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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서울시의회 난지도공원 해법 찾을까 (2004.9.2)

by betulo 2007.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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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난지도공원 해법 찾을까
[난지도골프장] "시민가족공원으로" 시민단체 청원 상정도 미지수
2004/9/2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난지도 골프장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국민체육진흥공단 사이에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서울그린트러스트 등 시민단체 인사들은 서울시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맺은 난지도 노을공원 조성․운영에 관한 협약을 해지하고 난지도 골프장을 시민가족공원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

정홍식 의원을 청원소개의원으로 한 이 청원서를 이번주부터 시작하는 서울시의회 임시회에서 정식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2일 현재 이 청원서는 환경수자원위원회에서 정식 안건으로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상임위원장인 이훈구 의원(한나라당)과 청원소개의원인 정홍식 의원(열린우리당)에게 난지도 골프장 관련 입장을 듣는다. <편집자주>

“서울시장이 입장 밝혀야”

시민단체 청원 취지 공감…심사숙고 결정

이훈구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위원장

이훈구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장은 “난지도 골프장과 관련해 문제가 계속 이어지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서울시와 공단 사이에 소송이 진행 중이고 청원서도 의회에 올라온 상황이라 함부로 이야기할 사안이 아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위원장은 “아직 업무보고를 못받았다”며 “상임위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6일부터 적극적으로 의견을 듣고 심사숙고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난지도 골프장을 시민가족공원으로 전환하라”며 난지도시민연대가 제출한 청원은 아직 상임위에 상정되지도 못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7월 청원 이후 시청과 공단 등에 답변서를 요구했는데 서울시는 의사일정을 다 정한 뒤인 지난달 31일 답변서를 보내는 바람에 안건 상정을 할 수가 없었다”며 서울시에 책임을 돌린 뒤 “서울시장이 하루빨리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다음주부터 업무보고를 듣고 경위도 따지게 될 것이지만 다음 회기에 정식으로 안건을 상정할 수도 있다”며 “운영의 묘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의회에서도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논의하고 있다”며 “그 가능성 중에는 협약을 해지하고 난지도골프장을 시 직영으로 운영하거나 가족공원으로 바꾸는 것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난지도 골프장을 두고 서울시와 공단이 몇 달째 줄다리기를 하는 것이 무척 부담스럽다”며 “하루속히 난지도 골프장 문제를 정상화해 난지도공원을 서울 시민의 품으로 되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고건 전 서울시장 당시 결정한 사안 때문에 현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부담을 떠안는 것에 불만을 드러내면서 “난지도 골프장은 애초부터 정치적으로 결정한 사안”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골프장 사업자 선정 당시부터 여러 특혜의혹이 있었고 지방재정법 적용에도 의혹의 소지가 있었다”며 “국민의정부에서 골프장 대중화를 발표하고 나서 고건 시장이 무리하게 난지도 골프장 건설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위원장은 “전임 시장 정책결정사항을 뒤집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골프장 이용료 문제는 서울시와 공단이 맺은 협약에서 핵심 사안인데 이제 와서 번복하는 것은 시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공단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환수위 위원들 모두 골프장 이용료 1만5천원을 인상할 수 없다는 데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애초 서울시가 공단과 협약을 체결할 때 그 부분을 명확하게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공단이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도 “공단의 최종목적이 뭔지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 위원장은 “8월에 공단이 답변서를 보내주기 전까지는 공단과 접촉하질 못했다”며 “공단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공단이 서울시민을 볼모로 1-2년 걸리는 소송을 제기해 골프장문제 해결만 어렵게 만들었다”며 “공단이 막나간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청원서의 취지는 충분히 공감한다”며 “지금대로 골프장을 개장하면 대중골프장이라는 애초 취지를 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시민단체의 문제제기에 동감을 표시했다.

난지도 골프장을 두 번 방문했다는 이 위원장은 “하절기 기준으로 하루에 3백여명이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는데 골프장 주변 산책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골프치는 광경을 보고 위화감을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지난번 가봤더니 골프장에 나무가 없었다. 난지도 골프장은 바람이 많이 불고 햇볕도 강할 텐데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을 거라고 생각한다. 새벽 4시부터 입장권을 선착순으로 구입해야 하는데 개장시간은 해뜰 때부터이다. 그 기다리는 시간을 활용하라고 골프연습장을 만든건데 공단은 골프장 이용료를 3만3천원(하절기, 동절기는 3만9천원)으로, 골프연습장 이용료를 1시간당 1만3천원으로 하자고 한다. 그러면 실제 골프 한번 즐기는데 최소 7-8만원을 써야 한다. 그래서야 어떻게 누구나 즐길수 있는 대중골프장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공단에서는 골프장연습장 이용료 인상에 대해 주변 골프연습장 이용료가 1만5천원이기 때문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차라리 배드민턴장 만들어 돈 받아라”

공단 노을공원 무단점유 있을 수 없는일

청원소개 정홍식 서울시의원

“서울시는 공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공원 한 평을 늘리기도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난지도 공원은 후손들에게 서울시가 남겨줄 수 있는 마지막 땅이다.”

정홍식 서울시의원(환경수자원위원회)은 “골프장은 서울 말고도 많다”며 “궁극적으로 노을공원을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민가족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 수익이 문제가 된다면 골프장 대신 배드민턴장이나 생태체험장 같은 시설을 만들고 이용료를 받으면 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난지도 골프장 문제를 잘 해결하면 한국의 정책과 패러다임을 바꾸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청계천 복원공사 이후 하천복개공사를 하자는 주장이 사라졌다. 마찬가지로 난지도 골프장을 시민가족공원으로 만들면 한국사회에서 공원을 바라보는 인식을 확실하게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가 1백50억이 없어서 일개 공단한테 망신당해서야 되겠느냐”며 서울시의 결단을 촉구한 정 의원은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공단은 애초 서울시에 약속한 기부체납도 안하고 있다”며 “서울시와 공단이 2001년 체결한 협약서에 비춰 봐도 협약을 해지할 수 있는 요건에 해당하고 고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공단이 서울시민을 볼모로 노을공원을 무단점유하고 있는데도 언론과 정부․정치권에 전방위로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이어 “공단에선 자신들이 난지도 골프장 건설을 위해 1백46억원이나 투자했다고 하지만 서울시가 난지도 매립공사비로 쓴 돈만 해도 7-8백억원”이라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솔직히 이번에 청원서가 통과될지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해 난지도 골프장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환경수자원위원회가 개편되면서 시의원 세 명을 빼곤 모두 처음 환수위원을 하게 된 시의원들”이라며 “더구나 청원서 안건이 이번 회기 안건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그는 “3일 상임위원 간담회에서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것”이라며 “일단 안건으로 상정하는게 일차 관건”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청원서 제출 이후 공단 경영진 누구와 여권 고위인사가 친하다느니, 안건으로 상정하지 말자느니, 여당이 그러면 되느냐는 둥 온갖 얘기를 다 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정 의원은 “서울시도 난지도 골프장 문제로 무척 곤란해 한다”며 서울시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처음부터 공원 만든다고 했으면 10-20억으로 할 수 있었다”며 “골프장으로 만들려니 1백50억 가까운 돈이 들었는데 이제 와서 공원으로 하자는 것은 서울시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후임 시장이 전임 시장 정책을 뒤집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도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난지도 시민연대가 제안한 시민모금을 잘 활용하면 서울시도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시민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기대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난지도 골프장 뿐 아니라 골프장 전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특히 “한달에 7-8만원 가량 하는 헬스클럽 가는 것도 부담스러워하는 시민이 많다”며 “비싼 골프장을 만드는 것보다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공원을 많이 만드는 것이 국민체육을 진흥하는데도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골프가 이제는 대중스포츠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지금도 한번 골프 치려면 쌀 한가마니 값이 든다”며 “그나마도 자기 돈으로 골프치는 사람은 별로 없고 접대비로 골프 치는 경우”라고 꼬집었다. 그는 “운동한번 하는데 20-30만원 드는데 서민들에게 골프 장려한다는 건 옳지 않다”며 “소득수준 3만 달러 정도 되면 골프대중화가 설득력을 가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골프장을 짓는 것도 자기 돈으로 하는게 아니라 회원권 팔고 은행 대출 받아서 하는 것”이라며 “돈놓고 돈먹기”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4년 9월 2일 오후 13시 33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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