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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사회연결망분석

한국시민단체 연결망 ‘분절’ (2006.1.2)

by betulo 2007.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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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집력 약하고 시너지 ‘역효과’ 우려
"
민주주의 다원화” 긍정 평가도
2006/1/2

한국 시민사회단체는 단체간 연결망이 약하고 서울중심성이 강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단체간 시너지를 위해서는 참여연대 등 중심적인 위치에 있는 단체들 이외에 지역이나 활동분야별로 중심축 역할을 하는 단체들이 나와 주변부 단체들과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중심성을 극복하고 지방별 네트워크를 활성화해야 하는 과제가 시민사회에 제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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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공조연결망을 보여주는 그래프. 간격은 단체간 긴밀도를 나타내고 그림 가운데 있을수록 중심성이 높다. 주황색은 서울지역. 보라색은 지역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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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연결망 지도에서 참여연대의 위치를 임의로 표시했다. 아래 그림도 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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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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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시민행동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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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CA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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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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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연합의 위치.


이같은 사실은 <시민의신문>이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와 은수미 노동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회원단체 223곳을 대상으로 시민단체들 사이의 연결망을 ‘사회연결망분석(SNA)’ 기법을 활용해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사회연결망분석이란 구성 요소의 관계, 즉 연결망을 분석해 사회나 조직이 어떻게 구성돼 있고 움직이는지를 알아내는 연구방법론이다. ‘여섯 단계만 거치면 모든 사람이 연관돼 있다’는 1960년대 미국 학자의 연구결과는 사회연결망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시민단체연결망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성은 ‘조각난 연결망’(Fragmented Network)이라는 점이다. 위계적 문화에 익숙한 한국사회에서 대부분의 연결망은 분할이 거의 없는 수직적 형태로 나타나는데 반해 시민단체 연결망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비공식연결망의 경우 무려 44개의 구성요소로 나뉜다. 이는 사회연결망에서도 매우 드문 현상이다.

장 교수는 “한국에선 대개 밀도가 높고 위계가 분명한 연결망을 보이는 게 일반적”이라며 “시민단체연결망처럼 조각나고 분절된 형태를 보이는 연결망은 처음 본다”고 지적할 정도다. 이는 ‘한국 시민단체들은 결집력이 약하거나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살리지 못한다’는 부정적인 해석과 ‘다원적 민주주의를 꽃피고 있다’는 긍정적 해석이 모두 가능한 대목이다.

또 다른 특징은 시민단체들이 크게 보아 두 종류로 이원화돼 있다는 것이다. 하나는 참여연대나 경실련처럼 ‘중앙’에서 활동하면서 전국적 지명도와 연결망을 가진 형태이고, 다른 하나는 중앙 단체들과 연계가 거의 없이 지역이나 분야 등에서 ‘주변부’에서만 활동하는 단체들이다.

사회 전체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회자되는 ‘서울중심성’은 시민단체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분석 결과 지역별 연결망은 예외 없이 서울중심이었으며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간 연계는 거의 없었다. 제주 지역은 종종 연결망에서 고립된 형태를 보여주기도 했다.

지역 시민단체에서 흔히 쓰는 ‘서울것들’에 대한 불만에도 불구하고 실제 활동과 비공식연결망에서 조차 서울의존성이 강한 것이다. 이번 분석은 서울 중심성을 극복하고 지역별 연결망을 강화하는 것이 시민사회의 과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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