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雜說/경제雜說

최저임금 사실상 삭감으로 결정

by betulo 2009. 6. 30.
728x90
최저임금위원회가 6월 30일 2010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4110원으로 결정했다. 현행 시간당 4000원에서 110원, 2.75% 인상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법정 시한인 29일을 넘긴 마라톤 협상 끝에 30일 새벽 5시쯤 결론을 이끌어냈다.

어쨌든 경영계가 당초 주장했던 삭감은 막은 셈이다. 명목상 최저임금 인상이니 불행중 다행이라고 해야겠다. ‘불행’이라는 건 2.75%가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최저임금은 사실상 삭감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사실상 삭감을 아쉬워한다는 내 언급이 지난 몇 달간 고생한 노동측 위원들의 노고를 폄하하는 의미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공동주택난방비 24.6%, 사교육비 15.3%, 빵과 과자류 15%, 낙농품 13.5%, 육류 10.2% 늘었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9월부터 1999년 8월까지 적용됐던 인상률도 2.7%였다.

합의가 아니라 표결로 결정됐다는 점은 예전과 다른 점이다. 노동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총 27명 가운데 공익위원 중재안에 대한 찬성은 23표, 반대는 4표였다.

시간당 4110원. 하루 8시간 노동을 기준으로 하면 하루 3만 2880원, 주40시간 기준으로 한 달에 85만 8990원이다.

프레시안 보도에 따르면 문형남 최저임금위원장은 최종 합의안을 발표한 뒤 이렇게 언급했다. “경영계는 세계적 경제 불황을 이유로 최저임금을 삭감해야 한다고 하고 노동계는 불황이기 때문에 저소득층이 더 어려우니 이들을 위해 최저임금을 더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노사의 대립이 심각했다. 13차례 수정안을 내놓고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마지막에 공익위원이 안을 제시했다.”

역시 프레시안을 인용해서 마지막 회의 상황을 정리해보자.

29일 저녁 7시 회의가 열린 이후 노동계는 한 번 수정안을 낼 때마다, 최소 1% 수준씩 낮췄지만, 같은 시간 경영계는 고작 0.25% 씩 올리고 있었다. 노동계의 요구안은 13%에서 12%로, 9.75%에서 다시 9%로 줄어들었고, 그 시간 경영계는 -1.5%에서 -0.5%로 다시 -0.25%로 올리고 있었다. 끝내 밤 10시 30분 경 노동자 위원들은 “-0.25% 이상의 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전원회의에 참석하기 어렵다”고 통보한 뒤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다시 속개된 회의에서 노동계는 7%, 경영계는 동결을 주장했다. 경영계가 삭감 고집을 꺾고 0%를 내놓으면서 공익위원들도 0.4%~4.6% 인상이라는 중재안을 내놓았다.

이 날 결정된 최저임금안은 노동부 장관이 노사단체의 이의제기 기간을 거쳐 90일 이내에 확정 고시하게 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