해 논의하는건 없다. 유선호 의원이 작년에 제출한 법안이 현재 계류중이다.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작년부터 쟁점법안 중심으로 논의를 하고, 시급한 법안 먼저 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교부금까지 논의가 미치지 못하는 건 사실이다. 17대 국회 당시부터 여야 가릴 것 없이 논의가 계속 이어져 왔었다. 본예산에 편성해야 사업 안정성도 있지 않겠나 하는 것이다.

교육위원들이 긴급한 현안으로 특교를 인식하질 않고 있다. 예전보다 특별교부금에 대한 논의가 많이 있다. 정당에서도 특별교부금이 덩치가 너무 크다는 얘기도 나오고. 

교육재정 자체가 경직성이 너무 크다. 그걸 보완하는 차원에서 특별교부금이 필요한건 사실이다. 교육부 정책사업에만 쓰는게 아니라 용처를 달리 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지난해에도 집행실태 문제 심각

입법부와 행정부가 제도개선에 눈을 감는 동안 지난해에만 1조 1699억원에 이르는 특별교부금은 부실운용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지난해 총액이 1조 1699억원에 이르는 특별교부금이 아무런 외부통제도 받지 않으면서 예산낭비를 부채질하고 있다.

서울신문이 교과부와 16개 시도교육청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지난해 특별교부금 관련 자료를 종합한 결과를 보면 수년째 국회와 감사원에서 지적받은 연말 몰아주기 실태는 역대 최악이었고 요건에 맞지 않는 사업에 특별교부금을 교부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동안 교과부는 특별교부금의 30%를 차지하는 지역교육현안수요를 연말에 몰아주기 배분한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지역교육현안수요 3510억원 집행실태는 연말 몰아주기 측면에서 역대 최강이었다. 교과부는 지난해 지역교육현안수요로 집행한 381건 가운데 15건(18억원)을 제외한 366건 99.5%(3492억원)를 11월 10일 하루에 교부했다.

이는 연중 발생하는 특정 현안사업에 대해 수시교부토록 한 입법취지에 비추어 적절하지 않은 교부 형태이자, 예산원칙 중 하나인 회계연도 독립 원칙에 비추어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사용내역도 특별교부금 취지와 거리가 먼 사업들이 적지 않았다. ‘제37회 전국소년체육대회 행사비’ 2억원, ‘제3회 이러닝 국제박람회 개최비’ 4억원, ‘전국기능 경기대회’ 5억원, ‘한국영농인(FFK) 전진대회’ 2억원, ‘전국장애청소년체육대회’ 3억원 등은 시급한 현안으로 보기 힘든 사업들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충북 ‘청주교육청 청사이전 내부시설’ 8억원, 전북 ‘순창교육청사 리모델링’ 16억원, ‘전북교육연수원 복합건물 신축’ 10억원, 경남 ‘하동교육청사 이전’ 26억원 등 교육청 시설 개보수 사업들이 눈에 띈다.

재해대책수요는 규정상 재해로 인해 발생하는 특별한 재정수요에 쓰도록 돼 있지만 지난해 재해대책으로 사용한 특별교부금은 한 푼도 없었다. 재해대책수요의 존재이유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교과부는 재해대책수요 사용잔액을 인센티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규정을 이유로 지난해 재해대책수요 1170억원 전액을 “2008년도 지방교육 재정운영평가 재정지원” 명목으로 16개 시도교육청에 나눠줬다. 2005년 이후 재해대책수요가 실제 재해대책에 사용된 비율이 5%도 안된다. 재해대책수요의 존재목적 자체가 사라지는 셈이다.

재해대책수요의 딜레마는 재해가 난 학교시설물에 재해대책수요를 지원하기로 돼 있는데 문제는 보험처리된 시설물은 제외된다는 데 있다. 요즘 왠만한 시설물은 다 보험 들어놨다. 공제회도 있다. 다시 말해,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재해대책수요로 갖고 있어봐야 정작 쓸 데가 거의 없다.

지난해 스승의 날 파문 이후 교과부는 이들 학교에 특별교부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고, 장·차관이 학교를 방문한 후 격려금을 지급하는 관행을 폐지했다. 하지만 파문 이전에 모교에 지급했던 격려금은 회수하지 않았다. 교과부는 김도연 전 장관이 지난해 4월 모교인 서울용산초등학교 방문 때 약속한 2000만원과, 우형식 전 제1차관이 지난해 3월 모교인 충남 청남초등학교를 방문해 약속한 500만원은 곧바로 지급했고 파문 이후에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특별교부금으로 곤욕을 치룬 교과부가 이전보다 특별교부금 교부요건을 더 엄격히 적용하는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회보좌관은 “20억원 이상 투·융자사업은 투융자심사위원회를 거쳐야 하는데 교과부가 예전보다 꼼꼼하게 심사한다.”면서 “심사위원이 누구인지, 심사 진행상황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물어보는 민원이 급증했다.”고 귀띔했다.

유선호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특별교부금 개혁안은 유선호 의원이 작년 8월에 제출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이 유일하다. 유선호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특별교부금을 지금보다 50% 감축하고 분기별로 국회에 상세한 집행내역을 보고하도록 하며, 현행 우수지자체에 교부하는 방식을 형편이 어려운 지자체에 교부하는 ‘역교부’ 방식으로 바꾸자는 데 있다. 유 의원은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이다. 다음은 의원실 관계자와 일문일답.

-작년 8월에 법안 발의한 이유는. 서명한 의원중에 교육위원이 없더라
▲장관이 특교를 모교나 자녀학교 지원한게 계기가 됐다. 행안부 특별교부세도 그렇고. 논의는 됐는데 지속적으로 제도화가 안되고 있다. 문제제기 차원에서 법안 발의했다. 따로 교육위원들에게 요청하지는 않았다. 찬성하는 의원들 위주로 했다. 의원들 상대로 독려를 하지는 않았다.

-주위 의원들 반응은 어땠나.
▲당시 분위기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격려가 있었다.

-교육부 반응은
▲법안 설명하러 국회 온 교육부 관계자들에게 내가 물어보니 행안부에도 있는데 우리만 갖고 이러느냐 하는 얘기를 하더라.

-교육위 논의 상황은 어떤가
▲발의 이후 국회가 계속 혼란스럽다보니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다. 교육위원에서도 별다른 논의가 없는걸로 알고 있다. 제안설명은 교육위에 서면으로 제출했다.

-향후 생각하는 방향은
▲3월에 교육위 상정했다. 공론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이 계속 관심을 가져줘야 힘을 받을 수 있다. 교육위원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Trackback 1 Comment 1
  1. 나는야 2009.09.01 09:53 address edit & del reply

    재량권 남용의좋은 사례네요.. 저런걸 행정 사각지대라고 불러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