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행부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40여명을 국민점검단으로 위촉하고 최근 오리엔테이션까지 마쳤다. 점검 대상에는 47개 정부부처, 17개 광역자치단체, 50개 공공기관, 30개 기초자치단체 등 164개 기관이 포함돼 있다. 점검단은 자기가 맡은 기관 홈페이지에서 사전정보공표와 원문정보공개 실태를 모니터링하고 미리 정해진 양식에 따라 정보공개청구를 한다.
문제는 평가항목은 대단히 전문적인 반면 대다수 국민점검단은 정보공개청구하는 방법도 제대로 모를 정도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한 국민점검단을 대상으로 서울신문이 조사한 결과 절반 가량은 정보공개청구를 해본 적이 전혀 없었다. 안행부는 이들을 대상으로 정보공개청구하는 방법과 절차만 몇 시간 가르친 뒤 평가를 취합해 이달 말쯤 기관별 순위를 발표할 계획이다.
국민점검단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된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정진임 사무국장은 “정부3.0을 제대로 하려면 현장에서 일하는 담당자들과 대화를 많이 해야 하는데 오히려 감시하고 줄세우는 방식이어서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정보공개업무가 가장 안되는 곳 가운데 하나라는 비판을 받아온 청와대가 조사대상에서 빠졌다”면서 “눈치보기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번 국민점검단은 ‘국장급 이상 업무추진비 내역’ ‘전용차량 운영 현황’ ‘재산공개 대상자 재산변동 내용’ ‘직원 초과 근무수당 지급 내역’ 등 안행부가 지정한 주제에 맞춰 정보공개청구를 한다. 이에 대해서도 청구 내용 자체가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일선 담당자들과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지자체 관계자는 “정부3.0 관점에서 보면 안행부가 다른 기관들 독려할만큼 잘한다는 평가를 못 받는다”면서 “안행부 소속 부서나 잘 독려하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그는 “자기가 필요해서 하는게 아니라 몇시간 뚝딱 교육받은 사람들이 얼마나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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