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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골프장을 바라보는 시민들 시선 곱지 않아 (2004.9.2)

by betulo 2007.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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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을 바라보는 시민들 시선 곱지 않아
“반환경 레저시설 말이 되나”
찬성쪽 대부분 골프 매니아들
2004/9/2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난지도 골프장은 과연 대안인가? 여론조사 결과는 압도적으로 난지도골프장 대신 시민가족공원을 바란다. 물론 골프장 건설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있다. 대체로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은 골프장 건설에 찬성하는 경향을 보였다.

 

새벽 1시에 만난 택시운전사 김모씨(55세)는 “택시기사도 골프를 칠 수 있게 하겠다”는 서울시 발표를 아느냐는 질문에 대뜸 “도대체 어느 미친 ×이 그런 말을 하느냐”며 “자기들 배 따뜻하니까 우리같은 사람들 사정 알바 없다는 거냐”고 화를 낸다. “하루 11만원을 벌어야 본전인데 아직 8만5천원밖에 못 벌었다. 해뜰 때까지 죽어라고 운전해야 한다.” 그는 “난지도 골프장 이용료가 5천원이라 해도 골프 칠 시간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골프장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썩 좋지 않다. 사진은 난지도골프장에서 북쪽을 바

              라본 모습. 사진=양계탁 기자 gaetak@ngotimes.net


박준형(도봉구 쌍문1동, 회사원, 30세)씨는 “노을공원 연간 이용 가능인원이 7-8만여명이라고 하는데 인근 하늘공원 방문자 수가 연간 1백만명이라는 점과 비교해도 소수계층의 골프장 이용을 위해 다수 시민들이 출입 통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노을공원에 골프장을 개장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해답은 가족공원화”라며 “일반 대중을 위한 문화적 공간은 몇몇 소수계층이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골프인구 저변도 확대되지 않은 상태이고 골프장 이용료를 낮춘다고 골프인구가 확대되는 것도 아니라고 본다”며 “결국 현재 난지도 골프장은 소수층을 위한 것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평수(마포구 염리동, 공무원, 40세)씨는 “골프장은 많이 있고 많이 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난지도공원엔 골프장보다는 가족공원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쉴 수 있고 찾을 수 있는 녹지공간이 많아져야 한다”며 “서울시가 나무를 심고 공원을 가꾸는 일에 더 신경을 써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민석(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회사원, 31세)씨는 골프장 결정 당시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난지도 골프장에 반대한다. 그는 “처음에 서울시가 분명히 난지도공원을 친환경적으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가장 반환경적인 레저시설인 골프장을 짓는다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다”며 “골프장을 만들기로 결정한 서울시가 애초에 잘못한 것”이라고 서울시를 비판했다.

 

그는 “굳이 체육시설을 만든다면 테니스장이나 배드민턴장 등 얼마든지 있다”며 “접근성도 떨어지는 곳에 굳이 날마다 농약 뿌려서 잔디밭 가꾸는 골프장을 지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반대의견만 있는 건 아니다. 최병호(송파구 석촌동, 회사원)씨는 “현재는 골프를 하는 사람보다 하지 않는 사람이 훨씬 많기 때문에 시민공원화하는 것도 좋지만 비싼 돈을 들여 조성해 놓은 것을 갈아엎는 것도 재정적으로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최씨는 “장기적으로 골프장이 더 많이 늘어나야 한다”며 “지금 현재 건설된 골프장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서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골프를 잘 몰랐을 때는 골프를 안좋게 봤지만 이젠 나이가 들어 격렬한 운동은 힘들다”며 “골프를 상류층 전유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대중골프장이 늘어나면 값도 내리고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운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씨는 특히 “골프는 나이 어린 사람부터 고령까지 다함께 즐길 수 있는 운동중의 하나”라고 강조한 뒤 “국토의 효율적 이용측면에서 버려진 땅을 골프코스로 개발하고 대중골프장을 많이 만들면 얼마든지 서민들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순자씨(서대문구 홍제동, 주부, 45세)는 “골프가 돈이 들긴 해도 운동효과는 아주 좋고 건강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며 “골프장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골프를 아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골프를 바라보는 눈이 천지차이”라며 “골프를 한번이라도 해본 사람들은 누구나 골프를 좋게 생각하게 된다”고 밝혔다.

 

중산층인 이씨가 느끼기에도 골프 이용료는 아무래도 비싸다. 그는 “저렴했으면 좋겠다”며 “대중골프장을 많이 지으면 아무래도 값이 싸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요새같은 불경기엔 골프채 갖고 다니는 것도 좀 눈치 보인다”며 “난지도 골프장 같은 대중골프장이 많이 생겨서 주위 눈치 볼 것 없이 누구나 골프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귀띔했다. 주로 원주에 있는 골프장을 이용하는 이씨는 “골프 한번 하는데 4시간30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새벽에 출발해서 집에 오면 3-4시 정도 된다”며 “점심값, 기름값 등을 모두 합하면 골프 한번 하는데 15만원 정도 든다”고 말했다.

 

강국진 박신용철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4년 9월 2일 오후 13시 17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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