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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8

이 세상에 "올바른" 역사란 없다 무자퍼 셰리프(Muzafer Sherif, 1908~1988, 사진)라는 터키 출신의 미국 사회심리학자는 한 가지 실험을 했다. 실험 참가자들을 몇 개 집단으로 나누어 벽 중앙에서 불빛 한 점을 볼 수 있는 어두운 방에 들어가게 했다. 이들은 불빛이 얼마나 멀리 움직이는지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방 안이 너무 어두웠기 때문에 달리 거리를 측정할 방법은 없었다. 실험 대상자들은 불빛이 ‘객관적으로’ 얼마나 움직였는지 의견일치를 봤다. 하지만 집단마다 결론이 다 달랐다. 사실 그 불빛은 실험 내내 제자리에 있었다(Babbie, 2007: 61). ‘망상’에 합의한 집단 근대 사회과학을 지배한 것은 개인의 인지적 사고에서 독립된 객관적 실체에 대한 믿음이었다. 셰리프의 실험에 참여한 각 집단은 특정한 ‘망.. 2015. 12. 2.
한홍구 "편향된 역사관이 아니라 있는 사실을 외면하는 게 진짜 문제다" 1910년 한일합병이 체결된 곳은 남산 자락에 있는 통감 관저 응접실이었다. 이 자리에서 데라우치 마사타케 통감과 이완용 내각총리대신이 서명했다. 이 자리에는 신소설 ‘혈의 누’로 유명한 이인직이 유일하게 배석했다. 그럼 우리는 이인직을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 단순히 ‘신소설의 아버지’로만 기억해야 할까. 아니면 대표적인 지식인이었지만 친일파가 된 인물로 기억해야 할까.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24일 청중들에게 이인직 사례를 통해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거듭 되물었다. 이 자리는 여섯차례에 걸쳐 열리는 ‘사진으로 보는 한국근현대사’ 첫 강연이었다. 일부 극우단체에서 “종북적 역사관을 가졌다”고 비난하는 등 우여곡절도 겪었지만 청중 200여명이 노원구청 소강당을 가득 메우는 등 열띈 분위기 속.. 2013. 1. 24.
어두운 올림픽의 역사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 정신을 이야기할 때 근거로 드는 것이 고대에 1200년간이나 열렸던(기원전 776∼기원후 393, 293회 개최) 올림픽이다. 그래서 현대 올림픽의 타락과 승부에 집착하는 스포츠 현실을 개탄하는 사람들은 항상 고대 올림픽의 순수성을 되찾자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고대 올림픽은 순수한 아마추어의 무대가 아니었다. 고대 올림픽에서는 시작하는 첫날 모든 선수들과 심판들이 올림피아의 평의회장 앞에 있는 ‘서약의 제우스’상 앞에서 부정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선서했다. 제우스상은 양손에 번개를 들고 있는데 부정을 저지르면 벼락을 맞을 줄 알라는 경고가 아닐까 싶다. 이것은 역설적으로 각종 부정을 저질렀다는 것을 반증한다. 실제로 올림피아에는 많은 제우스 동상 받침대가 남아 있는데, 이것은 부.. 2012. 7. 9.
1000년 고찰에서 느끼는 한국 불교의 맨얼굴 서울특별시 강북구 우이동에 위치한 사찰인 도선사(道詵寺)는 신도가 40만에 이르는 큰 절집이다. 신라 경문왕(景文王, 846년~875년, 재위: 861년 ~ 875년) 2년 도선(道詵)이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역사가 1100년을 헤아린다. 강북구청과 강북문화원이 주관하는 3.1만세 재현행사 취재차 도선사를 처음 방문했다. 잠깐 시간이 나서 도선사를 둘러볼 수 있었다. 1000년 넘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사찰의 두가지 모습에 눈길이 갔다. 하나는 현실 속 맨얼굴이고, 다른 하나는 화장빨 가득한 얼굴이라고 해야 하나... 공식 문화재 해설판에는 조선시대 작품이라는 조각이라고 돼 있지만, 도선사측에서는 전설따라 삼천리 얘기로 둔갑시켜 버린다. 그래야 기도빨이 더 받아서 그런건가... 도선사에서 느낀 아.. 2012. 3. 1.
미국 농업지대 지도 10년도 더 전에 미국 시카고에서 1년 가량 머문 적이 있었다. 당시 토질이 비옥하기 이를데 없는게 정말 인상적이었다. 오이를 심었는데 물 한번 안줬는데도 오이가 정말 손이 안 닿을 정도로 높이 자리는게 금방이었다. 큼지막한 오이가 쑥쑥 열린다. 윤기나는 까만 흙 덕분이었다. 미국은 넓은 영토와 인구 덕분에 내수시장이 발달해 있다. 특히나 넓고 비옥한 농업지대 덕분에 왠만해선 망하진 않을 것 같다. 2011. 9. 3.
미국 영토 확대 과정  미국 영토 확대 과정을 보여주는 지도다. 2011. 9. 2.
'가림토'와 돌궐문자의 관계 평소 즐겨찾는 블로그를 통해 일부 역사를 잘못 배운 분들이 ‘가림토’의 근거로 고대 돌궐문자로 쓰인 비문을 갖다 붙인다는 걸 알게 됐다. 고대 돌궐문자에 대한 분석이야 잘 나와있으니 굳이 내가 중언부언할 필요는 없겠지만, 9년 전 몽골 가서 찍었던 관련 사진이 있어서 블로그에 올려놓는다. 영리목적 아니고 이상한데 쓰지만 않으면 얼마든지 퍼가도 무방하다.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높이는 2m가 훌쩍 넘는다. 그리고 이 비석들은 몽골 수도 올란바아토르에서도 서쪽으로 차타고 하루 이상 걸리는 곳에 있다. (내가 그곳을 답사했던 2001년 여름에는 터키 학자들이 현지 발굴조사와 유적지 복원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어찌 됐는지 모르겠다.) 제목은 블로그 방문자 좀 높여보려고 낚시성으로 달와봤다. 환빠들이여 많이.. 2010. 8. 18.
주몽,대조영,연개소문... 사극드라마의 공식 몇 달 전 문화방송에서 라는 아침드라마를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아침에 특별히 할 일이 없던 때라 자주 그 드라마를 봤는데요. 처음엔 이혼당하고 새 삶을 개척하는 여성상을 보여주는가 싶어 재미있게 봤는데 점점 아침드라마스러워지더이다. 불륜에 외도에, 질투에서 시작한 폭력, 납치, 행방불명, 거기다 남자 주인공 쫓아다니는 정신병자 아가씨까지. 나중에는 주인공 얘기보다 조연들 얘기가 몇 배는 더 많아지는데 보고 있으려니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 등 몇 개를 빼면 최근 몇년간 재미있게 본 한국드라마가 거의 없는 제 입장에선 최근 희한하기 그지없는 '고구려(高麗=고리, Khori)' 열풍을 이어받아 방송사마다 개떼같이 몰려들어 후딱 만든 도 관심 밖입니다. 그럼에도 가끔 채널을 돌리거나 사극 좋아.. 2007. 5.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