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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3 10:09

투기자본 목에 방울 달기, 토빈세 도입 가능할까



  오랫동안 현실성없는 주장 취급을 받았던 토빈세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현실성있는 정책대안으로 국제사회에서 대접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국 등을 중심으로 반대도 만만치 않아 국제적인 논쟁으로 발전하는 양상이다. 


지난해 9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토빈세 도입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토빈세 도입 문제는 정상회의 합의문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G20 정상 공동 명의로 IMF에 토빈세 도입에 관한 연구·검토를 요청했다. IMF는 오는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토빈세는 미국 경제학자이자 1981년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토빈 예일대 교수가 처음 제안했다. 그는 국제투기자본(핫머니)의 급격한 자금 유출입 때문에 각국 통화가 급등락해 통화위기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토빈세를 제안했다. 


국경을 넘나드는 국제 단기자본이동에 세금을 물려 그 돈을 저개발국 지원에 쓰자는 것이었다. 그는 “급작스럽게 돌아가는 국제금융시장의 톱니바퀴에 모래를 약간 뿌려야 한다.”는 비유를 들기도 했다.

애초 토빈 교수가 제안한 토빈세는 단기 투기성 자본 거래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이었다. 지나치게 많은 단기 환투기와 환율변동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 강했다. 최근에는 외환거래 위주 논의였던 전통적 토빈세에서 국제 금융거래세라는 더 확장된 의미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조세연구원, 2009: 2). 


투기막고 막대한 세원확보 가능


토빈세는 장기적 전망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투기를 규제할 수 있고,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 구제금융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재정적자 문제가 심각해진 상황에서 막대한 세원확보가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이다.

출처: 조세연구원(2009: 10)

출처: 조세연구원(2009: 10)


금융규제를 터부시하는 성향이 강한 국제통화기금(IMF)의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총재조차 지난해 11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자본통제가 지옥에서 온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토빈세 도입 논의는 수십년 동안 계속 이어졌다. 1995년에는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선진 7개국 정상회의(G7) 의제로 상정됐다. 유럽 각국에서는 토빈세 도입운동을 목적으로 국제금융과세연대(ATTAC)가 결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일부 시민단체와 소수 정치인들만 지지했을 뿐 주류 의제가 되진 못했다.


 지난 2008년 전세계를 휩쓴 금융위기 이후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유럽연합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지난해 12월 토빈세가 세수를 높이는데 유용하다며 IMF에 토빈세 도입을 검토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토빈세가 재정적자를 낮춰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빈곤국을 지원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유용한 자금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프랑스, 영국, 독일, 일본 등 12개국은 지난해 10월 경제학자 9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위원회를 설립해 세계 모든 금융거래에 0.005%의 토빈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은 “0.005%만으로도 해마다 300억유로(약 50조원)를 거둘 수 있다.”며 이 자금을 저개발국에 지원하자고 강조했다.


유럽·신흥경제국 본격 논의


신흥경제국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자본시장을 강력히 규제하는 중국이 전세계 금융위기를 무난히 넘겼다는 사실이 영향을 미친다.

브라질은 지난해 10월부터 국내 채권과 주식에 대한 외국인 투자에 2% 거래세를 부과한다. 과도한 외화자금 유입이 헤알화 강세로 이어져 수출에 압박을 주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브라질은 토빈세를 도입한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이다. 1990년대 경상수지 적자폭이 커지고 외채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브라질은 1993년 국제적 자본이동에 대해 금융거래세를 도입했다. 5년 미만 해외차입은 수익액의 3%, 고정수입을 가져오는 외국인 투자는 투자액의 5%로 세율을 정했다. 이후 브라질은 외환시장 상황에 따라 금융거래세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조세연구원, 2009: 4).  



타이완은 지난해 11월 핫머니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해외 자금이 정기예금에 돈을 넣고 이자와 환율 차이에서 나오는 이익을 노리는 행위를 금지시켰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태국 등도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공언하고 있다. 


 토빈세는 국제공조 없이는 도입이 쉽지 않다는 중요한 약점이 있다. 국제자본이 토빈세가 없는 다른 나라로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토빈세를 도입한 나라만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처럼토빈세 도입을 주저하게 된다.

1984년 스웨덴이 토빈세 모델을 본떠 증권거래세를 도입했지만 거래량이 급감하자 결국 1991년 폐지했던 사례는 개별 국가 차원에서 토빈세를 도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준다.


벨기에 의회는 2004년 외환거래에 세금을 부과하는 2단계 토빈세, 이른바 스판세 도입법안을 승인했다. 일반적인 외환거래를 대상으로 하는 정상세율은 0.02%, 투기적 목적의 외환거래에 대해서는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이다. 다만 유럽경제통화동맹 회원국 전체가 유사한 법안을 채택할 때까지 시행을 유보했다. 이 역시 단독으로 토빈세를 시행할 경우 국제자본이 토빈세가 없는 국가로 빠져나갈 것을 우려해서다(조세연구원, 2009: 5).


또다른 걸림돌은 미국이다. 세계 최대 금융 대국인 미국은 금융거래 위축을 우려한다. 지난해 G20 회의에서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하루 단위 금융시장 활동에 세금을 물릴 계획이 없다.”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의회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토빈세 도입법안을 준비하는 등 변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미 의회소식지 더 힐(The Hill)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피터 드파지오 오리건주 하원의원과 에드 펄머터 콜로라도주 하원의원은 주식과 파생상품 등을 거래할 때 0.25%의 세금을 걷는 법안을 준비중이다. 이들은 토빈세를 통해 연간 1500억 달러에 이르는 세금을 거둘 수 있으며 이를 정부 재정적자 해소와 고용창출기금으로 사용하자는 계획이다.  


이밖에 세계 곳곳에 있는 조세회피처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 경우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1989년부터 2009년 10월까지 한국의 자본시장 동향. (2009년 1~11월 통계는 248억달러임)


 

 




Trackback 2 Comment 2
  1. BlogIcon 별마 2010.01.15 17:29 address edit & del reply

    일전에 sonnet님이 소개한 대니 로드릭의 기고문을 갖고 토빈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더욱 자세한 소개글을 볼 수 있었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2. BlogIcon 신타 2011.10.04 02:31 address edit & del reply

    포스팅 잘 읽고 갑니다!! 관심있게 찾던 주제였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