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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사해/한반도-동아시아

"국민행동 차원 노대통령 퇴진 구호는 부적절" (2004.7.6)

by betulo 2007.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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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행동 차원 노대통령 퇴진 구호는 부적절"
다함께 최일붕씨 "시민단체 노대통령 비판 꺼린다"
2004/7/6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최근 파병반대운동에서 전술과 방향을 두고 다른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는 크게 △구호 수위(노 대통령 규탄이냐 퇴진이냐) △참여 범위(노사모 포괄이냐 배제냐) △투쟁수위(촛불집회냐 강력투쟁이냐)로 나타나고 있다. 시민의신문은 파병반대운동에서 나타나는 시민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기 위해 대표적인 단체 활동가들과 연쇄 인터뷰를 갖는다. 지난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에 이어, 다함께 활동가 최일붕씨(국제연락간사·아래 사진)의 인터뷰를 싣는다. <편집자주>


"파병철회 운동, 어떻게 전개할 것인가" 시민의신문 연속인터뷰 순서 

1.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 “백만 시민 결집됐을 때 파병철회 가능”

2. 최일붕 다함께 국제연락간사 "대통령 퇴진 구호는 부적절하다"

3. 최근호 파병반대국민행동 상황실장

4. 김지성 민지네 회원

-지난 3일 파병반대 집회에서 민지네 회원들과 파병반대국민행동 지도부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다.

 

△민지네(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네티즌 모임)가 노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는 건 그들 자유다. 그 자체는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다함께도 단체 차원에서는 노 대통령 퇴진 입장이지만 파병반대국민행동 차원에서 노 대통령 퇴진 구호를 내거는 것에는 반대다.

 

지난주 수요일 집회 때 한쪽에서 민지네 회원들과 일반 참가자들이 말다툼하는 걸 봤다. 무대에서 연설을 하는데 민지네가 구호를 외쳐서 청중 가운데 한 사람이 조용히 하라고 핀잔을 주니까 민지네 회원이 반발해서 생긴 충돌이었다. 문제는 의사전달방식이고 균형감각이다. 무리하지 않고 매끄럽게 자신들의 의사를 전달하지 못하는게 아쉬웠다. 서두른다는 느낌도 받았다.

 

-일부에선 촛불집회보다 더 높은 수위의 투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수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전투성을 과시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 급진적 투쟁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다수대중보다 우월하다는 엘리트주의를 갖고 있는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경찰과 물리적으로 충돌하고 뭘 던지고 하는 건 정치적으로 성숙한 태도가 아니다. 정말 중요한 건 대중들을 참여시키는 것이다. 지난달 26일 집회에 1만5천명의 대중이 모이고 노동계급이 파병반대운동에 결합하는 건 대단한 성과다. 하지만 파병을 철회시키기엔 여전히 부족하다. 적어도 수십만은 모여야 한다. 운동은 급진적이고 전투적이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대중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층 대중이 참여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좌파적이고 급진적이라고 생각한다.

 

-파병반대운동이 노사모도 포괄해야 한다고 보나.

 

△노사모 회원 가운데도 파병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은 게 사실이다. 노사모 회원이라는 이유로 배척하는 것 또한 파병반대운동의 외연을 스스로 좁히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노사모 회원이든 열린우리당 지지자든 파병에 반대한다면 포용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그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노 대통령 비판을 삼가는 것은 오히려 파병반대운동을 약화시킨다. 밑에서 올라오는 대중들의 분노를 애써 희석시켜선 안된다.

 

-노 대통령 퇴진구호를 어떻게 생각하나.

 

△파병반대국민행동 지도부에서 노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물론 노 대통령을 비판하는 건 지극히 정당하다. 개별 단체나 개인들이 노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는 건 자연스럽다고 본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파병반대라는 특정한 목표를 위해 광범위한 개인과 단체들이 함께하는 운동이다. 반전운동연합체가 노 대통령 퇴진을 전면에 내세우면 기반이 운동기반이 협소해진다고 본다. 대신 파병반대국민행동 지도부는 연사와 일반 참가자들이 노 대통령을 비판하는 걸 자유롭게 허용해야 한다. 일부에선 노 대통령 비판까지도 피하는데 그것도 적절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공동전선은 행동통일이지 사상통일이 아니다.

 

-노 대통령 비판조차 꺼린다는 건 어떤 말인가.

 

파병반대국민행동 지도부 가운데 일부 단체들은 노 대통령 비판조차 꺼린다. 시민단체들 특히 여연이 그런 경향을 보인다. 참여연대는 꼭 그렇다고 할 순 없지만 노 대통령을 비판하면서도 방어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지도부 안에서 그에 대한 반발도 없지 않다. 참여연대가 주도적으로 파병반대국민행동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참여연대에 대한 반발이 파병반대국민행동 지도부에 대한 반발로 나타나는 면도 분명히 있다고 본다.

 

나는 참여연대가 파병반대여론을 높이는데 결정적으로 이바지했다는 점을 높이 산다. 하지만 참여연대는 여론을 높이는 데 쏟는 노력에 비해 대중행동을 상대적으로 등한시하는 것 같다. 참여연대는 주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열고 범국민청원운동을 벌이는 데만 집중한다. 이는 의도하지 않게 대중참여를 정체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다함께가 어떤 단체인지 소개해달라

 

△과거 국제사회주의자들(IS)이 민주노동당에 가입하면서 민주노동당의 일부 학생당원들과 2000년 1월쯤 민주노동당 학생그룹을 구성했다. 다음해 7-8월에 다함께라는 이름으로 바꿨다. 나는 학생이 아니었기 때문에 (웃음) 학생그룹에서는 활동하지 않다가 다함께 결성 때부터 참여하고 있다. 결성당시 회원이 2백명 정도였는데 최근 1천명을 넘었다. 회원 가운데 2백50명 가량이 조직노동자이고 5백명 가량은 민주노동당 당원이다. 회원 대부분이 서울에 기반을 두고 있다.

 

다함께 지도부 대다수와 회원 가운데 70-80%가 트로츠키주의자들이다. 나머지 20-30%는 반자본주의적 급진주의자들이라고 보면 된다. 알다시피 트로츠키주의는 스탈린주의 즉 일국사회주의에 반대하면서 나타났다. 트로츠키주의는 가난한 나라 혼자서 사회주의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을 반동적 몽상으로 본다. 선진국을 포함하는 국제적 규모의 사회주의 운동을 강조하기 때문에 국제주의 색채가 강하고 노동계급의 투쟁을 중시한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4년 7월 6일 오전 7시 30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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