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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사해/동아시아

재일동포 청년 IT국내직업연수 현장을 찾아

by 자작나무숲 2007. 3. 11.
2003/5/15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작년 12월 6일, 숙명여대에서는 특이한 입학식이 있었다. 일본 각지에서 온 30명의 재일동포 청년들이 IT교육원에서 IT직업연수를 받게 된 것. 대부분 IT교육을 받아온 적이 없는 "컴맹"이었던 이들은 4개월이 지난 지금, 웹 프로그래밍(Web Programing) 단계를 배우고 있다.

""컴맹"에다 문과 출신이 많아서 배우기 어렵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지난달 국제공인자격증(SCJP) 시험에서 10명이 응시해 7명이 합격했고, 나머지는 5월에 시험을 치를 계획입니다" 위탁교육을 담당하는 숙명여대 IT교육원의 김선호 차장은 10명 모두 합격하지 못한 게 아쉽다며, IT교육에 열의를 보였다.


지난 4월 일본 각지에서 온 30명의 재일동포 청년들이 도라산 전망대를 방문,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 - 재외동포재단>


 



30명 가운데 많은 수가 민족학교 출신이고 일본으로 귀화해 일본국적을 취득한 사람도 한 명 있다. 2001년 12월부터 교육을 받은 1기에는 법적으론 무국적자인 조선적(朝鮮籍)도 한 명 있었는데 교육이 끝난 후 한국적을 취득하기도 했다.

연수생들은 오전에는 한국어를 배우고 오후에는 IT교육을 받는다. 문화체험으로 경주와 판문점을 다녀오기도 했다. 박수나씨는 "북한이 그렇게 가까이 있는데도 서로 왕래를 못한다는 게 가슴아프다"며 하루빨리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IT교육원에서는 연수생들이 IT전문인력으로 일본이나 국내에 취업할 수 있도록 취업알선 프로그램도 준비중이다. 오사카에서 왔다는 김주현(35세)씨는 "처음 배우는 거라 어려운 게 사실이지요. 열심히 해서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 IT 관련 일을 해보고 싶어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인터뷰] 연수생 심초련씨

IT교육원에서 IT직업연수를 받는 연수생 가운데 심초련(28. 사진)씨는 우선 특이한(?) 이력이 단연 관심을 끈다. 재일동포 4세로 교토에서 태어난 심씨는 유치원부터 대학을 모두 조총련계 민족학교에서 다녔다. 대학 졸업후에는 도쿄에 있는 일본야조회(日本野鳥會)라는 시민단체에서 6년 동안 국제협력관계 일을 했다.

"야생조류보호운동을 하는 시민단체입니다. 영국 캐임브리지에 본부를 두고 있는 "버드 라이프(Bird Life)"의 아시아 사무국이기도 하죠." 그는 대학생이던 95년 당시 습지 보호문제를 다룬 포럼에서 한국과 북한 대표의 통역을 맡으면서 일본야조회와 인연을 맺었다. ""새"를 매개로 남북한이 한자리에 모여 교류한다는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어요."


그는 92년에는 수학여행으로 2주, 96년에는 어학연수로 2개월 동안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92년에는 그저 재밌었죠. 평양에 사는 작은아버지도 만나고, 금강산이나 백두산, 판문점 등을 방문하기도 했죠. 96년엔 느낌이 사뭇 달랐어요. 선생들과 논쟁도 많이 했지만, 무엇보다도 개인행동을 전혀 못하게 하는 게 싫었습니댜."

IT연수에 대해 물어보자 대뜸 "너무 어려워요"라는 대답이 나왔다. "이전에는 한번도 배워본 적이 없는 분야라서 힘들어요. 그래도  직원들과 담당 선생님들이 친절해서 도움을 많이 받죠."

한국어를 배우는 것도 한국생활에서 중요한 목표다. 일본으로 돌아가면 재일동포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단다. "사실 한국어와 일본어를 모두 하는 강사가 일본에 많지 않거든요. 재일동포의 정체성을 심어줄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일본인과 재일동포, 총련과 민단 사이에 남아 있는 벽을 없애는 일을 하고 싶어요. 어차피 그 문제는 재일동포들에게 죽을 때까지 따라오는 문제입니다."

그는 작년 일본인납치사건이 불거진 후 가족과 함께 국적을 조선적에서 한국적으로 바꿨다. 정확하게 말하면 무국적자에서 재일한국인이 된 것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한번도 투표를 해 본 적이 없다.

강국진 기자 tengis@ngo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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