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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재미 김민웅 목사 총선연대 낙천기준 비판 (2004.2.14)

by betulo 2007.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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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김민웅 목사 총선연대 낙천기준 비판
[한국사회포럼 2004][415총선]""파병기준"누락 잘못"
“부시낙선 중요한 의미” 강조
2004/2/15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재미언론인 김민웅 목사(아래사진)가 “파병찬성 여부를 낙천낙선 기준으로 하지 않은 것은 총선연대의 정치적 기회주의”라며 총선연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13일부터 수원에서 열리는 한국사회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김 목사는 “파병을 당론으로 정한 열린우리당을 반대해야 한다는 부담을 피하기 위해 파병찬성을 낙천낙선의 기준에서 뺀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낙천낙선운동의 방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회의원의 정책과 선택을 유권자들이 심판하는 것이 낙천낙선운동의 의의”라며 “이라크파병만큼 정치적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안이 어디 있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부시낙선운동에 대해 “미국인들에게 세계여론을 알림으로써 미국인들의 여론을 전환하는 운동”이라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민주당지지운동으로 이어지는 거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도 “설령 그렇더라도 미국의 대외정책에 변화를 줄 수 있고 한국은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밤 10시 30분까지 계속된 테마토론 ‘송두율 교수와 국가보안법’에 참석하고 나오는 김민웅 목사를 만났다. 김 목사는 부시낙선운동, 미국 대선, 이라크 파병, 송두율 교수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1시간 넘게 자세하게 밝혔다.



-미국이 한국정부에 엄청난 파병압력을 가했다는 얘기가 많다



△정부가 미국의 구조적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건 분명하지만 정부 인사들이 대단히 패배적이라는 것을 지적해야 한다. 언제까지 그런식으로 미국의 손아귀에 묶여 있을 건가. 한국정부는 미국의 구조적 압력을 깨고 저항하는 길을 택했어야 했다. 한국보다 처지가 더 어려운 나라들도 파병을 거부했다. 선택의 폭을 넓힐 여지가 있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은 점은 분명히 비판받아야 한다.



-파병에 찬성한 의원들에 대한 낙선운동을 벌이자는 주장이 있는데



△파병은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파병찬성의원들에게 심판을 내려야 한다. 나는 총선연대가 처음부터 파병찬성과 낙선을 연계했어야 한다고 본다. 총선연대의 선택은 비판받을 여지가 많다. 낙선운동의 근본 동기는 정치인들의 정책과 선택을 유권자들이 심판하겠다는 것이다. 파병만큼 정치·역사·도덕적으로 해악을 끼치는 결정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처럼 중요한 사안인데도 총선연대는 어물쩍 넘어가고 말았다. 낙선운동의 방향에 편향이 있다는 의혹을 갖기에 충분하다. 정치적 기회주의의 여지를 남겼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아쉽다.


-정치적 기회주의란 어떤 부분을 말하는 것인지


 

△파병을 당론으로 정한 정당이 열린우리당이었다. 우리당은 사실상 파병을 위해 한나라당과 공조를 했다. 참여정부와 우리당이 파병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총선연대가 파병문제를 기준에서 제외한 것이 아닌지, 다시 말해 사실상 우리당 반대라는 정치적 부담을 피하고 참여정부를 방어하려 했다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국 시민사회가 총선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이 뭐라고 생각하나


 

△참여정부 성립의 원동력은 한반도 평화와 자주적 외교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이었다. 하지만 참여정부는 국민들의 바램에 역행하고 있다. 국민들의 기대는 대선 이후 파괴됐다. 총선은 국민들의 열망을 복원하고 수습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누가 민족의 절실한 현안인 자주와 평화를 지켜낼 것인가, 누가 주권을 지키는 대등한 외교를 펼칠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걸 이룰 수 있는 사람과 세력을 최대한 지지하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송두율 교수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냉전과 분단을 겪으면서 사람들은 이율배반적인 선택을 많이 했다. 왜 유독 송 교수만 문제 삼는지 묻고 싶다. 송 교수의 선택 가운데 이해 못할 부분이 있다 해도 중요한 것은 그가 갖고 있는 민족에 대한 애정이다. 그 애정을 살려나가는게 우리의 과제이다. 사람들은 냉전과 분단으로 인해 어느 편에 속하느냐를 사람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 이제는 어떤 마음으로 어떤 미래를 생각하는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남과 북의 경계선을 뛰어 넘을 때 우리 안의 창조성과 생명력이 충만해질 것이라 믿는다. 국가보안법을 하루빨리 청산해야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힘이 우리 안에 생길 것이다. 그러면 남이냐 북이냐가 아니라 한반도 동북아 인류를 함께 생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새로운 세계체제를 고민하면서 한반도를 보면 인류의 대안을 여는 희망의 근거지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남이냐 북이냐에 얽매이지 않는 넓은 생각이 많이 퍼질 때 지금의 우여곡절이 대안적 가치의 원천이 될 것이다.


■“부시낙선운동은 미국민의 여론을 전환하는 운동”

 

-부시낙선운동을 어떻게 평가하나


△당연히 한국민은 미국 대선에 직접 참여할 수 없다. 내정간섭으로 비칠 여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건 미국에 대한 저항과 비판이 전세계적 차원에서 거세다는 것이다. 부시낙선운동은 미국인들에게 세계여론을 알림으로써 미국인들의 여론을 전환하는 운동으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부시낙선운동은 사실상 민주당 지지운동이라는 비판도 있는데


그런 비판이 충분히 제기될 수 있다고 본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미국의 제국주의 정책은 본질적으로 바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전쟁만은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자동으로 평화가 오는 건 아니지만 미국의 폭력성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부시 낙선은 미국 대외정책에 분명한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그 속에서 한국의 영역과 행동반동이 넓어질 것이다. 그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그 다음 과제가 될 것이다.


-미국 대선의 역사적 의미는 뭐라고 생각하나


△올해 미국 대선은 지난 몇 년간 계속된 미국의 생존방식을 바꿀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거라고 생각한다. 인류사회의 야만을 저지할 수 있는가 그리고 한국이 그 야만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를 좌우할 것이다.


-부시의 낙선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분명한 건 지금 상황이 부시에게 유리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지율이 최하로 떨어졌다. 하지만 앞으로도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부시정권은 이라크 정권이양을 성과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라크에서 미국이 손을 잡을 만한 세력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다수파인 이라크 시아파가 정권을 잡을 경우 이란과 동맹을 맺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미국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이다. 근대화론자들을 앞세울 수도 없다. 이라크의 대표적 근대화론자들이 바로 바트당이기 때문이다. 친미주의자들은 대중적 영향력이 너무 없다. 결국 미국이 이라크에서 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이 너무 제약되어 있는 셈이다. 이라크에서 미국이 군사적 딜레마와 외교 실패를 경험할 경우 민주당은 대공세를 펼치게 될 것이다. 다른 하나의 가능성은 후세인 재판이다. 부시정권은 후세인 재판을 국제쇼로 만들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을 것이다.


-미국을 파시즘 국가로 규정했는데 만약 부시정권이 재선에 실패하면 선거결과를 엎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가


△미국의 파시즘을 ‘친근한 파시즘(Friendly Fascism)이라고 표현한다. 미국의 파시즘은 미국의 틀 속에서 이뤄진다. 미국은 본질적으로 파시즘 국가이지만 나타나는 양상은 독일이나 이탈리아와는 다르다.


-미국 민주당 경선의 양상에 대해 어떻게 보나


△민주당 경선의 최대 관심사는 노선이나 정책보다도 ‘부시를 이길 수 있겠느냐’는 본선경쟁력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2002년 대선과 비슷한 면이 있다. 전통적으로 미국대선에서 후보들은 중도적인 공약을 내세웠다. 하지만 지금 민주당 후보들은 너나없이 정부정책을 신랄하게 공격하고 있다. 그만큼 부시정부에 대한 혐오감이 크다. 케리 후보도 경선 초기에는 부시의 대외정책을 별로 비판하지 않았다. 미 중앙정보국의 정보보고와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보고, 부시에 부정적인 국제여론 등으로 국내여론에 변화가 생기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대외정책을 비판하기 시작한거다. 케리는 이제 네오콘을 극단주의자로 몰아세우는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미국대선에서 진보진영의 움직임은


△지난 대선에 랄프 네이더가 출마하면서 진보세력의 등장이 시험대에 올랐다. 고어가 완승을 거두지 못한 것은 랄프 네이더 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는 진보세력이 크게 대두되지 못할 것으로 본다. 한국 시민사회는 미국의 진보운동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미국의 진보운동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다. 냉전 이후 특히 50년대 매카시즘과 레이건 정부 시절 큰 타격을 받긴 했지만 세계적 진보운동에서 미국의 운동이 갖고 있는 역량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본다. 최근의 예로 전지구적 반세계화운동은 시애틀에서 시작됐다. 물론 미국 노동운동이 비판받을 구석은 많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렇지만 제국주의에 저항했던 유구한 흐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당시 대선에선 지지율과 선거구 독식의 모순이 등장했는데


△ 그 문제는 헌법개정으로 풀어야 할 문제였음에도 대선 이후 헌법논쟁이 잠깐 등장했다가 곧 중단됐다. 헌법을 바꾸면 제3당 출현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양당정치체제를 유지해 정치적 안정을 이루기 위해 민주당과 공화당이 담합을 한 것이다. 지금 미국의 투표제도에선 소수표가 모조리 사표가 될 수밖에 없다.


-케리와 에드워즈가 러닝메이트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케리 쪽에서는 에드워즈와 딘 가운데 누구와 짝을 맺을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딘은 개성이 강한 인물이라 케리가 부담을 느끼고 있다. 특별히 나는 한국 시민사회가 에드워즈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에드워즈는 언젠가 대통령을 할만한 재목이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 힐러리보다도 더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강국진 기자 sechenkhan@ngotimes.net


 

2004년 2월 14일 오후 17시 28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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