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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987

용궁은 오늘도 색칠놀이하느라 바쁘다 검토는 안하지만 필요하면 검토할 것이고, 필요한지 안한지 검토할 건데 아직 결정된 게 없으니까 가정해서 묻지 말아달라. 28일 열렸던 국방부 브리핑을 한 마디로 요약해봤다. 이게 말이냐 떡이냐 싶겠지만 그래도 별 수 없다. 발단은 홍범도였다. 육군사관학교가 느닷없이 학교에 있는 홍범도 흉상을 치우겠다고 했다. 소련공산당 관련 활동을 했으니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맞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곧바로 문제제기가 나왔다. 국방부 앞에도 홍범도 흉상이 있는데 그것도 치울거냐. 국방부 브리핑에서 이 질문을 받은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부가 현재 검토하고 있지만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공산당 입당 또는 그와 관련된 활동이 지적되고 있어서 검토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알기 쉽게 번역.. 2023. 8. 29.
"A중령"을 위한 변명 국방부 검찰단이 지난 12일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을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는 2021년 12월 열렸던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당시 양국 고위공직자 발언을 외부로 유출한 뒤 지난 2월 출간한 ‘권력과 안보-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이라는 책에 담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눈길을 더 사로잡은 건 부 전 대변인이 아니라 “A중령”이었다. 국방부 발표자료 맨 끝에는 이렇게 써 있다. “부 전 대변인의 부탁을 받고 내부 보안절차를 위반하여 외부로 자료를 반출한 현역 A중령에 대해서는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으로 군사법원에 불구속 기소하였음.” 문제의 자료반출은 2022년 4월 14일에 있었다고 한다. 국방부 대변인실이 이사 가는 날이었다. 대통령실 이전을 앞두고.. 2023. 7. 19.
소령 계급정년 연장 필요하다 31년째 그대로인 소령 계급정년이 45세에서 50세로 늘어날 수 있을까.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를 통과한 군인사법 개정안에 현역군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초급간부 지원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계급정년 때문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만큼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국회와 국방부 등에 따르면 소령 계급정년을 45세에서 50세로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군인사법 개정안이 지난달 23일 국회 국방위를 통과해 현재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발의한 소령 계급정년 연장 개정안을 국방위 대안으로 의결했다. 법안은 직업군인의 직업 안정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초급간부 지원율도 높이기 위해 소.. 2023. 4. 4.
저출산 극복, 아빠 군인들 육아휴직에서 답을 찾다 직업군인인 A씨는 첫째 아이가 태어나고 유치원을 졸업할 때까지 이사를 다섯 번 다녔다. 강원도에서 태어난 아이는 A씨 근무지를 따라 전북, 충남, 경기, 서울, 경기도를 옮겨다녀야 했다. 아이가 친구들과 친해졌다 헤어졌다를 되풀이하는 걸 보는 게 마음이 쓰이던 차에 코로나19가 시작됐다. 비대면 수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보니 아이들은 물론이고 아내도 힘들어했다. 고민 끝에 A씨가 선택한 건 육아휴직이었다. 국방의무를 잠시 접고 6개월 동안 ‘육아의무’를 하고 나서 A씨가 얻은 건 무엇일까. 그는 26일 서울신문에 “아이를 키운다는 게 얼마나 힘든 건지 뼈져리게 느낄 수 있었다”면서 “아이들을 직접 키워보니 왜 저출산 문제가 생기는지 마음으로 이해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인구 감소는 단순하게 표현하면 .. 2023. 3. 27.
믿음직한 전우의 조건 ‘알렉산더’라는 영화가 있다. 흥행이 썩 잘되진 않았고 다소 지루한 것도 사실이지만 영화 초반부 가우가멜라 전투 장면만큼은 언제봐도 흥미롭다. 알렉산더대왕이 이끄는 마케도니아와 다리우스3세가 이끄는 페르시아가 기원전 331년 오늘날 이라크 아르빌 인근 가우가멜라라는 곳에서 맞붙었던 전투에서 알렉산더는 우익에 배치한 기병대를 이끌고 페르시아 쪽 좌익 기병대를 유인한 뒤 페르시아 본진과 좌익 사이에 벌어진 틈을 놓치지 않고 다리우스3세 바로 앞까지 쇄도했다. 예상치 못한 일격에 전열이 무너지면서 페르시아는 결정적인 패배를 당한다. 대오가 흐트러지는 그 짧은 순간을 놓치지 않은 덕분에 그토록 기세등등했던 페르시아가 무너졌다. 군대에 가면 가장 먼저 배우는 게 제식훈련이다. 조교들은 끊임없이 “오와 열을 맞추라.. 2022. 12. 15.
복지부동 강요하는 정부 신속한 의사결정을 피하고 항상 ‘정식 절차’를 거치도록 한다. 급하게 해야 할 일이 있을 때는 회의를 연다. 회의에선 ‘라떼는 말이야’로 이어지는 일장연설을 늘어놓고 상관없는 주제를 끊임없이 꺼낸다. 정확한 단어 선택을 두고 실랑이를 벌인다. 덜 중요한 일을 먼저 처리하게 하고, 중요하지 않은 일에 완벽한 일처리를 명령한다. 한 명이 결정해도 되는 일도 여러 사람이 승인을 하도록 한다. 누구나 주변의 이런 사람 하나쯤은 알고 있기 마련이다. 이런 사람이 조직을 이끄는 자리에 있다면 그 조직이 엉망진창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하지만 만약 조직을 망치는 게 그 사람의 목적이라면?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사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신인 전략사무국(OSS)이 1944년에 펴낸 ‘사보타주(파괴공작) 현장교본.. 2022. 11. 25.
軍성고충상담관 정원 2배로 늘렸지만 실제 확충은 ‘찔끔’ 국방부가 성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해 성고충상담관 정원을 대폭 늘렸지만 정작 인력 확보는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각군별 성고충상담관 현황’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육·해·공군, 해병대, 국방부 직할부대의 성고충상담관(성고충 전문상담관) 인력은 모두 70명이었다. 정원 103명에 비하면 68%에 불과하다. 지난해 공군 간부의 하급자 성추행과 부실한 사후 대처로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에 이른 사건을 계기로 국방부는 성고충상담관 확충을 추진했다. 지난 2월 성고충상담관 기준 개정을 완료해 정원이 50명에서 103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실제 추가 충원은 최근까지 23명에 그쳤다. 육군은 성고충상담.. 2022. 10. 29.
현무 낙탄 사고, 더 위험한 건 따로 있다 북측에서 연달아 미사일을 쏘니 남측 국방부가 본때를 ‘살짝’ 보여주려고 내놓은 게 현무 미사일 발사였다.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다’는 것까진 좋았는데 문제는 발사 직후 터졌다. 그날 오후 11시 현무를 발사하고 나서 10초 동안은 정상 비행했지만 그 뒤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비정상비행을 했다. 기지 안쪽으로 낙탄하기까지 30초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빽도’를 한 것도 동네 창피한데 하필 파편이 민가 근처에 떨어졌다. 공교롭게도 북측이 쏜 탄도미사일은 4500km를 날아가 태평양에 떨어졌다. 창피도 이런 창피가 없다. 그게 끝일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현무-2C’ 낙탄 사고가 발생한 건 4일 밤이었다. 당시 현무 발사를 하느라 강원도 강릉시 제18전투비행단에선 강한 불꽃과 소음, 섬광이 발생.. 2022. 10. 29.
'현무'로 맞불 놓으려던 국방부, 중국군 장갑차 영상으로 창피당해 최근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하자 우리 군이 현무 탄도미사일을 의도적으로 ‘살짝’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하지만 국군의날 기념식에 중국군 장갑차 이미지를 사용하는 바람에 빛이 바랬다. 국방부는 지난 1일 충남 계룡대에서 개최한 국군의날 기념행사에서 3축 체계를 설명하는 영상을 통해 “여기에는 세계 최대 탄두 중량을 자랑하는 고위력 현무 탄도미사일도 포함된다”며 현무 미사일 발사 장면을 짧게 노출했다. 북한이 핵을 사용했을 때 응징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최신 미사일의 발사 영상을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다. 3축이란 북한 핵·미사일을 탐지하는 킬체인, 발사된 미사일을 조기에 탐지·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 타격 능력으로 응징·보복에 나서는 한국형 대량응징보복(KMPR)을 말한다. 탄두 중량 추정치.. 2022. 10.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