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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박경서 인권대사 “유엔인권이사회 창설은 큰 진전”

by 자작나무숲 2007. 3. 30.

“평택문제 해소해야 국제무대서 당당”
2006/6/1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지난달 10일 한국은 초대 유엔인권이사국에 선출됐다. 오는 6월 19일 제네바에서 첫 회의를 열고 공식활동에 착수하는 유엔 인권이사회는 기존 인권위원회에 비해 강화된 위상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한국 시민사회는 유엔인권이사국 선출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유엔인권이사국이란 화려한 명함을 파기 1주일 전에 평택 대추리라는 조그만 마을은 군대와 경찰이 민간인과 ‘전쟁’을 치렀다.

박경서 인권대사는 지난달 18일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한국 사회는 인권 기준에서 봤을 때 완전무결하지 않지만 과거 70-80년대 비해 큰 성장을 이룬 것도 사실”이라며 “인권성장은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평택 대추리에서 벌어진 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그런 문제를 빨리 해소해야만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당당하게 설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하면서 “나도 집중적으로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고민없이 제출한 한국 정부 공약

한국 정부는 유엔인권이사국 선출을 위해 국내외 인권상황 개선과 인권이사회 운영에 대한 기여와 전망을 담은 공약을 발표했다. 한국 시민사회가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한국정부 인권이사국으로 선출되면서 밝힌 ‘국내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공약’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여성차별철폐협약 선택의정서(개인청원권) 가입 △고문방지협약 선택의정서(국내 구금시설 방문과 조사) 가입 검토 △국제노동기구(ILO) 기본조약 중 87호(결사의 자유), 98호(단체협약권), 29호(강제노동), 105호(강제노동폐지)를 2008년까지 비준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을 2006년 말까지 확정 △시민사회와 협력·파트너십 강화 등이다.

정부가 4월 19일 발표한 이 내용들은 실망스럽다는 게 인권·시민단체들의 주된 평가다. 참여연대, 인권운동사랑방, 민변, 여성연합 등 14개 인권사회단체들은 지난달 8일 “정부가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서 국제사회의 인권증진을 위해 수행해야 할 막중한 책임과 역할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했는가에 대해 깊은 의문과 실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은 바 있다.

이들 단체들의 비판은 과장이 아니다. 정부는 ‘시민사회와 협력·파트너십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정작 공약작성 과정에서 시민사회와 어떠한 논의도 하지 않았다.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 등에서 해마다 국가보안법을 문제삼았지만 ‘소 귀에 경읽기’다.

20만명 이상이나 되는 미등록 이주노동자, 1천여명에 달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 심각한 인권침해 문제를 예고하는 한미자유무역협정은 공약 어디에서도 언급이 없다.

또다른 문제는 주무부처간 논의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한국정부는 강제노동에 관한 국제노동기구 기본조약을 2008년까지 비준하겠다고 했다. 이 공약대로라면 한국은 2008년까지 전·의경·공익근무를 폐지해야 한다.

박 대사도 “정부부처간 불일치는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 “이주노동자나 전의경 문제에 대한 문제제기는 올바른 지적이며 나 자신 잘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국민의 여론과 함꼐 인권이사국에 걸맞는 수준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것을 위해 국민과 언론과 함께 힘써야 하는 게 앞으로 과제”라고 밝혔다.

인권이사회 신설은 중요한 진전

이러저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박 대사는 인권이사회 신설을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했다. 그는 책임과 과제가 강해짐으로써 인권이 국제적으로 높아지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전에는 유엔 인권위원회가 정치적 도구로서 선진국이 제3세계를 몰아붙이는 도구로 기능한 면이 있었다”며 “이제는 모든 나라들이 선진국 후진국 구별없이 각국의 위치를 모두가 볼 수 있는 투명성을 만들어냈다”며 유엔 인권이사회 개편의 의의를 설명했다.

그는 “물론 미국은 인권침해국이 어떻게 인권이사국이 될 수 있느냐는 이유로 불참했지만 완전무결한 인권이사국은 아니지만 과거에 비해 상당히 발전된 인권이사국 체제”라고 강조했다.

유엔총회의 직속 보조기구 지위를 갖는 인권이사회는 특정 국가 뿐 아니라 모든 유엔 회원국의 인권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보편적 정례검토제도를 운영하며 이사국 선출시 후보국의 인권상황을 적극 고려하고 이후 퇴출제도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인권위원회와 차별성을 두고 있다.

유엔은 ‘인권을 정치 수단으로 삼는다’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았다. 지난해 11월 17일 유엔총회가 내놓은 북한인권 결의안이 대표적이다. 유엔총회와 유엔인권위원회는 이른바 ‘인권정치’가 이뤄지는 장이었다. 이해관계와 정치적 타협에 따라 인권을 수단으로 삼는다. 로비도 치열하다.

유엔 인권위원회를 인권이사회로 바꾼 것은 그런 폐단을 고치기 위한 유엔 개혁작업의 일환이었다. 형식적으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인권이사회는 동급이다. 하지만 실제로 얼마나 구태를 벗을 수 있을까. 박 대사는 “이제 ‘인권정치’는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상대국을 비방하기 전에 자국의 인권상황도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인권은 중요한 현안

박 대사는 끊임없이 논란이 벌어지는 북한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인권이사회에서도 북한 인권문제는 초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인권상황이 좋지 않고 많은 이들이 현재 기아선상에 허덕이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북한인민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량인권’을 회복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하고 한반도 평화정착이라는 큰 틀에서 북한인권을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그는 북한이 인권을 개선하도록 국제사회가 기회를 주고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지난 9-11일 노르웨이 베르겐에서 열린 북한 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에 참석했다. 박 대사는 “이 회의에서 앞으로는 북한당국을 회의 준비단계부터 참석시켜 동참시키기로 결의했다”고 밝힌 뒤 “정치적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의미에서 우리가 북한을 도와서 인권향상시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서 연설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북한인권에 대해 찬반양론으로 논쟁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북한인권을 어떻게 하면 향상시킬 것인가라는 방법론이 다른 것일 뿐”이라고 국내인권단체에 조언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국내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공약>

△ 여성차별철폐협약 선택의정서 (개인청원권) 가입

△ 자유권규약 14조 5항 (모든 사람의 상소권 인정), 고문방지협약 21조와 22조, 여성차별철폐협약 16조 1(g)항 (가족의 성씨 및 직업의 동등한 선택권)에 대한 유보철회 검토

△ 고문방지협약 선택의정서 (국내 구금시설 방문 및 조사) 가입 검토

△ 국제노동기구(ILO) 기본조약 중 87호 (결사의 자유), 98호 (단체협약권), 29호 (강제노동), 105호 (강제노동폐지)를 2008년까지 비준

△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2007-2011)을 2006년 말까지 확정

△ 인권의 주류화 실현을 위해 공공의 인식고양을 위한 인권교육 강화

△ 공공정책의 개발과 이행, 평가의 과정에서 시민사회와의 협력과 파트너쉽 강화


<국제사회의 인권증진을 위한 공약>

△ 국제인권조약 감시기구의 개혁 논의에 지속적으로 기여

△ 국제인권조약에 대한 이행보고서 제출기한 준수, 조약감시기구의 권고에 대한 신속한 이행

△ 기술적 협력을 통해 유엔 회원국들의 인권의무 이행을 지원

△ 민주주의, 법의 지배, 인권과 기본적 자유에 대한 존중 강화를 위한 양자적, 다자적 협력

△ 민주주의 공동체 활동을 통해 민주적 제도 정립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는 국가들과 협력

△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의 업무 향상을 위해 기여

△ 국제인권조약 미가입국들이 주요 조약을 가입하도록 독려

△ 장애인권리협약에 관한 특별위원회 업무 등 인권조약의 성안을 위한 논의에 적극 참여

△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지역 인권기구 설립을 위한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

△ 생명윤리, 정보기술(IT) 등 새로운 인권문제에 관한 기준을 정립해나가는 과정에 기여


<유엔인권이사회의 운영에 대한 공약>

△ 유엔인권이사회가 투명한, 생산적, 실질적 기구가 될 수 있도록 업무방식 논의에 적극 참여

△ 인권침해에 신속히,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이사국으로서의) 역할을 수행

△ 시민적,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가 동등하게 강조,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 


2006년 6월 1일 오전 10시 5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시민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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