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재뒷얘기

도봉구 희망목재문화체험장에선 어린이도 목수

by betulo 2019. 1. 7.
728x90


 드릴로 나무에 구멍을 내고 망치질을 하는 어린이들 손매가 야무지다. 고사리손으로 책꽂이 하나를 뚝딱 만드는 정성만큼은 소목장(小木匠) 안 부럽다. 옆자리에선 어린이들과 함께 온 엄마들이 저마다 등받이 없는 의자를 만들고 있다. 


 6일 찾은 도봉구 희망목재문화체험장에선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하는 체험학습과는 사뭇 다르다. 아이들이 엄마 옆에서 구경하거나 보조 구실만 하는게 아니라 자기 작품에 몰두한다. 강사 지시에 따라 설계부터 망치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자기 작품이다. 엄마들도 바쁘긴 마찬가지다. 아이들 작품 신경쓸 틈 없이 ‘내 작품’에 열중하느라 바쁘다. 드릴로 나사못을 조이던 한 7살 유치원생은 “책꽂이 만들어서 집에 가져갈 거예요”라고 수줍게 웃는다. 


 허현수 도봉구 공원녹지과장은 “처음엔 엄마와 아이들이 짝을 이뤄 작품을 만들도록 했는데 어린이들이 겉돌게 되는걸 보고 엄마와 아이들을 따로 구분해서 과제를 주는 방식으로 바꿨다”면서 “아이들이 생각보다 너무 잘해서 엄마들도 놀랄 정도”라고 귀띔했다. 우연히 목공체험에 아이들과 함께 왔다가 아예 목공예 매니아가 됐다는 윤여희(40)씨는 “주말마다 아이들과 함께 이곳을 찾는다”면서 “의자며 책꽂이를 직접 만들어서 쓰니까 아이들도 좋아한다. 아이들이 나무와 자연에 관심을 많이 갖게됐다”고 흐믓해했다. 


도봉구 제공


 도봉구 희망목재문화체험장은 다양한 목공체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주민교육시설로 2015년 5월 문을 열었다. 서울시에서 지원받은 1억 7000만원으로 옛 북한산국립공원관리소 건물을 지상 1층, 연면적 197.85㎡로 리모델링했다. 가족단위로 많이 찾고 북서울중학교 학생들이 2017년부터 자유학기제 수업을 듣고 있다. 드릴 연습부터 시작해 책상이나 책꽂이를 직접 만드는 ‘초급’ 과정을 거쳐 학기를 마칠 때쯤엔 독창적인 목공작품을 만들어야 수료할 수 있다. 


 도봉구민 뿐 아니라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목공교육을 신청할 수 있는데다 재료비와 체험비만 부담하면 간벌목·피해목 등 목공재료를 활용해 연령과 수준에 맞는 목공작품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한 덕분에 지난해에만 연인원 4264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10주 과정(교육시간 30시간)으로 목공 관련 창업과 취업까지 염두에 둔 실기와 이론교육을 제공하는 ‘목공전문가 기초과정’도 신설했다. 교육을 마치면 (사)한국목공교육협회에서 발급하는 ‘목공지도사 3급’ 자격증도 받을 수 있다. 


 이동진 구청장은 “다음달에는 창1동 초안산근린공원에 사업비 5억여원(전액 시비)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1층, 연면적 253.11㎡ 규모로 새 목재문화체험장을 추가로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목공예 체험에 관심을 갖는 주민들이 많이 늘었다”면서 “책꽂이나 의자 같은 간단한 목공제품부터 시작해 다양한 목공작품을 가족과 함께 만드는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