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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을 생각한다/경찰 개혁론

성골과 육두품 (2005.7.15)

by 자작나무숲 2007. 3. 24.
성골과 육두품
[경찰개혁][기자수첩] '수능=우수인력' 근거없다
2005/7/15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경찰대학은 일반대학의 관련학과에 의해 대치할 수 없는 성격의 특수대학으로서 국가치안업무를 담당할 경찰공무원을 교육훈련하는 교과과정을 운영하고 있어 위헌이 아니라는 결정을 헌법재판소에서 한 바 있다.” “경찰대학은 위헌”이라는 검찰측 주장에 대해 경찰청 경무기획국이 밝힌 공식입장이다.

경찰청이 밝힌 ‘판례’는 지난 2001년 2월 22일 ‘세무대학설치법폐지법률 위헌확인’(99헌마613)이었다.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세무대학설치폐지법률은 위헌이 아니라고 판결하면서 경찰대학을 잠깐 언급했다. “경찰대학은 세무대학과는 달리 일반 대학의 다른 학과에 의해 대치할 수 없는 성격의 특수대학으로서 국가치안업무를 담당할 경찰공무원을 교육&훈련하는 교과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무대학과 다르다.”

세무대학과 관련한 판결을 하면서 경찰대학을 잠깐 언급한 것을 두고 판례라고 말할 수 있을까. 강경선 방송통신대 교수(헌법학)는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세무대학에 관한 판결에서 주로 언급한 것을 주론, 곁가지로 언급한 것을 방론이라고 할 수 있는데 판례는 대개 주론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경찰대학이 합헌’이라는 판례가 있다고 말하긴 힘들다. 물론 그 언급이 권위는 가질 것이고 이미 했던 말을 뒤집기도 헌법재판소 입장에서 쉽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중대한 사정변경이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2001년 당시에는 4년제 20곳, 2년제 11곳 등 31개 경찰관련 학과가 있었다. 지금은 그 숫자가 75개로 늘어났으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반대학의 관련학과에 의해 대치할 수 없는” 경찰대학이라는 독점적 지위는 갈수록 명분을 잃고 있다. 경사(7급)로 퇴직하는 경우가 지난 3년간 74%나 될 만큼 인사적체가 심각한 상황에서 매년 120명씩 경위가 유입되는 것이 조직통합에 심각한 걸림돌로 작용하리라는 점도 생각하기 어렵지 않다.

경찰청은 항상 ‘우수인력 확보’를 통한 ‘경찰선진화’를 강조한다. 하지만 무슨 근거로 ‘수능성적=우수인력’이라고 판단할 수 있단 말인가. 여러 가지 경찰대학 개혁방안에 대해 “그러다 경찰대학 입학생들 수능성적이 떨어지면 경찰대학은 존립이유가 없어진다”고 말하는 경찰대학 출신들의 ‘엘리트 의식’을 접하다 보면 “경찰대학은 성골, 순경출신은 육두품”이라는 순경 출신 경찰간부의 한숨소리만 머리를 멤돌 뿐이다. 대학 졸업자가 20%도 안되는 영국 경찰이 왜 세계최고수준의 경찰로 평가받는지 되돌아보기를 경찰대학 졸업생 2천408명에게 진심으로 권한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5년 7월 15일 오후 14시 33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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