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에 읽은 책 99권 가운데 (내 맘대로) 10권을 엄선했습니다. 10권을 위한 짤막한 독후감을 써 봤습니다. |
<슬픈 중국: 문화대반란 1964~1976>(송재윤, 2022, 까치)
“10년에 걸친 대재난(十年浩劫)” 동안 745만명이 박해를 당했고 420만명은 구속 상태에서 심문을 받았다. 172만명이 자살했다. 703만명이 부상당하거나 회복불능한 불구가 되었다.
1978년 중국공산당 부주석이던 예젠잉(葉劍英)이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폭로한 문화대혁명 피해자 규모라고 합니다. 물론 정확한 숫자는 여전히 철저한 기밀 속에 감춰져 있습니다. 그나마 중국공산당 부주석이 문화대혁명이 끝난 직후 발표한 내용으로 피해 규모를 짐작할 뿐입니다.
이 책은 여러모로 충격적입니다. 1966년부터 1976년까지 문화대혁명이 중국 전역을 어떻게 지옥으로 만들어버렸는지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사실 중국공산당조차 문화대혁명을 “건국 이래 당과 국가와 인민이 겪은 가장 심각한 후퇴이자 손실”로 인정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이 책은 문화대혁명의 자초지종을 밝히며 마오쩌둥을 지목한다는 점일 겁니다. 대약진 운동의 처절한 실패를 덮고 자신의 자리를 위협한다고 생각했던 이들을 제거하기 위해 마오쩌둥이 일으킨 ‘반란’이야말로 문화대혁명의 본질이며, 그게 가능할 수 있었던 중국공산당 체제의 치명적 약점을 가감없이 드러냅니다.
마오쩌둥이 펑더화이를 제거했을때, 류사오치를 제거했을때, 덩샤오핑을 제거했을 때 수십년을 함께 목숨걸고 싸웠던 그 많은 동지들 가운데 누구도 제대로 이들을 위해 나서지 않았습니다. 마찬가지로 덩샤오핑이 4인방을 제거했을 때, 화궈펑을 제거했을 때도 누구 하나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지 않았습니다. 동지는 간데없고 제잇속만 나부끼는 모습이 드러내는 건 사내정치와 이합집산, 음모와 중상모략으로 가득찬 아침드라마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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