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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說/역사이야기25

아버지 잃은 딸이 말하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의 눈물 “지 애비 잡아먹은 년”이라는 말은 아무리 아들 잃은 어미가 내뱉었다고 하더라도 여덟살 어린 여자아이가 듣기엔 너무 가혹한 저주였다. 할머니한테 들었던 한마디는 60년이 넘은 지금도 예리한 칼날로 이희자(72)씨의 가슴을 후벼판다. 아버지가 강제징용됐을때 이씨는 생후 13개월밖에 안된 갓난아기였다. 지금도 이씨는 아버지 얼굴조차 모른다. 1989년이 되어서야 강제동원 피해자 단체에 참여하며서 바닷가에서 바늘 찾는 심정으로 아버지 흔적을 찾아다녔다. 어느날 그는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대표이자, 강제동원 피해자 운동의 산 증인이 돼 있었다. 이 대표는 강화도가 고향이다. 아버지 이사현씨는 23세이던 1944년 강제징용됐다. 편지는 딱 한번 왔다. 외삼촌이 기억하는 편지 내용은 이랬다. ‘전쟁중이고 부.. 2015. 3. 1.
한홍구 "편향된 역사관이 아니라 있는 사실을 외면하는 게 진짜 문제다" 1910년 한일합병이 체결된 곳은 남산 자락에 있는 통감 관저 응접실이었다. 이 자리에서 데라우치 마사타케 통감과 이완용 내각총리대신이 서명했다. 이 자리에는 신소설 ‘혈의 누’로 유명한 이인직이 유일하게 배석했다. 그럼 우리는 이인직을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 단순히 ‘신소설의 아버지’로만 기억해야 할까. 아니면 대표적인 지식인이었지만 친일파가 된 인물로 기억해야 할까.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24일 청중들에게 이인직 사례를 통해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거듭 되물었다. 이 자리는 여섯차례에 걸쳐 열리는 ‘사진으로 보는 한국근현대사’ 첫 강연이었다. 일부 극우단체에서 “종북적 역사관을 가졌다”고 비난하는 등 우여곡절도 겪었지만 청중 200여명이 노원구청 소강당을 가득 메우는 등 열띈 분위기 속.. 2013. 1. 24.
어두운 올림픽의 역사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 정신을 이야기할 때 근거로 드는 것이 고대에 1200년간이나 열렸던(기원전 776∼기원후 393, 293회 개최) 올림픽이다. 그래서 현대 올림픽의 타락과 승부에 집착하는 스포츠 현실을 개탄하는 사람들은 항상 고대 올림픽의 순수성을 되찾자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고대 올림픽은 순수한 아마추어의 무대가 아니었다. 고대 올림픽에서는 시작하는 첫날 모든 선수들과 심판들이 올림피아의 평의회장 앞에 있는 ‘서약의 제우스’상 앞에서 부정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선서했다. 제우스상은 양손에 번개를 들고 있는데 부정을 저지르면 벼락을 맞을 줄 알라는 경고가 아닐까 싶다. 이것은 역설적으로 각종 부정을 저질렀다는 것을 반증한다. 실제로 올림피아에는 많은 제우스 동상 받침대가 남아 있는데, 이것은 부.. 2012. 7. 9.
미국 영토 확대 과정  미국 영토 확대 과정을 보여주는 지도다. 2011. 9. 2.
'가림토'와 돌궐문자의 관계 평소 즐겨찾는 블로그를 통해 일부 역사를 잘못 배운 분들이 ‘가림토’의 근거로 고대 돌궐문자로 쓰인 비문을 갖다 붙인다는 걸 알게 됐다. 고대 돌궐문자에 대한 분석이야 잘 나와있으니 굳이 내가 중언부언할 필요는 없겠지만, 9년 전 몽골 가서 찍었던 관련 사진이 있어서 블로그에 올려놓는다. 영리목적 아니고 이상한데 쓰지만 않으면 얼마든지 퍼가도 무방하다.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높이는 2m가 훌쩍 넘는다. 그리고 이 비석들은 몽골 수도 올란바아토르에서도 서쪽으로 차타고 하루 이상 걸리는 곳에 있다. (내가 그곳을 답사했던 2001년 여름에는 터키 학자들이 현지 발굴조사와 유적지 복원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어찌 됐는지 모르겠다.) 제목은 블로그 방문자 좀 높여보려고 낚시성으로 달와봤다. 환빠들이여 많이.. 2010. 8. 18.
15세기에 3만명 이끌고 탐험길, 정화 남해원정을 아십니까 최근 중국 정부가 케냐 앞바다에서 15세기 명나라 환관 정화가 이끌었던 원정대 함선을 발굴하는 작업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거기가 소말리아 해적 퇴치를 명분으로 중국 해군이 아프리카 유역까지 진출하기도 했지요. 이래저래 중국 해양진출에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러저러한 중국 해양진출 관련 소식은 명나라 당시 정화가 이끌었던 남해원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토요일자 신문이라 그래픽을 최대한 시원스레 뽑아서 기획기사를 써 봤습니다. 10년도 더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꺼내서 역사적 흐름을 다시 짚었고요. 오랜만에 역사이야기로 글을 쓰니 감회가 새롭군요. 색목인(色目人) 출신 무슬림으로 명나라 초엽 환관이 됐던 정화를 사령관으로 하는 명나라 함대는 28년동안7차례 대항해에 나섰다. 매번 2만 7000여.. 2010. 8. 3.
맥락을 모르면 역사왜곡에 빠진다(1) 君子와 小人 우리가 쓰는 언어생활에서 군자와 소인이란 말은 구체적인 실체를 가리키는 게 아니라 하나의 개념이다. 군자는 멋진 사람, 소인은 찌질이 정도 되려나.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군자’와 ‘소인’은 공자가 ‘소인이 되지 말고 군자가 되라’ 정도 설파하셨다는 것 정도 되겠다. 논어에 보면 '군자는 다른 사람들의 좋은 점은 완성시켜 주고 나쁜 점은 이뤄지지 않게 한다. 소인은 그 반대로 한다(君子成人之美 不成人之惡 小人反是)'고도 했고 '군자는 두루 사귀되 패거리를 만들지 않고 소인은 패거리를 만들되 두루 사귀지는 않는다(君子周而不比 小人比而不周)'라는 말도 나온다. 내가 보기엔 ‘군자’와 ‘소인’에 대한 일반적인 해석은 역사적 맥락을 몰라서 발생하는 전형적인 오해에서 기인한다. 결과적으로는 이런 오해가 역사왜곡을 .. 2009. 11. 12.
자살 권하는 사회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죽음이 자살이다. 자살은 견디기 힘든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후의 방법으로써 자기 자신을 위한 행동이다. 자살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기독교 성경을 통틀어 자살 행위를 묘사했다고 볼 수 있는 장면도 모두 합해서 열다섯 군데에 나온다. 뿐만 아니라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기록에서도 자살이 나온다. 이렇듯 자살에 관한 내용은 문학작품과 역사서 전체에 일화 형식으로 산재해 있다. 문자로 쓰인 역사에서 자살은 예나 지금이나 늘 논란이 분분한 행동이다. 물론 세계 어느 문화권에서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윤리적 관습의 틀에 갇힌 금기 행위였다. 사회는 인간에게 스스로 삶을 끝낼 수 있는 자유로운 권리를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높다는 보고는 .. 2008. 9. 24.
유럽의 종교분쟁과 우리의 차이 우리 인식 속에서 유럽은 ‘똘레랑스’ 즉 ‘관용’으로 각인돼 있다. 종교분쟁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몇 건의 커다란 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단연 중요한 계기는 ‘30년 전쟁’이다. 독일에서 일어난 30년 전쟁은 1618년부터 30년 동안 독일을 무대로 신교(프로테스탄트)와 구교(가톨릭)간에 벌어진 종교전쟁이다. 그 규모도 유럽 최대였다. 그런데 이 전쟁은 독일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난 전쟁이 아니다. 300여개의 크고 작은 나라들이 개입된 첫 국제전쟁이었다. 사건의 발단은 종교개혁가 후스의 고향이었던 보헤미아(지금 체코의 서부이다)에서 일어난 ‘프라하 창문 투척사건’이었다. 1617년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의 페르니난드 2세가 왕으로 즉위하면서 신교도 예배를 중지.. 2008. 9.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