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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을 생각한다/북한인권 담론 비판

뉴라이트를 어떻게 볼 것인가, 전문가 진단

by betulo 2007.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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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연대 출범에 대한 진보개혁적 학계 전문가들의 시각은 냉랭하다. “자유주의의 탈을 쓴 신보수주의”라는 지적부터 “김정일 정권과 386에 대한 적개심으로 똘똘 뭉쳐 수구세력과 동맹을 맺었다”는 직설적인 비판도 쏟아졌다.

“한국사회에 진짜 양심적인 우파들이 존재하고 그들이 나서야 하는데 자유주의연대가 그 기회를 더 좁게 만들어 버릴 것”이라는 우려도 많았다. 심지어 한 정치학자는 “그 단체에서 하는 얘기를 듣고 싶지도 않고 알고 싶지도 않고 신경 쓰기도 싫다”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자유주의 맞나?”

하지만 이들은 대체로 “별로 자유주의적이지도 않은데 왜 신우익이라고 주장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는 “자유주의연대가 아니라 보수주의연대”라고 주장했다. 손호철 서강대 교수는 “자유주의를 반공주의와 혼동하는 자유주의연대”라며 “노무현 정부가 자유주의 정권인데 왜 현정권을 반대하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정 교수는 “미래를 말하면서 퇴행적이고, 현실정치를 부정하는 듯 하면서도 참여정부만 비판하고 자유주의를 말하면서도 빈곤해소를 강조한다”며 “자유주의연대의 주장은 자기모순으로 가득차 있다”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자유주의연대의 주장은 ‘한나라당은 수구우파고 열린우리당은 수구좌파’라는 건데 그럼 도대체 어느 정치세력이 대안이라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을 비판하는 건 비판을 위한 비판으로 형식적으로 하면서 결국 참여정부를 매도하고 있다”며 “결국 현실정치에서는 개혁정책조차 전면 부정하는 수구 논리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자유주의는 철저하게 자본가의 이데올로기로서 빈곤을 총량적 지표로서 경제성장을 위한 필요악으로 본다”면서 “자유주의연대가 자유주의를 강조하면서 빈곤해소도 강조하는 것은 수구를 지향하면서 진보인양 행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성이란 이름으로 권력투쟁 벌인다”

전문가들은 “진정한 자기반성은 없이 사회변화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채 반성이란 이름으로 동료들만 매도한다”는 지적도 한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반대만 무성하지 자기 머리로 생각하는게 없다”며 “80년대 북한 방송을 받아쓰고 달달 외우다가 이제는 거꾸로 주체사상 욕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옛 동료들을 주사파라고 공격하는 걸 보니 당혹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체사상이 가장 전투적으로 싸운게 교조주의였다”며 “자유주의연대는 그때나 지금이나 교조주의와 극단주의로 똘똘 뭉쳐있다”고 꼬집었다.

한 교수는 “자신이 과거에 사회주의자였고 주사파였다고 반성한다는데 그래서 어쨌다는 것이냐”며 “반성이란 이름으로 권력투쟁을 벌이니까 추한 냄새만 나고 비웃음을 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반성을 하더라도 자기 과거를 완전히 부정해선 안된다”며 “그 사람들 말을 따르더라도 80년대에 수많은 젊은이들이 주사파가 된 것은 그만큼 사회모순이 많았기 때문인데 그 모순이 지금 다 없어졌는지 생각해보라”고 자유주의연대에 촉구했다.

정 교수는 “386 운동을 강하게 반성한다고 하지만 자기반성의 결과가 미래지향적이지 못하고 퇴행적으로 나타난다”며 “과거 독재정권을 미화하고 잘못을 은폐하면 어떤 반성과 미래가 나올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정 교수는 “과거 운동하면서 가졌던 소중한 가치를 부정하면서 친미반공 노선을 걷고 있다”고 꼬집었다.

“자유주의연대가 말하는 자유주의는 자유주의사관을 주장하는 일본우익과 흡사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는 “일본우익의 논리가 바로 반공국가주의”며 “국가로부터 개인의 자유를 강조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자유주의”라고 말한다. 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를 강조하는 게 자유주의인데 자유주의연대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동아&조선 보도, 저의 의심스러워”

동아일보가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여섯 번에 걸쳐 ‘뉴라이트, 침묵에서 행동으로’라는 제목으로 자유주의연대 등을 집중조명하고 조선일보도 이에 동조하는 것에 대해서도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철기 동국대 교수는 “극우적이고 수구적인 사람들이 중도우파를 포장해서 대북대결의식과 극단적 반공주의, 친미사대주의를 퍼트리려 한다”고 자유주의연대를 규탄했다.

이 교수는 “수구냉전의식에서 탈피한 합리적 보수가 아니라 수구냉전의식으로 뭉친 인사들이 대외적인 비판을 무마하기 위해 ‘뉴라이트’를 내세우는 것”이라며 “합리적 보수를 지향한다면 자기반성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홍구 교수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지식사회에서 헤게모니를 잃어가니까 뭔가 새로운 얘기를 해줄 사람에 목이 말라 있었다”며 “그러던 차에 ‘전향한 주사파’들이 조선 동아에 붙은 것이 뉴라이트의 배경”이라고 주장했다. 김동춘 교수도 “‘새로운 우익’을 강조하면서 젊은층을 끌어들여 과거 민주화운동세대인 30대와 20대를 분리시키려는 의도”라고 진단했다.

2004년 11월 25일 오전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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