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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說/자작나무책꽂이

한반도가 주도하는 한반도 평화는 불가능한가

by betulo 2023.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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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 읽은 책 99권 가운데 (내 맘대로) 10권을 엄선했습니다. 10권을 위한 짤막한 독후감을 써 봤습니다.

 

<한반도의 전쟁과 평화: 핵무장국가 북한과 세계의 선택>(이삼성, 2018, 한길사)

이삼성 교수 책으로 처음 읽은 게 <미래의 역사에서 미국은 희망인가>였습니다. 1995년에 신간으로 출간된지 얼마 안됐을 때 읽었는데 무척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뒤 <20세기 문명과 야만>이라는 두툼한 책이 1998년에, <세계와 미국>이 2001년에, <한번도의 전쟁과 평화>이 2018년에 나왔습니다. <세계와 미국>까진 출간 직후 읽었는데 <한반도의 분단과 평화>는 집에 모셔만 놓고 여러 해 읽질 못하다가 올해 들어서야 꺼내 읽었습니다. 좀 더 일찍 읽지 않은 걸 후회하면서.

이삼성 교수의 문제의식은 일관됩니다. 우리의 삶을 전쟁의 참화에서 막고 평화를 열기 위한 길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우리를 둘러싼 정세를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분단의 원인과 분단의 폐해, 미국의 정책결정체계와 추구하는 목표까지도 냉철히 파악해야 합니다. 그걸 추적하려니 책은 두꺼워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 책에는 요즘같은 때 더 소름끼치는 시나리오가 적잖이 등장합니다. 남북간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중국이 한반도에 개입할 수 있고, 미국과 중국은 적당한 선에서 담합할 수 있으며, 결국 한반도는 더 영속적인 두번째 분단으로 빠져들 수도 있습니다. 결국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남북의 대화와 평화체제를 만드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 중에서도 한국이 주도적으로 나서는 균형외교와 평화포용정책만이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 아닐까 하는 게 저자의 화두입니다. . 결국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팝니다. 분단으로 인해 가장 고통받고, 평화체제 수립으로 가장 축복받을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기 때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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