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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참여연대, 통일부 국감 모니터 스케치 (2004.10.22)

by betulo 2007.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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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없고 산만하다”
참여연대, 통일부 국감 모니터 스케치
2004/10/22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지난 21일 아침 10시 통일부에 대한 통일외교통상위원회 국정감사는 김문수 한나라당 의원의 “원칙적 문제제기”로 막을 열었다.

 

김 의원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증인인데 왜 자리에 안 나왔느냐”며 “장관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자”고 제안했다. 이에 유선호 열린우리당 의원(통외통위 간사)은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장관이 안 나왔다고 국감 안하겠다는게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결국 임채정 열린우리당 의원(통외통위 상임위원장)이 “양당 간사들이 합의하라”며 5분간 정회를 선언했다.

 

5분후 임 의원은 “합의는 되지 않았지만 정 장관이 출석하겠다고 양해했다”고 밝혔다. 장관이 앉을 책상을 들여오고 정 장관이 자리에 앉아서야 본격적으로 국감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날 통일부 국감을 모니터하던 박정은 참여연대 간사는 “김 의원이 정 장관에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트집을 잡은 것”이라며 “30분 가까운 시간을 낭비했다”고 꼬집었다.

 

이화영 의원은 “기획입국을 주도하는 단체들이 미국 NED(민주주의를 위한 전국재단)한테 5년간 9억원을 지급받았다”는 점을, 임종석 의원은 “기획망명이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한명숙 의원과 최성 의원은 “남북경협에서 개성공단이 차지하는 중요성” 등을 부각시켰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집요하게 납북자 문제를 거론했다. 박세일 의원, 김문수 의원, 전여옥 의원 등은 “최우영 납북자가족협의회 회장이 통일부에 계속 면담요청을 했는데 거절당했다”는 점을 계속 부각시켜 정 장관이 “하루빨리 최 회장을 만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내는 “근성”을 보여주었다.

 

국감 증인들과 의원들, 보좌관들과 기자들 때문에 통일부 국감장은 좁고 답답한 느낌을 줬다. 공기도 탁하고 소란스러운데다가 의원들의 질문도 “핵심을 제대로 찌르지 못해” 다소 산만한 느낌을 줬다.

 

한명숙, 임종석, 최성 의원을 “국정감사에서 가장 돋보이는 의원”으로 꼽은 박 간사는 “국감 내내 똑같은 질문이 계속해서 나온다”며 “핵심을 찌르지 못하는 피상적인 질문을 많이 해서 두루뭉실 지나가는 국감이었다”고 혹평했다. 그는 특히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의식해서인지 통일부 국감을 정쟁의 대상으로만 삼는다”며 일부 의원들의 자질을 비판했다.

 

박 간사는 “모든 질문을 10분 이내에 하는 것은 너무 비효율적”이라며 “상시국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인권법이 문제가 되면 청문회 같은 방법을 통해 집중적인 논의를 해야 하는데 지금같은 구조에서는 수박 겉핥기 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4년 10월 22일 오전 10시 37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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