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원래 2012년 3월22일 쓴 글이다. 당시 19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선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일하던 은수미 박사를 비례대표 후보 3번으로 발표했다. 은수미 의원과 교류가 있었고, (자칭) 친분이 있는 처지인지라 무척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최근 테러방지법(이라 쓰고 국정원강화법이라 읽는다)을 저지하기 위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에서 은수미 의원이 보여준 열정적이고 애국적인 모습은 내 사람보는 눈이 아주 엉터리는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줬다.
은수미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성남시 중원구에 도전장을 냈다. 일단 경선부터 통과해야 하는데 이 또한 만만치 않은 과제라고 한다. 선거법 무서워 뭐 별달리 해줄 건 없고, 4년전 썼던 글을 다시 꺼내 은수미라는 존경하는 학자이자 정치인을 내가 알고 있다는 걸 자랑해 보고자 한다. 고로 이 글은 무척이나 사심 가득하다(?)는 걸 미리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
2005년이니까 벌써 7년 전에 10월 즈음 저는 서울대 사회학과에 가서 장덕진이라는 교수님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2006년 신년호를 준비해야 하는데 한국언론재단이 펴낸 ‘신문과 방송’에 실린 사회연결망분석을 활용한 탐사보도에 대해 장 교수가 쓴 글에 완전히 매료됐기 때문이었죠.
저는 장 교수에게 사회연결망분석이란 걸 활용해 시민단체 연결망을 분석할 수 있는지 물었고 장 교수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흔쾌히 도와주겠다고 했습니다. 이후 두 달 가까이 준비한 끝에 ‘한국 시민단체 연결망분석’ 기획보도를 할 수 있었습니다.워낙 전무후무한 기획이다 보니 데이터를 얻고 싶다는 전화가 국정원에서도 올 정도였습니다.
(바쁜 연말인데도 돈 한 푼 받지 않고 도움을 주신 장 교수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꾸벅)
대한민국 시민운동, 허브는 어디일까
참여연대와 경실련은 무엇이 다른가
어떤 활동전략이 허브단체를 만드나
2006년 5월 하순에는 당시 제가 일하던 시민의신문 창간 13주년 기념호를 내야 했습니다. 그 해 3월부터 역시 사회연결망분석을 활용한 시민운동 분석 기획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이번에는 노동연구원 박사님의 연구주제를 차용하고 확장하기로 했죠. 그 박사님 역시 돈 한 푼 받지 않고 성심성의껏 분석작업을 도와주셨습니다.
시민단체, 성명서 기자회견 비중이 너무 크다
6월항쟁 10년, "더 많은 운동이 필요하다"
“비정규직 문제를 비롯한 양극화쟁점은 지난해 시민운동이 주력한 사건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만 정작 양극화를 다루는 조직은 잘 안 드러납니다. 명분으로만, 다시 말해 실제 내용이 아니라 ‘상징’으로만 양극화를 제기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노동운동 위기론은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있었습니다. 대기업·정규직·남성·노조 중심으로 제도화된 노동운동은 자신들의 집단적 이해관계만 중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실제 활동과 ‘상징’이 괴리됐지요. 비정규직과 연대하지도 않으면서 입만 열만 비정규직 철폐였습니다. 결국 대표성도 약해지고 도덕성도 추락하고 조직률도 떨어진 겁니다. 그게 바로 노동운동 위기의 핵심입니다.”
사족:
은수미 박사는 발레 공연을 보는 걸 아주 좋아합니다. 발레는 사노맹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요. 하지만 언제 구속될 지 모르는 사노맹 활동을 하는 와중에도 몰래 발레 공연을 본 적이 있다는 이분이라면 능히 그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건 마치 뭐랄까... 평생 자신이 부르주아 집안이라는 걸 마땅찮아 하고 부르주아 체제에 비판적이었던 (맑스 친구) 엥겔스의 취미가 골동품 수집 같은 딱 부르주아 취향이었던 것 같은 역설이라고 해야 할까요. 저는 은 박사한테 발레 얘길 들으면서 '아 이분은 아주 오래전부터 꽉 막힌 분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는 발레에 대해 아는거라곤 남자는 쫄바지 여자는 미니스커트 입는다는 것밖에 없어서 더 자세한 얘길 못해본게 아쉽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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