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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써 본 스마트폰

雜說

by betulo 2010. 7. 28.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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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요일 난생 처음으로 스마트폰이란걸 손에 쥐었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토요일 개통을 했습니다. 첫인상은 “와~”입니다. 화면이 정말 끝내주더군요. 두 번째 느낌은 당황스러움. “어떻게 켜는거지?” 세 번째는 난감함. “전화 받는 방법을 모르겠어요.” 그 이후엔 호기심(!) 정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시험삼아 어플리케이션이란 것도 몇 개 내려받고 새로운 기능을 이것저것 익히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이 빠르면 몇 년 전부터 시도했던 일을 이제와서 한다는게 남새스럽긴 하지만 저는 사실 ‘얼리어답터’라기 보다는 ‘얼리어답터를 유심히 관찰했다 상투 잡는’ 유형에 가깝습지요.

유행 한참 지난 전자사전을 올해 초 처음 샀다가 별로 써먹어보지도 못하고 제사만 지내고 있는게 대표적인 사례 되겠습니다. 그러고보니 휴대전화라는 것도 2000년 6월 즈음에 보조금 없어진다는 말 듣고 보조금 폐지 하루 전에 부랴부랴 샀던 기억이 납니다.

신기술이라는게 가랑비에 옷 젖는 느낌이랄까 그런게 있는 것 같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대단한 변화가 우리를 휩쓸고 지나갔지만 하루 하루 살아가는 소시민들은 별다른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지지요.

마치 부모가 자녀 키 크는 것도 모르고 살다가 어느날 오랜만에 만난 친척이 얘기해주고서야 “어 벌써 이렇게 컸나”하는 심정과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그러고 보면 오랜만에 만나서 변화를 즉각 인지하는 ‘친척’처럼 시대 변화를 예민하게 느끼려면 오히려 한 발 물러나서 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최근 지방재정 위기 관련 글을 써 보면서 든 생각도 그렇습니다. 하루 하루 살아가는 동안엔 지방재정이 시나브로 나빠지는게 별로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지요. 하지만 제3자 입장에서 보거나 혹은 특정 임계치를 돌파하면 “어!” 하는 심정으로 커다란 변화를 뒤늦게 실감하게 됩니다.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문명의 붕괴>에서 지적한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나무를 베어내면서 이스터섬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란 질문도 결국 비슷한 맥락의 역설을 보여주지 않나 싶고요. 기억에 따르면 다이아몬드는 이렇게 말합니다.

‘마지막 나무를 베어내면서 이스터섬 사람들은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에게 이스터섬은 원래 나무가 거의 없는 곳이었다. 그들의 선조들은 한때 섬을 가득 메웠던 나무를 기억하겠지만 그건 옛날 얘기에 불과했다. 그들은 나무가 주는 장점도 별로 기억하지 못한다. 나무 하나 있는게 뭐 대수인가 하는 마음으로 나무를 베어버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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