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마차에서 쏟아진 탄핵과 총선이야기 |
"촛불집회는 역사를 다시 썼다" 민노당에 대해서는 애증 엇갈려 |
"멋들어진 친구야, 시민사회 저력 확인해보자" 다짐 |
2004/3/26 |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 |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 20일도 채 남지 않은 이번 총선은 특히나 탄핵안 가결로 인해 장금이 열풍을 능가하는 국민적 관심사가 돼 버렸다. 지난 22일 밤 서울 안국동의 한 포장마차에 모인 4명도 마찬가지. 모두 탄핵무효 촛불집회에 참석했다가 자연스럽게 만나 술한잔 하러 모인 자리였다. 학생운동을 통해 만난 이들은 탄핵정국과 총선 전망 등에 대해 새벽까지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들 가운데 두 명은 시민단체 활동가, 조씨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허씨는 정당에서 선거참모로 일하고 있다. 참고로 이날 참석자들 요청으로 실명을 사용하지 않았음을 밝힌다. 이날 술자리의 첫 토론 주제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시국선언이었다. 민씨는 “시국선언 발표한 뜻은 알겠는데 너무 앞서나간 거 아니냐”고 물었다. 불필요한 역풍을 우려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조씨의 입장은 확고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조씨는 “차에 깔린 개구리처럼 될 각오를 하고 발표한 것”이라며 “모두가 취지에 동의했고 사표 쓸 각오까지 했다”고 뒷이야기를 해주기도 했다. 20일 촛불집회도 빼놓을 수 없는 안주꺼리. “한방에 한민당을 박살냈다”는 얘기부터 “우리가 역사를 다시 쓰는 현장에 있었다”는 자부심까지. 특히 시민들의 각종 아이디어와 대중적 참여가 화제가 됐다. 허씨는 “촛불집회 한켠에서 어떤 사람이 ‘우리가 사오정 이태백이 아니란 걸 증명하기 위해 모금함에 성금 대신 명함을 넣어달라’고 하는 걸 봤다”며 “그걸 모아서 한나라당에 보내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3월 20일 탄핵무효 범국민대회에 한 시민이 목에 탄핵무효를 매단 강아지를 데리고
연씨는 “어느 회사는 전직원 10명 가운데 8명이 참여연대 회원이고 6명이 촛불집회에 참가했다”며 “촛불집회 끝나고 촛불집회 나온 거래처 직원들과 술마시러 가는 걸 봤다”고 소개했다. 조씨는 “××× 전 청와대 보좌관을 시청 근처에서 봤다”며 “×××가 남들 눈에 띌까봐 마스크를 쓰고 나왔는데 그게 오히려 도드라져 보이는 바람에 사람들이 그를 알아봤다”고 귀뜸하기도 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한국 시민사회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탄핵정국으로 다른 중요 현안이 묻히는 것 아니냐는 아쉬움을 보였다. 허씨는 “시민사회단체가 탄핵정국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연씨는 “탄핵무효 국민행동에서 그 문제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고 들었다”며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교통정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탄핵무효 국민행동이 더 높은 수준의 요구조건을 내걸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씨는 “한 표만 강조하는 건 스스로 선택의 폭을 좁히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민씨는 “정개협의 정치개혁안 수용을 요구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정치개혁과 참여민주주의 확대를 위한 정책대안으로 정치권을 더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씨는 “국민행동에서도 그 문제를 놓고 토론하고 있다”며 “조만간 구체적인 요구가 나올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총선얘기로 흘렀다. 민노당이 원내진출에 성공하고 열린우리당이 원내1당이 될 것이라는데 이견은 없었다. “수구세력을 몰락시켜야 한다”는 바람도 마찬가지. 그러면서도 민노당에 대한 입장은 미묘하게 엇갈렸다. 민노당에 큰 희망을 걸고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민노당이야말로 비판적지지론의 최대 수혜자”라며 “민노당도 원내진출해 검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민노당을 찍을 것”이란 사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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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3월 26일 오전 1시 18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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