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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

어느 세력이 코펜하겐 회의를 주도하는가

by 자작나무숲 2009. 12. 8.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고 있는 제 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에서는 지역과  경제발전 단계 등 갖가지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파워 그룹’들이 합종연횡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협상은 파워 그룹들의 이해를 조정하는 게임이라고도 할 수 있죠. 대표적인 그룹들을 소개합니다.


●유럽연합

유럽연합(EU) 27개국은 현재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협상을 선도하는 세력이다. 2005~2012년 사이의 감축량을 규정했던 교토의정서 체제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던 그룹이다. 유럽연합은 이번 회의 전부터 가장 높은 수준의 목표치를 공식 발표함으로써 다른 협상 당사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이는 탄소배출권 시장을 비롯해 다양한 환경 관련 산업들을 장기적인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목표에서 나온 것이다. 이미 유럽연합은 온실가스 감축과 친환경산업 지원에 나서 국제 경쟁력을 확보했다. 기후변화 협상을 통해 미국과 아시아의 경쟁국들보다 앞서나가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엄브렐러 그룹

엄브렐러 그룹은 유럽연합에 속하지 않는 선진국들의 연맹체로서 교토의정서 합의사항을 따르는 국가들을 말한다. 공식적인 회원국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미국, 호주, 캐나다, 아이슬란드, 일본, 뉴질랜드, 노르웨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이 그룹에 속한 것으로 거론된다. 이 그룹에 속한 국가들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낮게 설정하고, 목표 달성도 개발도상국 참여를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당시 교토의정서 서명을 거부하면서 국제사회에서 격렬한 비판을 받았던 미국은 최근 기후변화 정책을 전향적으로 바꾸고 있다. 일본은 최근 2020년까지 1990년 대비 25%를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

●G77+중국

G77(의장국 수단)은 개발도상국을 대표하는 그룹이다. 유엔 내에서 공통의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1964년 결성할 당시엔 77개 국가가 참여했지만 이후 회원국이 꾸준히 늘어 현재는 131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중국,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국들이 이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단 등의 고위관리들은 지난달 27~28일 중국 베이징에서 회동해 빈국에 대한 서방의 재정적·기술적 지원 필요성 등을 포함한 주요 의제들을 합의하는 등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이들이 내세우는 대표적인 논리는 ‘역사적 책임’과 ‘공통의 그러나 차별화된 책임’이다. 기후변화는 지난 200년간 산업활동을 주도한 서구 선진국들에 책임이 있기 때문에 최근에야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하기 시작한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이 똑같은 감축 의무를 지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다는 게 역사적 책임론이다. 이는 모든 국가가 공통으로 환경보호 의무를 부담하되, 국가별 경제상황과 해결능력·역사적 원인제공 정도에 따라 차별화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21%)인 중국은 경제 개발에 집중해야 하는 현실을 감안해 배출량을 줄이는 대신 에너지 효율을 높여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단위 기준당 배출량을 2005년 대비 40~45%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인도도 중국처럼 국내총생산(GDP) 단위기준당 배출량으로 감축목표를 제시했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절대 배출량을 줄이는 대신 GDP 대비 배출량을 줄이는 방식을 택했다. 2020년까지 GDP 단위 기준당 배출량을 2005년 대비 20∼25% 줄이겠다는 감축 목표를 발표했다.

●환경건전성그룹(EIG)

2000년 결성된 환경건전성그룹(Environmental Integrity Group)은 한국, 멕시코, 스위스, 모나코, 리히텐슈타인 등 5개국으로 구성된 협상그룹이다. 개도국의 특수한 필요와 특별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고 당사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보장하면서 동시에 모든 당사국들이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도록 하는 등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서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는 협상전략을 구사한다. 칠레와 싱가포르 등 비슷한 상황에 처한 개도국들과 제휴를 모색하고 중국과 인도 등과도 우호적 관계를 도모하고 있다.

●기타

G77 차원에서 공동보조를 취하고는 있지만 개별 회원국들은 기후변화에 대해 저마다 다른 이해관계가 존재한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 그룹, 군소도서국가연합(AOSIS), 저개발국그룹(LDC) 등에도 중복해서 참여하고 있다. 아프리카 그룹은 아프리카 50개 국가들로 구성돼 있으며 선진국들이 2020년까지 1990년 대비 온실가스를 40% 감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군소도서국가연합은 태평양과 카리브해 등 39개 섬나라로 이뤄져 있다. 이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에 상당히 적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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