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雜說

노회찬 "이명박은 낮은 지지율 신경안쓴다"

by betulo 2009. 1. 18.
728x90

서울신문 사내 공부모임인 ‘연대와 희망’은 지난 1월 16일 진보신당 공동대표 노회찬을 초청했다. 노회찬은 이 자리에서 이XX 정부 평가와 진보의 재구성 등 자신의 솔직한 심경을 두시간에 걸쳐 밝혔다. 그가 강연에서 밝힌 내용을 세 번에 걸쳐 나눠 싣는다.

노회찬은 “지금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 말년 수준이다. 왜 그런가.”라며 2007년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에서 나타난 특징 두가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1987년 6월항쟁의 결과로 나온 직선제개헌 이후 대통령선거가 5번 있었다. 먼저 이XX는 2등과 격차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컸다.

노태우부터 포함해서 2등과 격차가 100만표를 넘은 적이 없었는데 이XX는 500만표가 넘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보면 전체 유권자 대비 30%대 득표율이다. 이 수치는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낮은 수치다.

또 하나, 최근 30%를 약간 밑도는 이XX의 지지율은 결국 지난 대선에서 자신이 국민들한테서 받은 지지율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2등과 격차는 가장 큰데 막상 얻은 표는 역대 당선자 중에서 제일 적다. 대단한 모순이다. 지금 상황도 그런 상황이 이어진다.”

역대 정권에선 대통령 지지도가 30%대로 떨어지면 여당에서 먼저 당적 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오히려 청와대가 정국을 좌지우지한다. 한나라당이 당론을 정했다가 청와대 때문에 번복한 적이 여러번이다. “한나라당이 정치 중심이 아니라 청와대의 하청회사처럼 가고 있다.” 왜 그럴까?

노회찬은 “제1야당의 지지율이나 그 지도자들의 지지율, 야당의 지지율이나 야당지도자들의 지지율 어느 걸 비교해도 대통령 따라갈 사람이 없다.”면서 “국민들한테는 멀어졌지만 정치적으로는 안정된 상태가 지금이다.”라고 주장한다. 재미있지 않은가? 국민들한텐 찬밥 신세이지만 정작 지금 정치상황에선 적수가 없다. 낮은 지지율과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정국을 주도할 수 있다.

낮은 지지율로도 정치안정

또하나 재미있는 건 유례없이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이XX은 국민여론을 별로 신경쓰는것 같지도 않다는 점이다. “내 생각엔 대통령은 지난 1년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 본다. 낮은 지지율을 높이려는 의지가 별로 안 보인다. 오히려 고정지지층의 결속을 강화하는 드라이브를 계속 걸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오히려 그것이 어정쩡한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노회찬은 “최근 조선일보에 실린 김대중 칼럼은 이XX에 대해 ‘생각보다 너무 못한다’는 인식을 짙게 표현했다.”면서 “현 정부를 떠받드는 보수 세력한테도 그런 평판이 지배적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촛불이 한창이던 6월에 중앙일보는 “진퇴를 묻는 중간평가를 할테니 2010년까지만 봐달라고 하라”고 이XX에게 권고할 정도였다. 노회찬은 “그 정도로 집권세력 약한데도 실제로 정치적으로 안정적인 이유는 민주당과 진보정당들인 다른 세력이 더 약하거나 더 낮은 평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꼬집는다.

노회찬은 현재 이XX에게 가장 위협적인 정파는 민주당이 아니라 박근혜라고 본다. 그런 면에서 그는 2010년 지방선거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 예측했다. 먼저 그는 여당이 압승할 가능성은 아주 낮아보이고 그렇다고 민주당이 선전할 것으로 보지도 않는다. 내년 지방선거가 끝나면 차기 대선 국면이 열리는데 지금으로서는 박근혜가 가장 앞서있고 박근혜에게 정권획득 걸림돌은 야당이라기보다는 살아있는 권력인 대통령이다. 긴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노무현 심판론은 지금도 살아있다

낮은 지지율에도 정치안정을 누리는 대통령. 여당이 갈팡질팡인데도 지지율 격차를 여전히 못 좁히고 있는 민주당. 노회찬은 이 관계를 “현장에서 느낀 건 노무현은 물러났지만 노무현 심판론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걸로 지적했다. 왜 그럴까.

“민주화 이후 정권 여러 번 바뀌었지만 바뀔 때마다 더 좋은 정권이 들어선 게 사실이다. 탈권위주의나 서민적 비주류 등에서 노무현도 이전보다 나아진 정권이었다. 상대적으로 가장 나은 정권이라고 할 게 지난 10년인데 그 정부에서 우리가 무슨 체험을 했나. 가장 중요한 건 바로 경제다. 이명박 당선계기도 경제였고, 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안겨준 것도 경제였다. 10년 전에는 비정규직 비율이 30%대로 다른 나라 수준이었는데 10년만에 그게 두배가 됐다.”

국민들은 10년을 국가운영했던 세력이 경제를 망쳤다고 생각한다. 지난 10년이 서민들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는 이미지가 크다. “그들의 이미지는 10년에서 운동권, 386, 개혁, 진보 등으로 이어진다. ‘결국 진보가 경제 망쳤다. 개혁이 경제 망쳤다.’가 된다. 결과적으로 인과관계가 없는데도 인과관계가 있는 것처럼 인식된다. 진보정당도 도매금으로 넘어간다.”

노회찬은 “BBK나 도곡동 땅 등 누가봐도 문제가 있었는데도 국민들은 이XX이 경제살린다니까 밀어줬다. 하지만 경제를 살리지도 못하고 노골적으로 가진 사람 편드는 걸 보면서 절망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국민들은 지난 10년, 시장만능주의가 퍼졌던 지난 10년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한다.

노회찬이 보기엔 그게 바로 야당이 이XX 지지율이 그토록 낮은데도 여전히 지리멸렬하고 있는 이유다. 여기에는 진보정당들도 다르지 않다.

<계속>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