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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사해/한반도

대북제재? 북한을 중국 식민지로 만들게 될 것

by 자작나무숲 2010. 5. 14.




김정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하 조선)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중이다. 일부에선 ‘이러다 조선이 동북4성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 정부는 2008년부터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며 2년 이상 강경자세를 유지해 왔다, 대북 인도적지원도 끊겼다. 그렇게 강하게 나가면 조선도 더 못버틸 것이고 그러면 남북관계가 ‘정상화’된다고 했다. 처음엔 반년이면 된다고 했다. 다음엔 해 넘기기 전이면 된다고 했다.


그렇게 ‘마냥’ 기다려온 청와대 정책담당자들을 바보라고 하면 심하게 펄쩍 뛸 게다. 하지만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평양에 있는 정책담당자들도 바보는 아니다. 


뭐하러 자존심 굽히며 한국한테 무릎을 꿇겠는가. 60년을 이어온 ‘혈맹’ 중국이 있는데 말이다. 해마다 대규모 인도적 지원도 해주고 경제지원도 해준다. 대접은 또 얼마나 극진한가. 결국 기다리며 압박한 결과가 동북4성인 셈이다.


남북관계에서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는 말은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11월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사 논설실장단 오찬간담회 자리에서 처음 썼다고 한다. 한 참석자가 경색된 남북관계를 빨리 푸는 게 어떠냐고 질문하자 그런 취지로 답변했다고 한다. 정석구 한겨레 선임논설위의 증언을 들어보자.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419099.html)


“이 대통령은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것처럼 자신 있는 말투로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했다. ‘남북문제는 김대중 정권 초기에도 8개월, 노무현 정권 초기에도 10개월(?) 등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그런 (대화 중단) 전략을 써왔다. 대화 중단하고 이대로 있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정권은) 북한과 색깔이 다르니 (다른 정권에 비해 대화 중단 기간이) 몇 달 더 걸릴 것이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정석구 논설위원도 지적했듯이 기다리기 전략의 결과를 우리는 지금 목격하고 있다. 2007년 대통령선거에서 이긴 뒤 남북대화라고 할만한 사례를 꼽으라면 내가 아는건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사절단을 만난 것밖에 없다. 그나마 김 전 대통령의 죽음을 댓가로 한 사실상 첫 대화였지만 그 이후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


그러는 와중에 진짜 문제는 조선이 갈수록 중국에 의존하는 정도가 심해져서 이제는 거의 생명줄이나 다름없게 됐다는 점이다. (아래 첨부한 표와 그래프는 모두 하나금융그룹 보고서에서 딴 것임을 밝힌다.)


10년 전인 2000년 조선의 대중국 무역의존도는 일본과 비슷한 25% 수준이었지만 2008년에는 73%가 됐다. 교역액은 10년 사이에 5배 넘게 증가했다. 조선에 대한 총투자액의 90%를 중국이 차지하고 석유는 이미 사실상 100% 중국에서 수입한다.


중국은 꾸준하고 ‘통 큰’ 대북지원을 통해 명분과 실속을 동시에 챙기고 있다. 지난 2007년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신압록강대교 건설을 제안하면서 공사비 전액(약 2200억원)을 부담하겠다고 나섰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집행한 대북지원예산 2조 366억원(식량차관 8715억원 포함)의 10%가 넘는 액수다. 

(대북지원에 관한 더 자세한 사항은 대북'퍼주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더라 조선일보가 밝혀낸 대북 퍼주기의 진실 “북한에 퍼줬더니 핵개발”이라는 편견 혹은 거짓말 등을 참고)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북중경제협력은 다섯가지 특징이 있다.

① 북한 지하자원의 대중 유출 심화

② 북한 전략물자의 대중 의존도 심화

③ 대중 교역의 지역 편중성(동북3성) 심화

④ 중국의 전략적인 대북 인프라(SOC) 투자 

⑤ 북중 관광 협력의 확대


북중교역은 최근 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대목이다. 조선의 대중 주력 수출품은 2000년대 초반 어패류 등 동식물성 식품(38.51%)이었지만 최근에는 철광석, 석탄, 아연 등 광물성자원(41.3%)으로 바뀌었다. 중국은 대북 총투자액의 70%도 지하자원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조선을 방문해 중국 훈춘과 조선 함경북도 나선항을 잇는 93㎞ 도로를 건설해주는 댓가로 나선항 부두 개발권을 확보했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북지역 개발을 국가적 과제로 삼고 있는 중국은 북·중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대북 인프라(SOC)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북중 경협 확대가 곧 동북지역 개발인 셈이다.



아래 그래프에서도 드러나듯이 북중교역과 남북교역은 반비례관계다. 남북교역이 약화되면 북중교역이 늘어났다. 북중교역은 2001년과 2008년 증가세가 두드러졌고, 2002년과 2006년, 2007년에는 증가세가 둔화되었다. 다시 말해, 최근 급격히 증가한 북중교역은 지난 2년간 ‘관계’ 자체가 없어져 버린 남북간 갈등의 산물이다. 미국이 이란 경제제재하는 틈에 중국이 어부지리 챙기는 것과 닮은꼴이다. (미국 이란 경제제재, 최대수혜자는 중국)


그러고보면 이번 정권은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 아니라 ‘기다리는 것 말고 전략이 없다’는 말이 더 맞는 말이 아닐까. 싶다. 한마디로 ‘무대뽀’였고 천안함 사고 이후엔 거의 정신줄 놨다고 보면 너무 심한 말인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모두 말을 아끼며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는데 한국 혼자만 난리치는 것을 보면 뒷감당 어찌하려 그러는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조선 연계를 자꾸 얘기하는 것과 검찰이 즐겨쓰는 ‘피의사실 공표’가 묘하게 닮았다는 생각은 나 혼자 드는 망상일까?)


이와 관련 에이던 포스터 카터 영국 리즈대 연구원은 지난달 15일 미국 주간 뉴스위크에 기고한 ‘조선을 잃어버리고 있다: 한국은 북방정책 펴야’라는 글은 여러 가지로 의미심장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역사는 이 대통령을 G20 정상회의 의장이 아니라 북한을 잃은 남한의 대통령으로 기억할 것이다."


그는 “한국의 우파들은 북한이 중국의 동북 4성이 된다고 비판하지만 그것은 제 얼굴에 침뱉기”라면서 “한국의 근시안적 보수파들은 굶주리는 북한 동포들에게 쌀을 보내는데 필요한 적은 돈에도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역시 귀담아 들을 대목이 아닐까 싶다.


하다못해 이번 정권이 입만 열면 외치는 ‘자원외교’ 차원에서라도 대북정책을 집행하면 안되는걸까? 조선의 지하자원을 고스란히 중국이 싼 값에 사가고 있다.


이 글을 쓰면서 처음 생각한 화두는 “조선이 중국에 팔려가고 있다”였다. 거기서 나오는 질문을 던져보자. “조선을 중국에 팔아버린 자는 누구인가.” ‘퍼주기’라는 조악한 유언비어를 유포했던 자들과 거기에 고개 끄덕거렸던 이들이여,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할지어다.


자료 :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 국감보도자료 2009.10.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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