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이나 20~30대 청년이 죽었습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사망원인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타살, 즉 자살입니다. 40~50대에서 두번째로 가능성이 높은 사망원인 역시 자살입니다. 세계 최강 자살율, 이러니 '헬조선' 소리가 안나올 수가 없습니다. 그나마 2011년 이후 자살률이 감소하고 있다는 게 불행 중 다행입니다. 기초연금 등 복지정책 확대가 자살률을 일부라도 떨어뜨리는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복지정책이 나라를 구합니다.
통계청이 지난 9월 22일 ‘2016년 사망원인통계’를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10대부터 30대까지 사망원인 1위는 자살, 40~50대에선 사망원인 2위가 자살이라는게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자살률(인구 10만명당)은 25.6명이었고, 특히 남성이 36.2명으로 여성(15.0명)보다 2.4배 높았습니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람은 지난해 모두 1만 3092명으로 하루 평균 35.8명이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변환한 ‘OECD 연령 표준화 자살률’을 보면 한국은 24.6명으로 OECD 평균은 12.0명과 비교가 안될만큼 압도적입니다.
자살률은 그 사회가 얼마나 건강한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자살을 많이 하는 사회는 그 자체로 그 사회가 병들어 있다는 신호이고, 그 사회가 죽어간다는 걸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한국인 자살률은 조사를 처음 시작한 1983년 이후 1994년까지 10명을 넘지 않았지만 외환위기를 겪은 뒤 급변했다는게 그런 점을 잘 보여줍니다. 1997년 13.1명이었던 자살률은 1998년 18.4명으로 늘었습니다. 사회적 스트레스가 자살률 급증으로 나타나는 셈입니다. 2003년에는 처음으로 20명을 넘어섰고 2009년부터 2011년은 3년 연속 30명을 넘는 자살률을 기록했습니다.
2011년 31.7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자살률은 조금씩 감소해 지난해에는 25.6명을 기록했습니다. 10대와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에서 자살률이 감소했는데, 특히 70대가 가장 많이 줄었습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정책적으로 기초연금 확대 등 사회보장이 강화됐기에 감소한다는 것이 보건복지부의 판단”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반적인 인구고령화를 반영하듯 치매 사망률도 급증했습니다. 치매에 의한 사망자 수는 총 9164명으로 10년 전과 비교하면 114.1% 증가했습니다. 치매 사망률(인구 10만 명당 명)은 17.9명으로 10년 전 대비 9.2명 늘었습니다.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 역시 2006년 9.3명에서 지난해 32.2명으로 급증했습니다. 노환으로 인한 사망은 폐렴이 대부분입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사망원인 10위에서 4위까지 올라왔습니다.
한국인 전체로 따지면 사망원인 1위는 단연 암입니다. 암 사망률은 폐암(35.1명), 간암(21.5명), 대장암(16.5명), 위암(16.2명), 췌장암(11.0명) 순으로 높았습니다. 특히 대장암은 198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위암을 앞질러 3대 암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대장암과 췌장암 사망자가 늘어나는 것은 식습관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폐암, 간암, 위암 순이었고, 여성은 폐암, 대장암, 간암 순이었습니다. 남녀 간 차이가 큰 암은 식도암으로 남성이 9.5배 더 사망률이 높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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