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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을 생각한다/경찰 개혁론

지적은 많은데 개선은 안된다

by 자작나무숲 2007. 3. 24.
지적은 많은데 개선은 안된다
[경찰개혁] 92년 KDI보고서 경찰대 문제 지적
정원축소 등 목소리 높아
2005/7/15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경찰대학 문제는 경찰청이 지난 1992년 한국개발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한 ‘2000년대 경찰행정 발전방안’에서 이미 거론됐다. 이에 따르면 경찰대학은 그동안 우수인력자원을 모집해 집중적인 경찰간부교육을 실시해 왔지만 가장 기본적인 문제로 제기되는 것은 경찰조직이 군조직과 비슷한 간부양성제도를 유지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다.

경기도 용인 경찰대학교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럭비를 하고 있다.
양계탁기자 
경기도 용인 경찰대학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럭비를 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앞으로 10-15년 후에는 경찰대학으로 인해 경찰조직 내부에 여러 가지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한 점이다. 구체적인 근거로는 “경찰조직의 간부급이 경찰대학 출신자들로 대부분 충당되게 됨으로써 경찰조직의 유연성, 조직내 분위기와 경찰의 전반적인 사기 등에 미치는 영향, 여타 우수간부인력의 유입가능성 저하” 등을 들었다.

보고서는 “장기적으로 경찰대학을 경찰의 재교육기관, 특히 간부대상 연수과정을 중심으로 운영토록 함으로써 경찰인력의 자질향상에 기여토록 하는 방향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와 함께 “일반 대학에 경찰 관련 학과 설치를 적극 유도하고 잠정적으로 경찰대학 졸업생의 규모를 현재보다 축소하여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경찰조직이 군조직과 달리 사회전체에 밀접한 관련을 갖는 조직으로서 국방을 담당하는 군조직과는 성격이 판이한 조직임을 지적하면서 획일적인 집체교육을 통한 간부양성이 경찰조직을 획일화된 조직체계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크게 우려했다. 외국을 보더라도 타이완 말고는 4년제 간부양성기관으로 경찰이 독립적인 대학을 운영하는 예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당시 이재창 한나라당 의원은 “이대로 가면 경찰대학이 과거 ‘하나회’처럼 조직화될 수 있다”며 “경찰조직을 특정대학 출신이 장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이밖에도 간부후보생 등 타 출신 간부들과의 불균형, 비경찰대학 출신들과의 조직 내 마찰, 당초 목적했던 수사분야 근무 기피, 경찰대학 출신간 폐쇄적인 정보교환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는 이와 함께 “당장 폐지가 어렵다면 정원축소나 경찰고시 신설 등 제도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대학 정원을 일부 축소하고 현직 비간부 경찰관 가운데 일부를 경찰대학에 보내 교육시키자는 주장은 줄기차게 계속됐지만 매번 흐지부지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순수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경찰대학을 개방하지 않으려 한다”는 비판이 터져 나온다.

경찰대학이 폐쇄적인 조직으로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는 현직 비간부 경찰관에게도 경찰대학 입학 기회를 줘야 한다는 논의로 이어졌다. 최기문 전 경찰청장은 지난 2003년 취임 직전 인사청문회에서 “앞으로는 순경으로 3년 이상 근무한 우수한 경찰관들을 선발해 1년간 교육시킨 후 경위로 임용한다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 경찰청 혁신기획단에서는 지난해 이런 방안을 내부에서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방안은 결국 내부논의에 그치고 백지화되고 말았다.

이에 대해 한 경찰간부는 “최 전 청장은 경찰대학 출신들을 신뢰했다”며 “당시 최 전 청장이 ‘경찰대학을 현직경찰들에게도 개방하는 방안은 모두를 만족시키기 힘들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최 전 청장이 인사청문회에서 밝혔던 방안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었다. 이미 경찰대학설치법 제정 당시에도 비슷한 논의가 있었다. 국회속기록에 따르면 지난 1979년 11월 23일 경찰대학설치법안을 심사보고한 김상년 법안심사소위원장은 국회 제103회 내무위 6차회의에서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경찰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을 대통령령으로 규정하는 경우 연령은 25세 미만의 자로 그 범위를 확대하여 현직 경찰관에게도 기회를 부여하도록 내무부장관의 다짐을 받았습니다.” 이와 관련 2002년 9월 김 전 의원과 대담했던 문성호 자치경찰연구소장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그 후 실제로 그렇게 되지 않았느냐”고 오히려 문 소장에게 반문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5년 7월 15일 오후 14시 37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시민의신문 제 606호 8면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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