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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재정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 된 자칭 “빨갱이 감별사”

by 자작나무숲 2020. 7. 10.

문재인 정부가 표방하는 핵심 국정목표 가운데 하나인 자치분권 추진을 총괄하는 기구인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지난 7일 출범식을 열고 제2기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2기 위원회는 민간 위촉위원 24명과 정부측 당연직 위원 3명 등 모두 27명으로 구성됩니다. 민간 위원 가운데 1기에 이어 연임하는 김순은 위원장을 포함해 6명을 뺀 18명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습니다. 


자치분권위는 정부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결코 작지 않습니다.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해 설치된 대통령 소속 자문위원회입니다. 위원장은 장관급이고 민간위원들은 공식적으로 문 대통령이 위촉한 분들입니다. 2기 자치분권위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자치경찰제 도입, 기초연금이나 기초생활보장 등 국가최소보장적 복지사업의 국가책임강화, 국고보조사업 정비 등 하나같이 만만치 않은 국가적 의제를 다뤄야 합니다. 이렇게 중요한 과제를 수행하려면 위원들의 자질과 철학, 의지가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새롭게 위촉된 위원 가운데 유동열이란 분이 있습니다. 위원회가 소개하는 공식 직함은 자유민주연구원장입니다. 과거 민주화운동을 하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아본 이들 사이에선 유동열 이름 석 자 모르면 간첩 소리 듣기 딱 좋습니다. 유동열은 과거 경찰대학 공안문제연구소 연구관으로서 국가보안법 관련 재판에 전문가증언을 도맡아 하던 자칭 “빨갱이 감별사”였습니다. 


유동열은 2014년 자유민주연구원을 만들었고 최근엔 ‘유동열의 안보전선’이란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15년 전에 시민단체가 주최한 한 토론회에서 이 분이 “판결문 어디에도 살인죄라도 돼 있지 않다. 박종철씨 사건은 살인이 아니다”고 주장하는 걸 듣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나라입니다. 특정인을 근거없이 명예훼손하는게 아니라면 “한국 사회 곳곳에 북한에 동조하는 간첩들이 활약하고 있다”며 “적화통일 위기”를 주장하건 말건 본인 자유입니다. 하지만 본인이 그토록 비판하는 남북화해협력정책 추진을 지휘하는 대통령 직인이 찍힌 위촉장을 받은 건 그렇다 치더라도, 자치와 분권 관련 활동은 전혀 해본적도 없고 오로지 “빨갱이 감별”만 관심갖는 분이 ‘빨갱이 감별위원회’도 아니고 자치분권위원이 된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자치분권위는 법에 따라 민간 위원 중 10명을 국회가 추천하게 돼 있습니다. 황교안 당대표 시절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이 추천한 4명 중 한 명이 바로 유동열입니다. 그의 이력이 알려지면서 위원회 안팎에서는 불만과 우려가 터져 나옵니다. 한 자치분권위 관계자는 9일 “자치분권 문제에 관심이나 있을지, 회의 참석이라도 제대로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치분권위원은 “법적인 하자는 없다. 하지만 위원 추천권이 있는 정당에서 좀더 책임감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고 꼬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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