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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재정

‘특례시’ 동상이몽… “권한 없이 명칭만 부여” “권한 이양 디딤돌”

by 자작나무숲 2020. 8. 4.

특례시를 사이에 두고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동상이몽이 계속되고 있다. 행안부는 실권은 없이 관직만 내려주던 조선시대 ‘능참봉’으로 생각하는 반면 지자체에선 도약을 위한 디딤돌로 본다. 

행안부와 지자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7월 3일 국회에 제출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 법안에 포함된 ‘특례시’ 규정을 두고 서로 전혀 다른 시나리오를 상상하고 있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인구 100만명 이상이거나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인구 50만 이상 도시를 대상으로 위상을 강화하도록 특례시로 규정하도록 돼 있다. 행안부에선 특례시라는 명칭만 부여할 뿐 구체적인 지위와 권한은 법안 어디에도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특례시 명칭 도입을 주장해온 지자체 단체장들은 특례시 도입이 사무·재정 권한 이양을 위한 디딤돌로 이어질거란 기대를 숨기지 않는다. 

특례시 제도 도입이 처음 거론된 건 2014년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현 자치분권위원회)가 발표한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이 최초다. 당시 대도시 광역행정 수요를 고려해 인구 50만 이상은 특례시, 100만 이상은 특정시로 명칭을 부여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자치분권위는 2019년 발표한 자치분권 시행계획에서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를 특례시로 하기로 했다. 정부는 그 해 특별시·광역시가 아닌 인구 100만명 이상 도시를 특례시로 정하도록 하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임기만료로 자동폐기됐다. 

정부가 21대 국회 출범에 발맞춰 지난 3일 국회에 제출한 개정안은 특례시 요건에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인구 50만명 이상 기초지자체’도 추가했다. 이밖에도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특례시 관련 개정안만 10건이나 된다. 당초 100만 이상 도시만 대상으로 하던 특례시 도입이 50만 이상으로 확대된 건 인구 50만 이상 100만명 미만인 12개 기초지자체의 요구가 워낙 강했기 때문이다. 한 행안부 관계자는 “지자체와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특례시 요건을 확대해 달라는 요구가 엄청나게 많았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에는 6개 광역시가 있다. 경기 수원(119만명), 경기 고양(106만명), 경기 용인(106만명), 경남 창원(104만명)은 광역시 기본 요건인 인구 100만명 이상인데도 광역시가 되지 못하고 있다. 인구규모에 따른 행정수요를 충분히 반영해주지 않는다는 불만에 더해 수원보다도 인구가 적은 울산(114만)는 과거 인구 100만이 채 안될때 광역시가 됐다는 형평성 논란까지 존재한다. 하지만 정부에선 광역시가 늘어나는건 가뜩이나 심각한 시도간 불균형이 더 커지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공감대가 있다.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를 특례시로 지정하는 건 절충점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작은 100만 이상이었던 특례시는 공론화 과정에서 갈수록 대상이 많아졌다. 먼저 광역지자체 도청소재지이지만 인구 100만에는 못미치는 전북 전주(65만명), 충북 청주(84만명)에서 특례시 요건에 행정수요와 균형발전, 상징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경기 성남(94만명)이나 경기 부천(83만명) 등 100만명에 근접한 기초지자체도 논의에 동참하더니 급기야 인구 50만 이상 기초지자체까지 특례시 대열에 합류했다. 현재 인구 50~100만 기초지자체는 12곳이다. 

사실 특례는 이미 존재한다. 현행법상 인구 50만 이상 도시는 행정과 재정 운영에서 특례를 부여받는다. 인구 100만 이상 도시 역시 행정조직과 정원, 재정 특례가 있다. 하지만 일선 지자체에선 실질적인 권한이양을 병행한 제도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 회장인 염태영 수원시장은 “인구는 수원이 울산보다 많은데도 광역시가 아닌 기초지자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 기준으로 공무원 1인당 주민수가 울산은 192명인데 수원은 402명이나 된다. 대도시 특성이 배제된 획일적인 기준 때문에 수급권자 주거용 재산 한도액이나 긴급지원사업 주거비 지원액 등에서 수원은 인구가 10배 적은 소도시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고 밝혔다. 

지자체 입장과 달리 현재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은 특례시라는 행정명칭을 부여하는 것 말고는 추가로 이양하는 권한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행안부 관계자는 “인구 50만 이상 지자체 16곳을 중심으로 특례시를 요구하는 건 결국 위상과 자부심 때문이다. 지방선거도 다가오니까 뭔가 성과로 내세우고 싶어하는 것”이라면서 “현재 정부에선 특례시 명칭 부여 말고는 어떠한 권한이양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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