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소중한 공간이죠” | |
사이버 평화박물관 웹기획 이기찬씨 | |
2004/8/20 | |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 | |
“사이버 평화박물관이 평화를 이야기하고 평화를 느끼는 소중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이버 평화박물관 개관이 누구보다 기쁜 사람이 있다. 바로 사이버 평화박물관 웹기획을 도맡아 했던 이기찬씨(성공회대 사회학과 대학원).
북한인권 관련 시민단체 간사, 국제사면위원회 자원봉사자 등으로 일할 정도로 인권 문제로 관심이 많았던 이씨는 올해 3월 사이버 평화박물관에서 같이 일하자는 제안을 받고 주저없이 반상근 간사로 평화박물관 추진위에 결합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반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고 이제 사이버 평화박물관이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자유롭게 일하면서도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제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고 근현대사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반성한다는 취지도 와 닿았죠.” 이씨는 대학원 석사논문도 인권과 평화를 주제로 쓸 계획이다.
사이버 평화박물관은 모두 6개 주제로 이뤄진 전시관에 가장 큰 공을 들였다. 이씨는 “전시관을 계속 수정하고 보완할 것”이라며 “많은 이들이 사이버 평화박물관을 찾아 다양한 의견을 올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는 “평화로 가는 길은 서로 합의하고 화해하면서 아우르는 것”이라며 “쌍방향 소통을 통해 그런 내용이 사이버 평화박물관에 녹아들게 하고 싶다”고 기대했다.
전시관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관이 뭐냐는 질문을 던지자 이씨는 고민끝에 6관 ‘여성과 평화’를 꼽았다. 6관은 위안부로 끌려간 여성들의 삶과 증언, 강제동원 사례와 규모 등을 전시한다. “평화박물관을 만드는 계기 가운데 하나도 위안부 할머니들의 성금이었죠. 자신의 고통을 이겨내면서 다른 이들을 위해 거액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 평화의 핵심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안부 문제는 현대사에서 가장 아픈 부분이기도 하구요.” 사이버 평화박물관을 고민하면서 이씨 자신 고민도 많이 성숙했다. 무엇보다 “어떡하면 평화스런 방법으로 평화를 이야기할까”하는 것이었다. “현장에서 고민하며 제 생각을 다듬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민간인 학살이나 위안부 문제 등을 다루면서 객관적 사실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갈등을 넘어 화해와 공동의 기억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됐구요.” 이씨는 평화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 공동대표인 이옥선 할머니를 만나 얘기를 들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다. 그는 “소박하고 겸손한 모습에서 번지르르한 말보다 더 큰 감동을 받았다”고 귀띔했다.
힘들었던 일도 많았다. “제가 처음부터 기획한 게 아니라 기존 기획을 이어받은 것이었어요. 무엇보다도 그게 가장 힘들었죠. 너무나 다양한 평화라는 내용을 어떻게 사람들에게 보여줄 것인가를 둘러싸고 담당자들 사이에 시각차이도 있었구요. 평화운동은 대립각을 세우는 운동이 아니잖아요. 내용의 수위를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로 토론을 많이 했습니다.” 사이버 평화박물관은 베트남전 진실위원회에서 이어졌다. 초기에는 베트남전 참전군인들이 항의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한 평화박물관 추진위 활동가는 뺨을 맞기도 했습니다. 그걸 보고 참 안타까웠어요. 그들도 피해자고 우리가 하는 운동이 결국 그들을 위한 일인데 왜 그걸 몰라주나 하는 생각도 들었죠.” 앞으로 평화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이씨는 “전쟁기념관처럼 큰 건축물이 아니라 조그맣게 여러 곳에 평화 공간을 세우고 싶다”며 “사이버 평화박물관이 튼튼한 기초 구실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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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 20일 오전 5시 53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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