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 ||||||||
크레인농성 열하루의 긴박한 과정 | ||||||||
2005/11/14 | ||||||||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 | ||||||||
지난 10월 24일 새벽 1시 30분. 비정규직 노동자 61명이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 B동과 Q동 크레인을 점거했다. 이들은 위장폐업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120여명을 현대하이스코가 복직시켜 줄 것과 비정규직노조를 인정해줄 것을 요구하며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이후 11일 동안 전국적인 쟁점으로 떠오른 크레인농성이 시작된 것이다.
공장을 점거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건 이들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현대하이스코가 한번이라도 대화에 나섰다면 그런 사태는 없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점거농성은 결국 현대하이스코를 대화 자리로 불러내고 언론과 정치권에 자신들의 “억울한 처지”를 알리고 도움을 호소하는 것이 진정한 목적이었다. 그래서 이들은 “어쩔 수 없는 마지막 선택이었고 정당한 투쟁이었다”고 주장한다.
현대하이스코와 경찰은 즉각 농성장 주변을 봉쇄했다. 음식물 반입을 막은 현대하이스코는 심지어 순천시장, 국가인권위원회, 국회의원까지 막았다. 농성 노동자들은 철저히 고립된 상태에서 강제진압과 추위· 배고픔과 맞서 싸워야 했다.
정말 견디기 힘든 건 추위였다. 사측이 전기를 끊어서 해가 지면 깜깜해지는 크레인에서 해가 지면 잠을 잤지만 자정쯤 되면 추위 때문에 자연스레 눈이 떠졌다. 발이 시려워서 하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체조도 하고 얘기도 하면서 해가 뜰 때까지 버틴다. 낮에는 교대로 경계근무를 하면서 두세시간 잠을 잘 수 있는게 전부였다. 추위가 아니더라도 언제 강제진압이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제대로 잠을 잘 수도 없었다.
11월 1일부터 강제진압 조짐이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엠블런스와 소방차를 배치하고 경찰특공대가 지붕을 뜯어냈다. 이런 움직임이 계속되는 가운데 2일 오후 5시부터 광주지방노동청장 중재로 순천고용안정센터에서 금속노조와 현대하이스코는 협상을 다시 시작했다. 협상은 쉽지 않았다. 문구 하나하나에 이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결국 마라톤회의 끝에 3일 새벽3시가 돼서야 노사잠정합의안이 나왔다. 잠정합의안은 △하청업체 결원시 해고자 우선 채용 △노조활동 보장 △농성 사태로 인한 민·형사상 책임 최소화 노력 등을 담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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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14일 오전 9시 57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시민의신문 제 623호 7면에 게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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