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이집트 민주항쟁과 미국의 이중생활

종횡사해

by betulo 2011. 2. 6. 18:26

본문

728x90



이집트 민주화 시위를 통해 미국을 생각한다 (上)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이
5일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을 미국의 좋은 친구이자 미국의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무바라크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것을 비판했다


체니 전 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에서 열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미국 정부는 무바라크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너무 거칠게 밀어붙여서는 안된다.”면서 무바라크 대통령은 훌륭한 친구였기 때문에 오랫동안 대접받아왔던 것처럼 대우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혹자는 딕 체니 전 부통령이 대표적인 네오콘가운데 한 명이니까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미국 편에 서면 좋은 사람이고 미국을 거역하면 악마의 편이라고 했던 기억을 떠올린다면 사실 자연스런 반응이기도 하다.

그럼 이건 어떨까. “무바라크 대통령은 중요한 동맹이다. 정부는 시위대에 무력을 사용해선 안되지만, 동시에 시위대도 자신들의 의견을 평화적으로 표현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 말은 체니 전 부통령이 비판하는 미국 정부의 수장 오바마 대통령이 시위 초기 했던 발언이다.(http://www.spiegel.de/international/world/0,1518,742458-2,00.html)

슈피겔이 잘 지적했듯이 이런 발언은 바로 직전 튀니지에서 벌어진 시위에 대한 반응과도 상당히 다르다. “미국은 튀니지 인민 편에 서 있다. 그리고 튀니지 인민의 민주적 열망을 지지한다.”

출처: flickr


시위가 처음 벌어진 125일 백악관이 내놓은 성명은 또 어떤가. 백악관은 총론으로는 이집트 정부가 정치·경제·사회적 개혁을 추구할 기회이자 국민의 열망에 응답할 중요한 기회를 맞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각론은 각계각층이 폭력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게 뭘 뜻하는지 이해하는 건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127일 공영방송 PBS '뉴스 아워'에 출연해 좀 더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무바라크 대통령은 독재자가 아니며 물러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여러 측면, 특히 (북아프리카) 지역의 평화와 중동의 평화, 이스라엘과의 관계 개선 등의 측면에서 우리와 협력하면서 책임있는 태도를 보여왔다.”

바이든 부통령은 30년 동안 이집트를 통치한 무바라크가 독재자가 아니라고 강변했고 그가 물러날 때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127일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백악관이 이집트 시위대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이 문제는 누구를 편들고 할 사안이 아니다.”라는 양비론으로 답변한 뒤 이집트 정부는 (시위에도 불구하고) 안정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미국이 이집트에 대해 보이는 태도는 시위가 격화되면서 자칫 이집트 독재정부가 붕괴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이집트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본격적으로 무바라크 이후를 계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129일과 130일 잇따라 영국, 이스라엘,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등 각국 정상과 전화 통화를 하며 공동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30CBS방송에 출연해 질서 있는 전환을 촉진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공식적으로 무바라크 대통령 퇴진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힐러리 장관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130일 보도를 통해 무바라크의 퇴진이 자칫 이집트에서 정치적 진공상태를 초래해 반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무바라크 정권은 군사독재 정권이다. 다시 말해 이집트 최대 권력집단은 군부라는 뜻이다. 미국 역시 군부를 다독이는 데 주력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130일 무함마드 후세인 탄타위 이집트 국방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장시간 사태 수습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AP통신 등이 전했다. 그보다 일주일 전에 워싱턴에서 열린 양국 군사협력회의에 참석했던 사미 하페즈 에난 육군 참모총장 등 이집트 군 고위관계자들이 미국 국방부로부터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받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