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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자기계발보장·조직내 민주주의 필요하다"

by betulo 2007.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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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보장·조직내 민주주의 필요하다"
[2005시민사회리더십컨퍼런스 현장중계] 운동가로서 자기전망과 비전 워크숍
2005/8/26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운동이 싫어서 운동을 그만두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 자기비전이나 관계 문제 때문이다. 갈등은 언제나 나타난다. 조직의 비전과 자기비전이 괴리를 일으키고 내부 구성원과 손발이 안맞으며 자기계발이 제대로 안된다. 워크숍 (마) ‘운동가로서의 자기전망과 비전에 관련된 갈등조정과 소통’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지속가능한 운동을 위한 선결과제로 ‘자기계발 기회 보장’과 ‘조직내 민주주의 확립’을 꼽았다.

워크숍
시민사업국 유정기자
2005 시민사회단체활동가 리더십컨퍼런스의 일환으로 열린 워크숍 (마) ‘운동가로서의 자기전망과 비전에 관련된 갈등조정과 소통’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지속가능한 운동을 위한 선결과제로 ‘자기계발 기회 보장’과 ‘조직내 민주주의 확립’을 꼽았다.

이들은 시민운동을 하면서 느끼는 ‘벽’을 너나없이 털어 놓았다. 무엇보다도 교육이나 재충전이 부족하다 보니 사회흐름에 뒤쳐진다는 자괴감이 시민운동가를 괴롭힌다. 업무와 의사소통을 조율해 줄 중간관리층이 없는 것도 어려운 점이다. 열악한 재정은 인적자원 부족을 초래하고 이는 업무량 폭주로 이어진다.

사람들은 시민단체 하면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활동을 떠올린다. 하지만 시민단체 내부 민주주의 확립도 그에 못지않게 심각한 과제라는 것이 워크숍 참가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었다. 문숙현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단체를 지도한다는 인사들 가운데 적지 않은 권위적인 경향”을 말하고 홍미숙 천안YWCA 간사는 “수직적인 의사결정에서 오는 자기 갈등”을 털어놓는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동의가 아닌 형식적 동의만 있는 결정사항, 결정과 집행이 이원화돼 있는 상황은 시민운동가를 힘들게 한다. 한 시민운동가는 “일주일에 한번씩 운영위원들이 회의해서 사업을 결정하지만 실무자들과 상의하는 절차는 전혀 없다”며 “결국 실무자들에게 강요하는 식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시민운동가는 “단체를 지도하는 이들은 일반 활동가들이 단체 의사결정구조에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스템에 따른 단체운영과 공정한 사업평가, 민주적인 의사결정구조 등의 대안제시도 잇따랐다.

조직내 민주주의에 따른 갈등은 조직을 공중분해시키거나 열정적인 시민운동가가 ‘퇴출’당하는 사태로 이어지기도 한다. “아무리 좋은 대의를 갖고 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 독선으로 흐르면 결국 그 사람과 조직 전체가 괴리돼 버리죠. 결국 열심히 한 사람이 조직을 떠나게 되거나 조직 전체가 와해되는 걸 본 적도 있습니다. 너무 서둘러서 사업을 확장하려 하고 단체를 발전시키려 하면 결국 남에게 강요하는 게 돼 버리더라구요. 이건 아닌데 하는 고민은 있지만 반발하긴 뭐하고, 결국 따라가긴 하는데 적극성은 안생기는 거죠.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라는 것이 조직 역량 키우는 것처럼 보여도 속으로는 곪아가는 경우가 생겨요.” 손정희 참교육학부모회 부회장의 말이다.  

자기 계발과 재충전은 지속가능한 운동을 위한 필수과제이다. 여기서도 ‘인적자원부족-과다한 업무량-열악한 재정-인적자원 부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라는 딜레마가 생긴다. 규모가 큰 단체는 사람이 많으니까 교육 받으러 가도 대체인력이 있다. 그러나 작은 단체에선 한 사람이 빠지면 옆에 있는 사람이 모든 부담을 져야 한다. 서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결국 관계문제가 생긴다. 김성학 에듀플랜 대표는 “독일에서는 1년에 닷새 동안 교육받을 권리를 주는 법도 있다고 들었다”며 “재교육을 강제조항으로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충전을 위해 정기적인 휴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았다. 6년 일하고 1년 쉬는 안식년을 실시하기 어려운 시민단체들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한 단체는 3년 일한 사람에게 1개월 유급휴가를 주는 방안을 제시한다.

4번에 걸친 워크숍을 통해 참가자들은 끊임없이 자기전망과 단체전망, 자기발전과 단체 발전을 토론했다. 때론 두 가지 주제가 한가지인 양 뒤섞이기도 했다. 자기전망을 둘러싼 갈등을 얘기하다가 어느새 조직내 갈등 얘기가 나오고 자기전망을 위한 재교육은 재교육을 통한 단체발전으로 이어졌다. 지속가능한 운동이라는 자기전망과 비전은 결국 단체의 전망과 비전과 뗄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확인시켜준 셈이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blog.empas.com/globalngo)

2005년 8월 26일 오전 11시 43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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