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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인도 뭄바이서 세계사회포럼 개막 (2004.1.16)

by betulo 2007.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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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뭄바이서 세계사회포럼 개막
개막 기자회견 "반전·반세계화 관계설정" 쟁점
지난해 노벨평화상 쉬린 에바디 “민주적 세계화” 역설
동성애자인권연대 "한국 동성애자 차별 알리겠다"
2004/1/16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2신 16일 오후 6시 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민주적으로 바꾸자”


16일 6시경에 제4차 세계사회포럼 개막식이 열렸다. 개막식에는 수만명의 참가자가 운집한 가운데 열렸으며 개막식이 열린 운동장 밖에서도 수많은 참가자들이 다양한 퍼포먼스와 행진을 계속했다.



            
     "다른세계는 가능하다"
      제4차 세계사회포럼이 인도 뭄바이에서 16일 오후 6시(현지시간)개막했다.  <강국진 기자>
 


 




개막식 연단에 선 연사들은 반전에 많은 얘기를 할애했다. 올해 핵심의제가 이라크전 반대를 비롯한 반전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연단에 선 유일한 유일한 유럽인인 제레미 코르빈(영국, 반전운동가)는 “반전운동에 남반구와 북반구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며 “반전과 반세계화가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미국이 이라크를 상품으로 팔아치우고 있다”며 “이라크의 상황이 세계화의 양상을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개막식에는 특히 2003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이란의 인권변호사 쉬린 에바디가 세계사회포럼의 의미와 인권의 중요성 등을 강조했다. 특히 쉬린 에바디는 “세계화 과정을 민주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화는 빈곤의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한 뒤 “빈곤은 인권에 대한 엄청난 탄압이다. 보건의료권․교육권 등이 침해받는다. 그것이 인권을 침해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고 비판했다. 쉬린 에바디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민주적으로 바꾸는 것” 등을 대안을 제시했다. 쉬린 에바디는 가부장제와 여성차별에 대해서도 강하게 문제제기하는 걸 잊지 않았다. 그는 “가부장제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억압한다”고 꼬집은 뒤 “남성과 여성이 손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1신] 반전과 반세계화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3차 세계사회포럼까지는 반세계화가 주된 의제였는데 이번은 반전이 핵심 의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것을 경제적 사회적 문제와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전쟁 자체도 사회적 경제적인 문제이다. 정치적 민주주의와 사회적 민주주의가 나누어질 수 없다고 본다. 반전과 반세계화는 다르지 않다”



1월 16일 낮 4시(현지시간), 세계사회포럼 조직위원회가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던진 질문과 무스타파 바르고우티(팔레스타인, 국민정치이니셔티브 대표)의 답변은 올해 세계사회포럼의 핵심 쟁점을 보는 두 시각을 대변한다.



한쪽에선 “부문운동의 중요성은 인정하지만 지금은 반전운동에 ‘집중’할 때”라는 입장을 보인다. 다른 쪽에서는 “반전운동으로만 무게중심이 쏠리면서 여타 주제가 들러리로 전락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엄기호 전 팍스로마나 아태담당은 “세계사회포럼인지 세계정치포럼인지 헷갈린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운동의 다양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그리고 대안세계화와 반전의 관계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주목된다.



     
       16일 오후 4시(현지시간) 열린 개막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뭄바이=강국진 기자>


 

기자회견에 나온 각국의 대표적 활동가들은 대안세계화와 반전을 위한 세계사회포럼의 중요성을 적극 강조하며 평화와 민주주의, 인권을 위한 전세계 민중들의 연대를 호소했다. 그러나 틀에 박힌 얘기가 대부분인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반전과 반세계화의 관계설정에 대한 문답을 빼면 이란과 팔레스타인 등의 구체적인 현실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구체적으로 현황과 전망을 얘기한 전부였다.


 

2003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쉬린 에바디(이란, 변호사)는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을 밝히기 위해, 인간존엄성을 억압하는 정치에 반대하기 위해, 인권의 보편성을 선언하기 위해, 전쟁이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세계사회포럼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라크 민주운동가 압둑 아미르 알 레카비는 “세계사회포럼을 통해 미국의 점령정책에 어떻게 반대할 것인가를 모색할 것”이라며 “세계사회포럼이 이라크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레미 코르빈(영국, 반전운동가)은 “세계사회포럼이 남반구와 북반구, 평화운동과 사회운동 등에 걸쳐 연대운동의 새로운 인식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높게 평가한 뒤 “사회정의 없는 평화는 실현될 수 없다”고 말했다.



무스타파 바르고우티(팔레스타인, 국민정치이니셔티브 대표)는 “인티파타 이후 인권 상황이 더 나빠졌다”며 이스라엘에 억압받는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증언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정의와 자유, 민주를 위해 싸우는 것이지 유대인에 반대해서 싸우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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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뭄바이 = 강국진 기자 sechenkhan@ngotimes.net


 "한국 동성애자 차별 알리겠다"
[세계사회포럼 참가자 인터뷰] 정욜 동성애자 인권연대 (27)



- 세계사회포럼 참가 목적은.



 
"동성애 공포증 없다면,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동성애자인권연대 소속 활동가 3명도 이번 세계사회포럼 행사에 참여했다.  
전세계 수많은 나라에서 동성애자들이 차별받고 있다. 우리가 한국에서 받는 차별을 세계에 알리고 다른 나라의 동성애자들이 받는 차별을 알기 위해 세계사회포럼에 참가했다. 외국의 사례를 알아 한국 안에서만 왈가왈부하는 게 아닌 폭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것이 바로 연대의 첫단추라고 생각했다. 인도에서도 동성애자단체들이 여러 행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거대한 운동 안에서 다양한 운동을 듣고 싶은 기대도 컸다.



-이번 행사에서 목표하는 것과 계획은 무엇인가.



△성적 소수자의 인권, 에이즈 감염자들의 의약품 접근권 등에 관한 워크샵 등 4개 정도의 동성애자 관련 행사가 열린다. 남미와 아프리카에서는 감염인들의 인권과 의약품 접근권에 관한 운동이 발달해 있지만 한국은 이제 막 시작이다. 이번 포럼을 계기로 한국에 어떻게 적용할 지에 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유인물은 어떤 내용을 담았나.



△엑스존 사이트 폐쇄에 대한 내용을 많이 다루었다. 청소년 보호라는 이름의 이데올로기로 동성애자의 인권을 무시하는 처사이다. 최근 엑스존이 항소심에서 패소했고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이다. 그나마 고등법원에서 사이트 폐쇄가 위헌소지가 다분하다고 인정한 것은 성과라고 생각한다.



-세계사회포럼 참가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동인련에서는 3명이 참가했다. 피켓과 유인물을 준비해 선전을 많이 하고 있다. 유럽이나 남미쪽 사람들은 격려도 해주고 박수도 쳐준다. 하지만 인도쪽 사람들은 깜짝 놀라서 피하거나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섹슈얼리티 관련 인권이 열악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같이 참가한 동인련 회원 2명은 처음에 동인련 회원이란 걸 밝혀야 한다는 사실 자체를 꺼려했다. 한국 참가자들에게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게 알려지는 게 부담스러운 것이다. 한국의 운동가들 중에서도 동성애자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부 운동가들의 선입견을 깨기 위해서라도 이런 행사에 자주 참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도 뭄바이 = 강국진 기자 sechenkhan@ngotimes.net
 






 
2004년 1월 16일 오후 12시 15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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