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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사해/한반도-동아시아

한국 혼자 난리치는 “천안함 침몰에 북한 개입”

by betulo 2010.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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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뢰건 기뢰건 이래야 정상 아닌가?

어느 정도 예상하긴 했지만 북한이 천안함 침몰시켰다는 쪽으로 정부와 일부 거대 언론들이 방향을 확실히 잡은 듯 합니다. 선거와 맞물리면서 본격적인 북풍(北風)이 몰아칠 태세입니다. 공안정국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사고 원인 자체가 워낙 미궁 속이라 뭐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국방부가 말하는 것이 진실에서 가장 멀어보인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지난 17일 방영된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제기한 10가지 의문점도 심사숙고해야 할 지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1. 어뢰라면 왜 화상 환자 없나.

죽은 물고기 떼도 없었다. 음파탐지기에서도 어뢰를 감지하지 못했다. 지진파와 천안함 침몰의 상관관계도 밝혀진 게 없다.

2. 수중 기뢰라면 물에 왜 안 젖었나.
수중기뢰는 1초에 8천km의 엄청난 충격파가 발생하기 때문에 물기둥이 솟구쳐 오르게 된다.

3. 왜 고막 파열도 없었을까.

미국 버클리대 알라 만수르 교수는 “수중 폭발인데 물기둥을 보지 못했고 젖지도 않았다는 건 모순”이라고 의문을 제기한다.

4. 전단 파괴 가능성 전혀 없나.
배가 좌초됐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이 부분은 이번주 시사IN이 집중조명했다.)

5. 국방부는 왜 TOD영상 숨기나.

6. 비상상황 전화 정말 없었나.

9시16분 무렵 “비상상황이 발생해 전화를 끊어야겠다”는 전화가 있었다는 사실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이정국 실종자가족협의회 대표가 거듭 밝혔다.

7. 해경-국방부, 왜 말이 다른가

해경에선 “우리는 9시15분으로 아는데 국방부가 아니라고 하니까 아닌 줄 아는 것”이라고 한다. 해군 상황일지에서도 9시15분에 최초 상황이 발생했다고 적혀 있다.

8. 왜 국제상선망 교신했나.

국제상선망은 전력이 끊긴 엄청난 비상상황이 아니면 쓰는 일은 거의 없고 평상시라면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한 해군 전역 장교가 증언했다.

9. 일부러 실종자 구조 늦췄나.

최첨단 장비는 다 어디가고 있었을까. 왜 민간 해양전문업체에 지원요청하지 않았을까.

10. 생존가능성 희박, 국방부는 몰랐나.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주변국의 동향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해주는 시사IN 기사가 있어 전문을 옮겨놓습니다. 최신기사를 홈페이지에 게재하지 않는 관계로 직접 자판 두들겼다능... 시사IN 남문희 편집국장은 오랫동안 남북관계를 취재해온 전문기자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아 보입니다.

지난주 시사IN 136호(100424) '편집국장의 편지' <주변국은 왜 조용한가>

남북 접경지역에서 근래 보기 드문 초대형 군사 참사가 벌어졌는데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은 왜 이렇게 조용할까요? 다른 나라는 그렇다 쳐도 일본마저 입을 닫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북한과 관련한 조그만 꼬투리만 나와도 대서특필해온 일본 언론이 이번에는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하도 이상해서 주변국 움직임에 정통한 인사들에게 저간의 사정을 들어봤습니다. 결론은 미국, 일본, 그리고 중국, 러시아 등 각국 정보기관이 사건 초기부터 북한 관련 사실이 있는지 열심히 파봤지만 전혀 성과가 없었다는 겁니다. 먼저 미국, 미국은 동해와 서해 밑의 북한 움직임을 이미 손바닥 보듯 해왔고, 이번 사건 이후 군사정보뿐 아니라 북한 내부 인적 네트워크까지 총동원했으나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조사 내용을 공식 전달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에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국가로 일본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미국과 정보기관 간 공조를 통해 눈에 불을 켜고 북한 관련 사실을 찾아 나섰는데, 도쿄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그 배경에 후텐마 기지 문제라는 현안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혹여 북한이 어뢰라도 발사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미국,일본간 골치 아픈 현안인 후텐마 미국 해병대 기지 이전을 한 방에 잠재울 대형 호재라고 봤던 것이지요. 그러나 최근 공안조사청 고위 관계자가 "내심 기대했으나 단서를 찾는데 실패했다"라고 실토할 정도로 허탈해하고 있습니다.

이번주 시사IN 137호(100501) 특집 <"좌초->침수->침몰" 해군 최초 보고는 왜 사라졌나> 중에서

주한미군 동향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미군 측은 지난 3월26일 밤 천안함 침몰 시점을 전후로 하는 북방한계선 일대의 공중촬영 영상을 확보하고 있다. 서해 상공에서 미군 측의 무인정찰기(UAV)가 북한 해군의 동향과 한미연합훈련 상황을 녹화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미군은 평소에도 북한의 동향을 관찰하지만 한미연합작전 때는 더 엄밀히 감시한다. 당시에도 훈련 중이었기 때문에 UAV가 상공에서 찍은 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 열상감지장비(TOD)는 측면 촬영이지만, UAV는 위에서 찍고 정찰 범위도 넓기 때문에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그런데 당시 찍은 자료에서 미군 측은 북한의 도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미국이 사건 초기부터 북한 관련설을 과감하게 부정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편 또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민군합동조사단에 합류한 외국 전문가들이 본국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공격보다는 좌초 등 함선 자체의 문제 때문이라고 침몰 원인을 보고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그러나 4월21일 국방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미국 합동조사단과 체결한 MOA(국가간 합의각서)에는 “한국 측 동의 없이 (조사 결과를) 공개할 수 없다"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1차 내용추가. 2010.4.30.>
 
외신들이 ‘천안함 이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천안함 침몰사고가 북한 소행이라 하더라도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정책대안이 제한돼 있다는 분석이 많은 가운데 일부 외신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문제점을 꼬집기도 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사설을 통해 “진짜 문제는 북한이 천안함 사고를 일으켰다는 게 거의 확실하다는 결론에 도달하더라도 한·미 양국 정부가 어떤 대응을 할지 마땅한 아이디어가 없다는 것”이라고 4월29일(현지시간) 지적했다. 군사적 공격은 곧바로 전쟁으로 이어지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대북제재는 중국을 설득하기 힘들다는 것. 워싱턴포스트는 개성공단 폐쇄 조치는 북한으로 하여금 중국에 더 의존하게 하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도 지난달 28일 설령 북한 소행으로 드러나더라도 한국 등 국제사회가 취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타임은 먼저 군사조치는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천안함 침몰사고 이후 한국 사회에 가득 찬 분노와 슬픔도 ‘전쟁욕구’를 불러일으키지는 않으며, 한국 국민도 북한에 대한 군사조치를 원하지는 않는다는 것. 이 때문에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제재 수단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타임은 분석했다. 금강산 관광사업도 2년 가까이 중단됐고 대북식량지원도 현 정부 들어 끊어졌다. 개성공단 폐쇄는 오히려 북한이 요구하는 실정이다. 

 영국 BBC방송은 ‘전함 침몰을 둘러싼 한국의 딜레마’라는 분석기사에서 한국 정부가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군사적 보복은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고 경제에도 해롭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은데다, 북한은 이미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추가제재도 한계가 있다는 것.

 BBC방송은 “북한의 소행이라면 그런 행동이 얼마나 도발적인 건지를 알면서도 북한이 해군 방어를 강화하지도 않은 채 공격을 감행했을 리 없다.”며 어뢰 공격설에 의문을 제기했다. 해상전투 전문가 노먼 프리드먼은 “만약 3차 세계대전을 시작할 의도가 없었다면 (북한은) 그렇게 못한다.”며 북한과 무관한 기뢰로 인한 침몰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기뢰설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달 26일 LA타임스가 분석보도를 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강경책에 대한 비판보도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8일 “북한이 중국 영향권에 흡수되는 것은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때문”이라며 이 대통령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한테서 유엔 안보리 회부 계획에 대한 지지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이던 포스터 카터 영국 리즈대 연구원은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15일자 기고문을 통해 한국 정부를 직접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의 우파는 북한이 중국의 동북4성이 된다고 비난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제 얼굴에 침뱉기다. 눈앞의 이익만 급급한 보수파들은 굶주리는 북한 동포들에게 쌀을 보내는데 필요한 쥐꼬리만한 돈에도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역사는 그를 G20 정상회의 의장이 아닌 북한을 잃어버린 남한의 대통령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차 내용추가. 2010.05.03>

5월1일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 인터뷰를 하면서 천안함 침몰사고에 관한 해외 반응을 분석했다. 이전에 올린 글들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62579

정 전 장관은 무엇보다도 사고 시점이 한미합동훈련 당시였고 사고 이틀 후 주한미군사령관이 ‘북한이 관련됐다는 징후를 탐지하지 못했다’고 말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꼬집는다.

“그 사건이 일어난 시점이 한미합동 군사훈련이 진행중이었던 시점이란 것을 대개 잊어버리고 있다. 그 시간에 한미합동군사훈련인 키리졸브 훈련이 진행중이었고 잠수함을 잡는 이지스함도 근처에 있었고 미국의 최첨단 과학장비가 동원돼서 북한의 동향을 면밀히 예측하고 있던 상황에서 일어난 사건이기 때문에 미국정부가 어떤 얘기를 하는지 중시해야지, 지금 언론에서 보도되는데 휩쓸려서 북한 연루설을 기정사실화할 경우 나중에 상황이 규명된 후 대응과 관련된 문제에서 굉장히 어려워질 수 있다.”

“주한미군 사령관이 사건발생 이틀 뒤인 (3월)28일 '북한이 관련됐다는 징후를 탐지하지 못했다' 이렇게 얘기했다. 한미합동군사훈련 중에 여러가지 정보를 종합해서 그런 발언을 했다고 봐야지 주한미군 사령관쯤 되는 사람이 초기에 얼떨떨해서 아직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고 보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그는 미국쪽 시각에 대해서도 “미국은 … 동북아시아에서 또 하나의 분쟁, 전쟁이 일어나는 원치 않을 것 … 클린턴 국무장관도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행동이나 오판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을 지난 23일 나토회의 참가하고 에스토니아에서 그런 얘기를 했는데 그게 북한을 의식하고 한 얘기라기보다는 우리쪽의 극단적인 대북 응징론을 의식하고 거기에 대해서 일종의 경고를 한 셈이라고 나는 생각한다.”고 밝힌다.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 외교부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맥락을 중시할 것을 주문했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얘기는 판을 키우지 말라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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