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가이미지를 높이고 외국 시민 개개인의 ‘이해와 공감’을 얻어 한국의 품격을 높이자는 담론은 넘쳐난다. 하지만 장기적이고 큰 그림에 입각하지 않으면 한때 잘나가다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홍콩 영화’ 전철을 밟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바로 장기성과 일관성을 강조하는 ‘공공외교’가 한국에게 필요한 이유다.
최근 K팝 열풍이 유럽에서 눈에 띄는 성과물을 낸 뒤 정부 일각에선 장기전략 없이 한류 바람에 편승해 단기 실적만 챙기려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심지어 일부 해외문화원에선 현지 K팝 팬들을 동원한 관제시위까지 벌이는 지경이다.
2011/10/25 - [공공외교] - 공공외교, 이것만은 하지말자
2011/08/01 - [공공외교] - 문화체육관광부, 해외에서도 '한류' 관제데모 사주하나
우리 정부가 관심을 쏟고 있는 ‘한류’에는 공통점이 있다. 음식, 영화, 드라마, 음악. 모두 당장 ‘돈’이 되는 것들이다. 최근 수십년의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일본학과 지원자가 오히려 늘었다는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 사례는 한국을 알리는 작업이 얼마나 ‘인내와 끈기’를 필요로 하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공공외교를 위한 정부의 역할은 당장엔 돈이 안되는 전략적인 지원과 수준높은 담론생산과 사회적 확산에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2011/10/03 - [雜說/경제雜說] - 한국에서만 무시당하는 '일본의 저력'
2011/08/09 - [공공외교] - [공공외교] 유럽에서 느끼는 '일본은 있다'
그런 점에서 외교통상부에서 문화외교국을 신설하고 공공외교 발전을 위해 다양한 국가전략 개발에 나서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구성돼 있는 문화외교 자문위원회 구성만 놓고 보면 외교통상부가 구상하는 공공외교가 21세기 국가전략을 만들어내기 위한 거시적인 목표달성인지, 해외주재 대사관 등에서 일회성 문화행사를 효율적으로 동원하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2010년 1월3일 외교통상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외교통상부는 2008년부터 문화외교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2011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2년간 자문을 맡을 제2기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자문위원 명단을 보면 미술, 공연, 대중문화, 미술, 건축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 일색이다. 이는 어떤 면에서는 제1기 위원회 구성보다도 후퇴한 인적 구성이다.
1기 당시에는 이기웅 파주출판도시 이사장이 출판문학 전문가로서 위원으로 참여했지만 2기 들어서는 출판 관련 전문가가 아예 없다. 공공외교를 위한 해외번역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할 수 있다.
<문화외교 자문위원회 명단>
성 명 | 직 책 | 분 야 |
한도룡 | 홍익대 미대 명예교수 | 미술(실내장식) |
황병기 | 이화여대 명예교수 | 공연(국악) |
신현택 | 삼화네트웍스 사장 | 대중문화(방송) |
권영민 |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 | 문학 |
박항률 | 세종대 회화과 교수 | 미술(서양화) |
배병우 | 서울예술대학 교수 | 미술(사진) |
송승환 |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 공연 |
김봉렬 |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건축 |
김주호 | 서울시향 대표이사 | 공연(서양음악) |
문봉선 | 홍익대 동양화과 교수 | 미술(동양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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