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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생존권이 압도, 환경운동 쉽잖아"

by betulo 2007.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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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상진 광산지역환경연구소 소장
2005/11/7

“어쨌든 광산지역에서 석탄산업은 생존권과 직결되는 문제다. 환경문제만 강조하는 건 지역 실정을 무시하는 걸로 비친다. 생존권이 환경권을 압도해 버린다. 지역에서 환경운동을 한다는 게 정말 쉽지 않다.”

이상진 광산지역환경연구소 소장은 “강원랜드니 스키장이니 해서 개발사업은 많이 하는데 복원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며 “이제는 ‘묻지마 개발’이 아니라 다른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렇게 말하면 돌 던질 사람 여럿 있겠지만 솔직히 태백에 골프장이나 스키장이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지금까지 개발사업은 민선시장이 어떻게든 업적을 남기려고 하는 개발이었고 모조리 갈아 엎은 다음에 건물 짓고 조경사업하는 방식이었다”고 비판했다.

765킬로볼트송전소는 지역에서 환경운동 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전원개발특별법에 근거해 울진에서 가평까지 송전탑을 건설해 전기를 옮긴다는 사업이지요. 산림파괴는 불보듯 뻔한 사업입니다. 몇 년간 반대운동했지만 결국 시청에서 밤에 몰래 공사하는 방법으로 송전탑을 완공했지요. 주민들은 환경단체 반발 때문에 사업이 늦게 이뤄져 지원을 제대로 못받았다고 환경단체를 원망하지요.”

이 소장은 “아직도 관 중심으로 가고 있는 게 문제”라며 “민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합의하고 그 내용을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정부가 지역에 내놓은 막대한 지원금으로 결국은 개발사업만 했다”며 “시민들은 사정을 전혀 모른다”고 비판했다.

개발사업의 근저에는 인구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식도 잠재해 있다. 하지만 이 소장은 “현재 태백시 인구가 5만인데 관에서는 자꾸 인구를 불리려고 한다”며 “그러다보니 자꾸 대단위 개발을 강조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산악지역인 태백은 3-4만 정도가 적당한 인구수준”이라며 “그 정도 인구수준이면 레저스포츠나 태백산을 활용한 관광사업을 대안산업으로 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태백=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5년 11월 7일 오전 8시 13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시민의신문 제 622호 6면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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